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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어디서 본 것 같지만 언제나 새롭고 늘 짜릿해, 삐에로쑈핑x스튜디오좋

어디서 본 것 같지만 새롭고 짜릿해
레트로

 

어떤 과거는 재해석되면서 늘 짜릿하고 새로울 수도, 어떤 과거는 새로움을 좀 더 익숙하고 편안하게 풀어내기 위한 매개체가 되어 주기도 한다. 그렇게 과거가 단지 과거로 남지 않고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소환되고 있다.

  1. 과거에만 머무르는 레트로? 오늘도 진화 중입니다만!
  2. 어디서 본 것 같지만 언제나 새롭고 늘 짜릿해 삐에로쑈핑x스튜디오좋
  3. 어떤 식으로든 소환될 레트로

어디서 본 것 같지만 언제나 새롭고 늘 짜릿해
삐에로쑈핑x스튜디오좋

왠지 세상 모든 물건을 다 볼 수 있을 것 같이 물건을 한가득 쌓아놓은 구멍가게(?)가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자리를 잡았다. 매장 입구에는 지금 내가 보는 게 실화인가 싶은 전광판 문구가 번쩍거리고 그 앞에는 삐에로 캐릭터가 줄지어 서 있다.

바로, 요지경 만물상 ‘삐에로쑈핑’이다. FUN&CRAZY라는 콘셉트에 맞게 내부 공간과 BGM은 재미있고도 정신없고 디자인은 제대로 복고스럽다. 이 모든 게 새로워 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어디선가 한 번은 본 것 같은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복고적인 브랜드 콘셉트와 매장을 채운 B급 감성의 카피들이 어우러지면서 언제나 새롭고 늘 짜릿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렇듯, 브랜드 콘셉트와 카피 그리고 영상, 디자인이 일관되게 새롭고 짜릿한 감성으로 재해석될 수 있었던 기획과정은 어땠을까. 삐에로쑈핑의 브랜드 필름, 바이럴 필름, 옥외광고, 매장 내부 카피, 매장 안내 방송, 매장 DID영상 등의 기획과 제작을 담당했던 스튜디오좋이 말하는 제작스토리를 담아봤다.

 

WITH 스튜디오좋

레트로는 소비자도 모르는 새 소비자의 머릿속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것을 차용해 콘텐츠로 보여줄 때, 소비자는 기존과 색다르다고 느끼면서도, 꽤나 반갑게 콘텐츠를 받아들이게 되죠.

 

Q.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주요 미션은 무엇이었나요?
오프라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공간에서의 경험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보통, IMC 캠페인을 진행할 때는 중요도가 ‘브랜드 필름 → 매장 내부 프로모션’이라면 이 프로젝트는 흥미롭게도 그 반대였습니다.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바로 반응할 수 있도록 내부 카피를 잘 풀어내는 것이 가장 주요한 미션이라고 말씀하셨죠.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 클라이언트에 대한 신뢰도 및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도가 샘솟았습니다(웃음). 뭔가 색다른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또한, 삐에로쑈핑의 메인 모델인 각각의 삐에로 캐릭터를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 역시 주요 미션 중 하나였습니다.

 

Q. 삐에로쑈핑과의 협업 과정은 어떠했나요?
보통 크리에이티브 쪽으로 전문성이 있는 클라이언트와 일하면, 사공이 너무 많아져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설이 있는데, 그 속설이 와장창 부서지는 경험이었습니다. 협업이 정말 환상적이었거든요!

처음부터 브랜드의 기획 방향이 매우 명확해, 의문 없이 따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어요. 저희가 그 방향을 벗어나지 않는 한 클라이언트분들께선 항상 긍정적으로 아이디어를 봐주셨고요. 매우 감사한 일이죠.

게다가 이마트 브랜드 전략 담당 내부의 디자이너 팀이 모든 콘텐츠에 적용될 디자인 가이드를 매우 꼼꼼하게 정리해 주셨었어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콘텐츠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힘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업무 방식도 타 클라이언트와는 조금 달랐는데요. 옥외 광고는 저희가 기획을 통해 카피라이팅 및 아트디렉션을 전달드리면, 클라이언트 측에서 디자인 및 마무리 작업을 했습니다. 세상에, 클라이언트에게 완성된 제작물을 전달받는 기분이라니!! 매우 행복했습니다.

무언가를 절대 창조하지 말 것. 단지 치환할 것.

Q. 노래, 영상, 카피가 전반적으로 삐에로쑈핑에 정말 위화감 없이 녹아들면서 없어서는 안 될 또 다른 재미요소이기도 해요. 기획하며 가장 중점적으로 두었던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무언가를 절대 창조하지 말 것. 단지 치환할 것. 새로운 브랜드가 대중 앞에 처음 보여지는 순간인 만큼, 광고주 측에서 오랜 기간 고민해 잡아주신 매장의 콘셉트가 저희의 제작물 때문에 흔들리거나 나뉘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창조보단 영상, 카피, 소리, 이미지로의 치환 작업이라고 생각하며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화제가 됐던 매장 직원 티셔츠 카피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를 어떻게 생각하게 됐는지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화제가 됐던 매장 직원 티셔츠 카피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

 

가장 콘셉트 치환이 잘 된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1호점의 경우 건평 800평, 제품은 4만여 가지가 넘는데, 이러한 복잡한 곳에서 직원은 도대체 손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을지 리얼하게 고민을 해봤던 거죠. 무언가를 창조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브랜드가 가진 상황 자체에서 아이디어를 내다보니, 더 재미있는 카피가 나왔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Q. 특히나, 레트로 콘셉트의 작업들이 인상적이에요. 기획 초기부터 레트로 콘셉트로 설정했던 건가요?
사실 저희는 명확히 레트로 콘셉트라고 명명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삐에로쑈핑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의도적으로 정갈하고 단정한 콘셉트을 피하려고 노력했고, 그러다 보니 표현 방법 중 다수 레트로가 포함돼 있었던 듯합니다.

브랜드 필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BGM에서도 그 콘셉트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때문에, 예전 서커스단에서 묘기할 때 틀었을 법한 시끌벅적한 음악으로 제작했습니다. 매장 안내 방송 역시, 시장에 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메가폰 느낌으로 카피를 써서 캐릭터 성우들을 활용해 녹음했고요.

또한, 매장 영상을 촬영할 당시 90년대 케이블에서 유행했던 ‘VJ특공대’ 스타일의 광고를 차용해 매장의 정신없음을 강조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늘어놓으니 레트로 비중이 꽤나 많네요(웃음).


‘VJ특공대’ 스타일의 광고를 차용해 매장의 정신없음을 강조

바이럴필름을 통해 삐에로 캐릭터를 다양하게 연출하기도 했다


↑ OOH 바닥래핑광고 역시 유쾌하게 풀어냈다

 

Q. 마지막으로 스튜디오좋이 생각하는 레트로의 매력은?
레트로는 소비자도 모르는 새 소비자의 머릿속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것을 차용해 콘텐츠로 보여줄 때, 소비자는 기존과 색다르다고 느끼면서도, 반갑게 콘텐츠를 받아들이게 되죠.

그게 바로 레트로의 치명적인 매력입니다. 또한, 저희 개인적으로 레트로한 디자인에 굉장한 팬이기도 합니다. 예전 인쇄&판화에서 활용되던 매력을 영상으로 치환했을 때 꽤나 색다르게 다가오거든요. 앞으로도 계속 레트로를 공부하고, 다양한 브랜드에 접목해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