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비행선을 타고 원하는 곳으로! BLIMP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평정을 찾는 법, 블림프 앱
긴 장마가 끝났고, 코로나19는 다시 심각해졌다. 세상이 이렇게나 어지럽다.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 역시 바쁘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 속 나를 챙기는 일은 뒷전이 되고 만다. 잠시나마 영혼이 쉴 수 있는 앱을 발견했다. ‘소형 비행선’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를 이름으로 한 앱, 블림프(BLIMP)다.
힘들고 지칠 때 극복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에세이나 여행 관련 책을 읽는 것이다. 타인의 경험을 읽으며 위로받고, 여행하는 기분도 대신 느껴본다. 하지만 이런 기분이 들 때마다 당장 읽을 수 있는 책이 없거나 너무 두꺼워서 펼칠 여력이 없을 때가 가끔 있다. 그럴 때 블림프가 딱 좋다.
공간과 이야기로만 만들어가는 앱
블림프에는 크게 두 종류의 콘텐츠가 있다. ‘공간’이라는 카테고리의 사운드스케이프(소리 풍경)가 첫 번째다. 잡다한 소리를 배제한 채 특정 공간의 소리만으로 꽉 채운 ASMR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북유럽의 적막한 침엽수림, 플뢰엔 숲’ 콘텐츠를 듣고 있으면 북유럽의 플뢰엔 숲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타이머를 설정해 원하는 만큼 원하는 장소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누려보자.
다른 하나는 ‘이야기’ 콘텐츠다. ‘생텍쥐페리’,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유명 작가가 쓴 이야기는 물론 블림프에서 자체 제공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야기의 종류와 내용은 가지각색이다. ‘우울증이 남기고 간 것들’부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인 안면도를 담은 이야기까지. 출판사 ‘문학의숲’의 허가를 받은 ‘사막별 여행자’ 책도 있으니 콘텐츠 수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간편하게 감상 가능한 앱
사용법은 간단하다. 하단 카테고리 버튼이 네 개뿐이다. 제일 왼쪽에 있는 버튼은 소형 비행선 모양으로 블림프에서 추천하는 ‘오늘의 이야기’를 담는다. 왜 이 이야기를 추천하는지 간략한 설명이 나오고 화면 하단에 ‘이야기 듣기’ 버튼이 생성되면 들을 수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멋진 풍경 사진이 돋보인다.
두 번째 카테고리 버튼은 사운드스케이프인 ‘공간’. 전 세계 여러 장소의 멋진 사진과 함께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이 유독 시선을 끈다. 세 번째 버튼은 ‘이야기’. 여러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으며 사진 하단에는 분량 표시가 돼있다. 15분짜리부터 길게는 30분까지 콘텐츠가 구성돼 있다. 마지막으로는 설정 버튼이 있다. ‘구독 관리’를 누르면 간편하게 앱 구독 취소를 누를 수 있다. 또한 ‘문의하기’를 누르면 구글 문의 폼으로 넘어가 자유롭게 문의사항을 남길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재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앱
시간대 상관없이 ‘내 감정에 따라 라디오를 들을 수 있으면 어떨까’라고 상상하곤 했다. 오후 2시라는 밝은 시간에도 우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 낮에 트는 라디오는 대개 활기차다. 졸음을 깨려는 운전자를 위한 방송일 수도 있고, 무료한 낮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위한 방송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 감정은 그렇지가 않았다.
블림프는 각자의 기분에 따라 들을 수 있는 자신만을 위한 라디오다. 사연을 신청할 수도,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위로를 들을 수도 없지만 때로는 조용한 목소리로 나긋나긋 설명해 주는 콘텐츠가 끌린다. 좋은 문장일 필요도 없다. 다만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몰입감 있는 사운드와 거기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에 대해 말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누구나 내면의 평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현대인에게 명상이나 요가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느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것들이 당장 시도하기 어려운 분이라면 이 앱을 추천하고 싶다. 가만히 침대에 눕거나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떠도 좋다) 앱을 실행해 이야기를 느껴보자. 7일 동안 무료체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소형 비행선을 타고 가고 싶은 곳에 내려보자. 거기에 자연이 있고, 좋은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