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서비스의 새로운 바람, 스마트 뷰티
한국에서 방문 미용 서비스라고 하면, 흔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을 위해 미용사들이 직접 이들 을 찾아가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봉사 활동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침 일찍 출근해서 야근, 회식 등으로 늦게 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신생아를 밤낮없이 돌보는 엄마들도 특별히 시간을 내 미용실이나 네일 살롱을 찾아가는 것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프랑스에서는 모든 미용실이나 네일 살롱 등의 뷰 티 살롱이 일요일에 문을 닫으므로, 토요일에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으면, 뷰티 서비스는 그야말로 바이바이 (Bye Bye)일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친한 지인의 시청 결혼식이 오전 10시였다. 대부분의 미용실이 아무리 이르더라도 오전 9시에 문을 여는 프랑스에서, 9시에 미용실에 갔다가 오전 10시까지 시청까지 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렇게 뷰티 살롱을 방문하기 힘든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I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내면서 뷰티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는 서비스가 있으니, 그 대표적인 서비스 업체가 바로 팝 마이 데이(Pop My Day)이다. 팝 마이 데이는 뷰티 방문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과 뷰티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립 뷰티 산업 직업인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중개 플랫폼이다. 팝 마이 데이의 서비스 콘셉트는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뷰티 방문 서비스인 글램스쿼드(Glamsquad)의 콘셉트를 프랑스로 가져온 것.
뷰티 방문 서비스, 팝 마이 데이
팝 마이 데이는 지난 2014년 말, 모간(Morgane L’hostis)과 샤를(Charles Bérenguer)에 의해 뷰티 방문 서비스를 인터넷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로 론칭됐다. 팝 마이 데이를 통해서는 다른 뷰티 살롱이 문을 열지 않는 일요일을 포함해, 매일(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다. 또한 최소 2시간 전에 예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팝 마이 데이의 초기는 다른 대학생 창업 벤처 기업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모간과 샤를이 프랑스 최고 대표 상경계 그랑제꼴 중의 하나인 HEC 졸업을 앞두고, 졸업식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헤어 미용 서비스를 자신의 방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이메일을 통해 진행한 예약 서비스 테스트가 팝 마이 데이의 시초였다. 두 공동 창업자 모두 뷰티 산업에는 무지했지만, 이미 미국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상경계 그랑제꼴에서 닦은 비즈니스 정신을 바탕으로 프랑스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사업화 성공에 대한 가능성을 검증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모교인 HEC로부터 창업자 상을 받으며 22,000유로(한화 약 2,869만 원)를 상금으로 받는 한편, 이후 1백만 유로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팝 마이 데이와 같이 크라우드소싱을 바탕으로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는 이제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별도의 검증 과정이나 테스트 없이 누구나 공급자가 될 수 있는 다수의 서비스와 달리, 팝 마이 데이는 무엇보다 팝 마이 데이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공급자 선택에 까다로운 절차를 도입했다. 팝 마이 데이는 1주일에 1회씩, 공급자 선발을 위한 실무 테스트를 하며, 이 테스트의 심사는 해당 뷰티 분야의 전문가가 담당한다. 최종 결과물은 물론, 사용하는 도구, 제품(화장품, 헤어 제품, 바디 제품 등등), 그리고 모델을 대하는 태도까지 심사하는 이 테스트를 통과하는 경우에만 팝 마이 데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테스트 통과율은 약 50%. 테스트를 통과하게 되면, 팝 마이 데이와 정식 파트너 계약을 맺고 비로소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팝 마이 데이가 취급하는 서비스는 네일 관리, 메이크업, 미용, 마사지, 뷰티 파티 등이며, 서비스 종류에 따라 20~120유로로, 일반 뷰티 살롱에 비해 전혀 비싸지 않은 가격 수준이다. 공급자들로 활동하는 독립 뷰티 전문가들부터 20%의 수수료를 받는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는 팝 마이 데이의 2016년 매출은 1백만 유로(한화 약 13억 500만 원)에 이르렀다. 현재 팝 마이 데이 서비스는 파리와 파리 근교 지역에 한정돼 있으나, 향후 전 프랑스 지역으로 그 서비스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프랑스 뷰티 서비스 웹 사이트 그리고 앱
현재 프랑스에서 팝 마이 데이와 같은 방문 뷰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은 약 10여 개에 달한다. 그중 몇 개를 살펴보자.
허 메이크업 파리(Her Makeup Paris)는 결혼식 등의 이벤트를 위한 방문 헤어와 화장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중개 플랫폼으로, 고가, 고급 서비스로 그 서비스 포지셔닝을 차별화하고 있다.
더 리포트 헤어(The Report Hair)는 방문 헤어 미용 서비스 전문으로, 6시부터 22시까지 서비스 예약이 가능해 다른 어느 서비스 플랫폼보다 이른 시간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예약을 신청하면 전화로 개인 상담이 진행돼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반면 팝 마이 데이와 같은 다른 서비스 플랫폼보다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남성들의 헤어와 수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남성 전용 서비스인 굿컷(GoodCut)은 또한 수많은 여성 중심의 서비스 플랫폼 중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바로 예약 서비스는 가능하지 않고, SMS 교환을 통한 예약만 가능하지만 향후 보다 빠른 예약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프랑스의 뷰티 방문 서비스가 새로운 서비스는 아니다. 많은 미용사들이 미용실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후, 독립해 프리랜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리랜서 미용 산업 종사자들의 수는 지난 10년 사이 3천 명에서 2만 명으로 증가했고, 그 시장은 약 6억 유로(한화 7,828억 9,2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입소문 또는 개인 웹사이트를 운영함으로써 고객을 확보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프랑스에서 프리랜서 미용사의 길을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10명 중 7명이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활동을 접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약 20년 전 팝 마이 데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이미 시작한 사람이 있으니, 그 이름은 바로 방상 르프랑수와(Vincent lefrançois)이다. 방상 르프랑수와는 미용업계에서 일을 하던 전직 미용사였다. 미용사로서 일하던 시절인 20여 년 전, 독립 미용사들과 방문 미용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연결해줄 수 있는 중개 웹사이트를 생각해냈으니, 그 당시에는 과히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당시에는 미용실이 없거나 가기 힘든, 2천여 명 미만의 마을을 중심으로 방문 미용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고, 그러다 보니 방상 르프랑수와의 서비스는 이러한 작은 마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방상 르프랑수와가 팝 마이 데이와 같은 서비스와 크게 다른 점은 고용 계약을 체결한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독립 미용사들은 다양한 사회 보장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한편, 본인의 생활 리듬에 맞춰 근무 시간을 정할 수 있어, 독립 미용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인 뷰티 방문 서비스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웹사이트와 앱 중개 플랫폼 사이에서 방상 프랑수와의 비즈니스와 프리랜서 뷰티 전문가들의 영역이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서비스들이, 프랑스인들의 뷰티 서비스 소비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