오늘을 내일로, 현재를 미래로. 프레임아웃 창립 20주년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내일은 또 오늘과 달라질 게 분명한 디지털 업계에서 쌓은 20년이란 시간. 프레임아웃의 표정들은 과연 어떤 얼굴을 만들었을까. 노해영 대표를 만나봤다.
한 사람의 얼굴은 그가 지었던 모든 표정의 총합이다. 켜켜이 쌓인 시간만이 남길 수 있는 흔적. 그로부터 우리는 지나간 이야기와 앞으로의 결심을 읽어낸다. 사람 한 명도 이럴진대, 하물며 기업은 어떨지.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내일은 또 오늘과 달라질 게 분명한 디지털 업계에서 쌓은 20년이란 시간. 프레임아웃의 표정들은 과연 어떤 얼굴을 만들었을까. 노해영 대표를 만나봤다.
글. 정병연 에디터 bing@ditoday.com사진. 프레임아웃 제공
안녕하세요, 대표님.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프레임아웃의 노해영입니다. 대학 졸업 후 웹에이전시에서 일했고, 디자인팀장으로 있다가 퇴사 후 2000년에 고등학교 동창 둘과 함께 창업했습니다.
상당히 이른 나이에 창업하신 것 같아요.
당시에는 에이전시 회사가 굉장히 많이 생기고 규모가 커지는 속도도 빨랐습니다. 신입 디자이너도 물밀 듯 들어왔고요. 그러다 보니 팀장까지 맡게 됐습니다. 또 대체로 20대 후반에 창업하는 게 그리 드문 일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20년이 지났네요.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여러 회사가 생기고 급격하게 성장하다가 갑자기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에이전시 업계 자체가 워낙 변화도 잦고 템포도 빠르지 않습니까? 그런 환경에서 20년 동안 외부적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내부적인 안정성도 만들어뒀다는 점이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만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제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내부에서 함께 성장을 이끈 직원들의 공도 클 듯합니다.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많은 에이전시 대표들이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창업했는데, 회사의 성장 속도를 대표 개인이 따라가기가 버거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때 내부 구성원들이 큰 힘이 됐습니다. 특히 설립 10년쯤에 입사했던 분들은 회사와 함께 성장하면서 이제는 관리자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어떤 성취감 같은 게 조직 내부적으로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프레임아웃이 걸어온 길도 간단히 짚어주세요.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에는 마이크로사이트 구축 프로젝트를 많이 했습니다. 플래시라는 툴을 활용해 동적인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입니다. 주로 영화 사이트였는데 지금이야 포털을 통해 영화 정보를 검색하지만, 그때는 영화가 개봉하면 독립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들을 했죠. 이후 대기업 브랜드 사이트를 작업했는데, 특히 에버랜드 테마파크 프로젝트를 하면서 웹사이트 구축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회사로 나아가게 됐죠. 조금씩 규모를 키우면서 금융권이나 이커머스 관련 프로젝트도 맡았고요. 저희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거의 다 PC를 기반으로 하는 작업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모바일이 들어오면서 디바이스 자체가 굉장히 다양해졌죠. PC 웹뿐만 아니라 모바일 웹, 앱 등 다양한 형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작업을 여러 사람과 진행해오셨어요. 그러한 과정에서 중심을 잡아줄 가치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물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나 충분한 수익 창출 같은 성과가 중요합니다. 다만 그런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해보면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구성원 간의 관계는 물론이고, 고객사와의 관계,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잘 가꿔나가야 그를 바탕으로 성과도 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관계’라는 게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닌데, 어렵지는 않으신가요?
그렇죠. 그 말이 어떻게 보면 참 애매모호한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신뢰가 바탕이 되는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게 어렵다고 봅니다. 단순히 바로 앞에 있는 성과만 생각하면 관계를 똑바로 보지 못하거든요. 구성원 입장에서, 고객사 입장에서, 협력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연습이 쌓여 관계가 되는 것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배려가 같은 크기의 배려로 돌아오고, 그런 경험이 결국 회사에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을까요.
프레임아웃의 20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굉장히 포괄적이고 어려운 질문이네요. 결국 다른 질문들의 연장선상에서 대답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프레임아웃은 오늘의 변화에 적응하는 동시에 내일을 바라보는 회사입니다. 디지털 환경은 급격한 변화가 기본값인 곳이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기업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변화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그 변화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가 뭔지 파악해야 합니다. 파악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적응할 수 있게 발 빠르게 대응해야죠.
저희 슬로건이 ‘Connect to Tomorrow’입니다. 10년, 20년 뒤에 우리가 엄청난 혁신을 만들어내겠다는 다소 막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매 순간의 변화에 맞춰나가면서 내일을 맞이하겠다는 겁니다. 사실 바로 오늘 바뀌고 있는 무언가도 10년 전에 보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미래의 일이었을 테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은 내일을 대비하는 게 곧 10년 뒤를 대비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시대죠. 그럼 오늘의 변화에 적응해나가는 프레임아웃의 구성원들은 어떤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나요?
어떻게 보면 사내문화와 연결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숫자에 따르는 성과를 따라 지나치게 압박하는 일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러한 성과를 관리자들이 공유하고, 다시 구성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회사가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도록 하는 일입니다. 단순히 책임을 묻지 않거나 무언가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없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서로 자발적으로 책임을 짊어지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거죠. 강압적이든 자유롭든 잘할 사람들은 어디서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프레임아웃에 모여 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큰 목표와 성과 측면의 목표를 명확하게 지속해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면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도 회사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오늘 디지털 업계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내일을 대비하고 있는 프레임아웃의 계획도 알고 싶습니다.
디지털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인터넷 환경에서 진행됩니다. 따라서 인터넷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즉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고민하는 것이 많은 프로젝트의 시작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용자 경험이 부각되고 있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많은 관심이 쏠린 상태입니다. 이때 중요한 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경험을 정교하게 예측하는 일입니다. 크리에이티브를 기반으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건 물론이고, 사람들이 지금 원하는 것 또는 앞으로 원하게 될 것이 무엇인지 당사자보다 빨리 알아채야 합니다. 배너광고 등 데이터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중이죠. 이처럼 데이터를 바탕으로 훌륭한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 앞으로의 큰 방향성을 형성할 겁니다. 특히 금융권이나 이커머스 분야 프로젝트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목표나 계획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희 회사는 외부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거나 타사 임원을 데려온 적이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내부 구성원들이 성장해서 관리자가 된 경우가 많죠. 저는 이분들이 좀 더 성장해서 경영자적 역량을 갖춘 인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함께 오늘, 내일, 모레를 쌓아가다 보면 다시 10년 후에는 30주년 인터뷰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