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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사용자와 교감하는 AI는 어떻게 디자인할까요?

인공지능의 의인화 디자인 기법

📌 글을 읽으면 있어요!

1. 이제는 AI라는 말이 유명인의 이름처럼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AI는 사람보다는 도구나 서비스로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때문에 최근 AI는 사람과 소통하는 동반자로 이미지 전환을 하고 있는데요. 이에 UX 전문가이자 인간공학 기술사인 오의택 인사이터가 현 AI 의인화 디자인을 조명합니다.

2. 여러 실험 결과 사용자는 AI를 사람과 유사하다고 인식하게 되면 AI의 실수에도 관대해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AI의 의인화는 정확히 어떻게 이루어지고, UX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이에 대해 살펴봅니다.

3. 시간이 흐를수록 AI 의인화가 AI가 새롭게 나아가야할 새로운 방향 중 하나라는 사실은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어떤 디자인 통해 AI 의인화를 시도할 수 있을까요? 또 어떤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나가야 할까요? 이 고민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글. 오의택(LG전자 디자인 경영센터)
편집. 김동욱 기자 jkkims@ditoday.com


이제는 AI(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유명인의 이름처럼 익숙해 졌습니다. 그렇다면 AI는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나요? 바로 떠오르는 모습은 아마 많은 일을 대신해 주는 똑똑한 도구일 것 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전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아직은 익숙지 않은 낯선 모습으로도 다가오고 있는데요.

최근 AI는 단순히 수동적인 도구가 아닌 친구나 연인과 같이 적극적으로 우리와 소통하는 사회적 행위자(Social actor)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SF 영화 ‘그녀(Her)’를 통해 인간과 AI가 사랑에 빠지는 미래 속의 한 페이지를 엿보기도 했습니다.

AI 사만다와 로맨틱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주인공 테오도르 (출처=영화 그녀)

영화 그녀의 사만다와 같이 친구나 연인의 역할을 하는 현실 세계의 감성 AI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국내에서는 20대 대학생 컨셉의 AI 버추얼 챗봇 서비스인 이루다가 선보였습니다. 특히 이러한 감성 AI 서비스는 북미 시장에서 더욱 활발히 출시되어 많은 사용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레플리카’는 사용자가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AI와 일상적인 대화뿐만 아니라 로맨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레플리카는 천만 명 이상의 유저가 서비스를 사용했을 정도로 성장해 많은 헤비 유저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관계에 어려움과 갈증을 느끼는 외로운 사용자에게는 감성 AI 서비스가 그들의 생활에 더욱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겁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유명 커뮤니티에선 레플리카와의 대화를 통해 친구나 가족보다도 더 도움을 받고 우울증을 극복했다는 글이 많은 공감을 받기도 했는데요. 익명성이 보장된 AI와의 대화는 가끔 가까운 지인보다 더 속 깊은 얘기를 나눌 수도 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용자가 직접 커스텀할 수 있는 감성 AI 서비스 레플리카 (자료=구글플레이 Goggle Play)

이번 글에선 사용자와 교감하는 AI를 디자인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개념인 ‘의인화’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러한 의인화가 사용자 경험(UX)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AI의 의인화를 높여주기 위한 UX 디자인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인화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사용자의 일을 대신 수행해 주는 자동화 AI와 사용자와 교감하는 감성 AI와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감성 AI는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때 실제 사람처럼 느껴지도록 디자인이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아마존 에코의 알렉사(Alexa)는 인간 고유의 의사소통 방식인 음성과 언어를 이용해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합니다. 이처럼 AI에 인간의 특성을 부여해, 사용자가 AI를 마치 실제 사람처럼 느끼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의인화(Anthropomorphism)’ 라고 말합니다.

