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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요즘 영화관 마케팅? “N차 관람러 사로잡기”

인크로스 리포트로 알아보는 영화관의 생존 전략

코로나 이후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은 분명하게 변화했습니다. 과거에는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무조건 극장에 갔다면, 이제는 극장에 방문할 것인지, 아니면 OTT로 관람할 것인지 선택하는 시대가 된 것이죠. 이런 변화 이후 영화를 고르는 관객의 눈도 더욱 높아지고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요컨대 “이건 극장까지 가서 보지는 않고, OTT로 나오면 봐야겠어”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실제로 2022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산업에서 극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 64.4%에서 2021년 30.4%로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극장이 문을 닫은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극장은 활발히 영업 중이고, 비록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9000억대 매출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2021년 1800억대에 그쳤던 매출이 2023년 6000억대까지 상승하는 등, 극장은 천천히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이런 극장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가 있으니, 바로 ‘N차 관람’입니다. 오늘은 인크로스의 ‘OTT시대에 영화관이 살아남는 법, N차 관람러를 공략하라’ 리포트를 통해 N차 관람에 대해 알아봅니다.

💡 N차 관람: 같은 영화나 공연, 전시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보는 행위

몇 번이고 다시 본다, N차 관람러

N차 관람을 하는 사람을 ‘N차 관람러’라고 부릅니다. N차 관람러는 영화 마니아를 지칭하는 ‘영화족’과 비슷하면서도 여러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2040 여성으로 이뤄진 N차 관람러(자료=OTT시대에 영화관이 살아남는 법, N차 관람러를 공략하라)

N차 관람러는 영화족과 동일하게 40대 여성의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그러나 영화족 대부분이 4050남녀인 것에 반해, N차 관람러는 30대 여성, 20대 여성이 뒤를 있는 등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입니다.

N차 관람러와 영화족의 선호 장르(자료=OTT시대에 영화관이 살아남는 법, N차 관람러를 공략하라)

N차 관람러와 영화족은 영화 취향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N차 관람러와 영화족 모두 가장 선호하는 장르는 액션 영화였지만, N차 관람러는 외화와 애니메이션이 뒤를 이은 반면 영화족은 애니메이션, 드라마영화 순으로 선호했던 것이죠.

취미·여가 소비에 관대한 N차 관람러(자료=OTT시대에 영화관이 살아남는 법, N차 관람러를 공략하라)

N차 관람러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여가 생활에 열중한다는 것입니다. N차 관람러는 영화 이외에도 셀프포토, 골프, 호캉스 등 다양한 여가를 활발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숙박, 여행, 자동차, 주유소 등 관련 소비를 할 확률도 높죠. 

더해서 카메라, 골프, 호텔 모두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여가입니다. 정리해보면 N차 관람러는 좋아하는 여가·취미 생활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인 것이죠.

영화 흥행을 이끄는 N차 관람러

N차 키워드 지수와 영화 흥행의 상관 관계(자료=OTT시대에 영화관이 살아남는 법, N차 관람러를 공략하라)

이처럼 좋아하는 여가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N차 관람러는 영화 흥행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근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탑건: 매버릭’ ‘아바타: 물의 길’ ‘더 퍼스트 슬램덩크’ 모두 N차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로, 상영 시기와 맞물려 N차 관람 키워드 지수가 크게 반등하는 추이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3가지 영화 모두 5회 이상 관람한 관객 수가 100명 중 2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탑건: 매버릭의 경우 개봉 후 한 달 간 100명중 2.5명 정도였던 5회 이상 재관람객수가 종영 전 기준으로 3.4명까지 상승했습니다.

마냥 영화관 마니아는 아냐

그러나 마냥 N차 관람러가 OTT를 시청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관 방문자와 다른 여가 관심자의 세그먼트를 교차 분석한 결과, 33.5%는 영화 마니아였고, 23.0%는 OTT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영화관의 주 방문자는 OTT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N차 관람러는 마냥 모든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이 아닌, 단순 영상 시청 외에도 OTT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영화관만의 경험을 기대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주목 받는 디깅 마케팅

💡 디깅 문화: 자신의 관심사에 깊이 파고드는 행위

영화관만의 특별한 경험을 기대하는 것은 ‘디깅 문화’와 연결됩니다. N차 관람이라는 트렌드는 ‘디깅 문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N차 관람러의 영화 디깅 패턴은 여러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N차 관람 인증 문화’입니다. SNS를 통한 감상 공유, 인증 이벤트 참여 및 굿즈 수집 등을 통해 영화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죠. 4DX관, 싱어롱, 응원상영 등 특별 상영관에서의 감상을 통해 이미 본 영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감상하는 것도 디깅의 일종입니다.

또한 요즘은 영혼 보내기, 단관 행사 등 좋아하는 영화의 흥행을 위해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문화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N차 관람러를 사로잡기 위한 디깅 문화에 어울리는 굿즈 이벤트나 콘셉트 상영 등의 마케팅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디깅 문화에 걸맞는 여러 콘텐츠(자료=OTT시대에 영화관이 살아남는 법, N차 관람러를 공략하라)

실제로 대표 영화관 3사는 아이돌, 아티스트의 콘서트와 라이브뷰잉 등 디깅 문화에 걸맞은 새로운 콘텐츠 생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여가를 즐기고 이에 소비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 N차 관람러의 특성에 맞게 영화관 내 골프장과 테니스장 등 스포츠 공간 마련, 영화의 콘셉트와 맞는 셀프 포토 부스 설치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계속될 N차 관람러 사로잡기

N차 관람러를 향한 박찬욱 감독의 감사 인사(자료=Cj enm)

영화 흥행을 견인하는 N차 관람러는 영화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타깃이 됐습니다. 실제로 여러 N차 관람 인증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은 “N차 관람러들 아니었으면 내 인생 공허했다”면서 N차 관람러를 향한 재치 있는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죠.

영화관이 코로나 이전으로의 재기를 노리는 만큼, 영화 흥행을 주도하는 N차 관람러 사로잡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