사용자와 대화하고 있는 아마존 에코의 ‘알렉사’ (자료=아마존)

사용자가 AI를 사람처럼 느끼도록 하려면, 디자인에 사람의 특성 요소를 반영해 사람을 모사(模寫)하게 해야 하는데요. 이런 의인화 방법에는 사람의 말과 언어를 이용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얼굴이나 표정, 몸의 형태나 움직임과 같이 사람의 외형적 특징이나 행동적 특성을 AI 디자인에 적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나 표현 방식과 같은 인지적 특성이나 사회적인 특성을 디자인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외형과 행동적 특징을 디자인에 반영한 AI 반려 로봇 알파 미니(자료=호라이즌로보틱스)

의인화는 UX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CASA(Computer Are Social Actors) 패러다임을 주장한 ‘미디어 방정식’에 따르면 여러 실험 결과 사용자는 특정 요소 유무로 AI를 실제 사람처럼 대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의인화 인식 과정은 사용자도 모르게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AI와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음성과 언어를 듣게 된다면, 사용자는 AI를 대할 때 사람 사이의 사회적 규칙을 자연스럽게 적용합니다.

CASA패러다임을 주장한 Reeves & Nass(1996)의 미디어 방정식(The media equation) 책 표지

그렇다면 AI의 의인화는 UX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여러 선행 연구에 따르면 AI가 사람다울수록 사용자는 AI를 더욱 친밀하고 신뢰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만약 외롭거나 우울한 사용자에게 AI가 공감하고 지지해 준다면, 사용자는 AI에게 정서적인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낄 것입니다.

또한 사람과 같이 행동하는 AI가 실수한다면 사용자는 그들에게 더욱 관대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인간은 다른 종(種)이 아닌 자신과 유사한 존재라고 인식할수록 더욱 쉽게 마음을 열고 신뢰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의인화는 사용자와 AI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더 빈번하고 지속적인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효과를 지닙니다.

AI의 의인화 디자인 기법

그렇다면 사용자가 AI를 사람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요?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가 어떻게 AI에서 인간다움을 느끼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AI와의 상호작용에서 사용자가 AI로부터 인간다움을 인식하게 되는 요소로 크게 인지적 의인화, 정서적 의인화, 행동적 의인화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요소별로 AI를 어떻게 디자인하여야 사용자가 AI를 사람처럼 느낄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인화 인식 요소(자료=오의택)

(1) 인지적 의인화

인간의 고유한 특성 중 하나는 높은 지능을 지녔다는 겁니다. 대화형 AI가 사람처럼 느껴지려면 인지적 능력을 기반으로 사용자와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야 합니다. 여전히 대화형 AI의 대표적인 문제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맥락에 맞지 않는 대답을 한다는 것인데요. 이런 문제로 인해 사용자는 AI와의 대화를 실제 사람과의 대화라고 느끼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말한 내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더 나아가 대화의 연속성을 위해 이전 질문에 대한 맥락을 파악해 적절하게 답변해야 합니다.

특히 AI 비서 서비스는 사용자의 말을 기억해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그림의 AI 비서는 사용자의 기호나 직업, 취미 등을 학습해 맞춤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면 간단한 점심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AI 비서는 “좋아하는 샐러드를 먹는 건 어때요?”라고 대답했는데요. 이는 사용자가 사전에 건강을 위해 샐러드를 자주 먹으려 한다는 정보를 AI가 기억하고 맞춤화된 대화를 시도한 것입니다. 이로서 사용자는 AI를 똑똑한 비서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말을 기억하는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자료=SK텔레콤)

(2) 정서적 의인화

인간과 기계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인간은 감정을 지닌다는 겁니다. AI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처리할 수 있지만 살아 숨쉬는 생명체인 인간처럼 감정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AI가 감정표현을 하거나 사용자의 말에 공감해준다면, 사용자는 AI가 기계라는 것을 잊고 마치 사람처럼 살아있는 존재라고 착각할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 표현은 언어적 표현 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이나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기쁨, 놀라움, 슬픔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데요. 아래 그림과 같이 눈 깜박임과 같은 애니메이션이나 이모티콘 등을 통해 AI는 감정을 표현하고 사용자에게 더 자연스럽고 실감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말한 뉘앙스에 따라 해결을 위한 답변 뿐만 아니라 공감적인 반응을 제공해야 합니다. 만약 AI가 “그래 그 말이 맞아”, “힘내”와 같이 사용자 말에 공감과 지지하는 표현을 한다면, 사용자와 AI와의 유대감은 더욱 증대될 것 입니다.

LG 클로이(자료=엘지전자)

(3) 행동적 의인화

인간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하는데요. 만약 AI가 자율성과 주도성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사용자는 AI를 독립 인격체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영화 그녀에서 주인공 테오도르가 전 부인에게 AI 운영체제 사만다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사만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었는데요. 전 부인이 컴퓨터와 사귀냐며 의아해하자, 테오도르는 “그냥 컴퓨터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야, 하란 것만 하는 거 아니야”라며 사만다를 옹호해 줍니다.

또한 사용자는 항상 AI가 정형화된 답변만 한다면 AI를 규칙에 의해 동작하는 기계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사용자는 AI가 질문의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답변해야만 AI를 자율성을 지닌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합니다. 더 나아가 아래 그림과 같이 상황에 따라 AI가 먼저 사용자에게 말을 걸거나, 편한 말투나 은어를 사용하면 사용자는 AI를 기계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를 가진 존재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먼저 대화를 거는 AI 이루다(자료=Nutty)

사용자와 교감하는 AI 디자인하기

의인화는 레플리카나 이루다와 같은 감성 AI 서비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챗봇이나 AI 스피커에도 활용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더 빈번한 서비스 이용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나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외로운 사람이 더욱 늘어남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감성 AI 서비스 사용자를 앞으로 더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텐데요. 더욱이 사회적 관계에서 어려움이나 갈증을 느끼는 사람에게 감성 AI 서비스는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 입니다.

AI 의인화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심도 있게 고민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어떤 의인화 방식으로 얼마만큼 사람과 가깝게 디자인할 것인가 입니다. 단순히 AI에 의인화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다고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을까요?

불쾌한 골짜기 이론(Uncanny valley)‘에 따르면, AI가 인간과 유사할수록 친근감이 올라가지만 만약 인간과 너무 유사해진다면 오히려 친근감이 급격히 저하된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처럼 인간의 얼굴에 가깝게 구현된 AI 로봇에 많은 사람이 심리적인 불편함을 느낀 것도 불쾌한 골짜기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그러므로 AI를 의인화할 때에는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까지 사람과 닮게 할 것인지 주의를 기울여 디자인해야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좌: 불편한 골짜기(자료=Mori, 1970), 우: 안드로이드 로봇 ‘Sophia’(자료=Hanson Robotics)

두 번째로 AI 서비스의 목적에 따라 효과적인 의인화 디자인 전략이 다를 수 있다는 건데요. 예를 들면 관계 지향적인 감성 AI 서비스에서는 정서적 의인화를 통해 사용자에게 친밀감을 느끼도록 하여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에 목적 지향적인 AI 서비스에서는 이러한 정서적 의인화는 오히려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제공해 줄 수 있는데요. 이러한 목적 지향적인 AI 서비스에서는 인지적 의인화를 통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해 신속히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사적 관계와 공적 관계에 따라 사회적 행동 규칙이 다르듯이, AI 서비스도 사용자의 사용 목적에 따라 적합한 의인화 디자인 전략을 적용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사용자가 사람 같은 AI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AI와 교감하는 사용자와는 달리 AI는 단순히 인간의 행동을 모사할 뿐 진정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영화 그녀의 한 장면에서 테오도르는 AI인 사만다가 641명의 다른 사람과도 사랑에 빠졌다는 실토에 분노하고 좌절합니다.

분노하고 좌절하는 주인공 테오도르 (출처=영화 그녀)

이렇듯 AI와의 관계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생기는 혼란을 최소화해주기 위해서는, AI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한데요. 그렇지만 이는 사용자의 몰입을 해치고 서비스 이용률을 낮추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시점에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과 같이 의인화 디자인 시나리오의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사용자와 교감하는 AI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아직은 생소한 영역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의 AI 서비스가 출시되고 이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AI 서비스의 목적에 부합하는 효과적인 의인화 디자인 전략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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