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브랜드 공간 디자인
다양하게 변화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따라 소비자 관점에서 체험하는 메시지의 질적 문제도 중요해지고 있다.
TV 광고뿐만 아니라 상품 포장, 각종 스포츠 경기, 체험관, 디지털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만나는 모든 접점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따라 소비자 관점에서 체험하는 메시지의 질적 문제도 중요해지고 있다.
오감 마케팅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의 공간
직설적 광고로 현대 소비자에게 구매 반응을 이끌어내는 일이 어려워짐에 따라 감각 마케팅(Sensory Marketing)이 주목받고 있다. 감각 마케팅은 번 슈미트(Bernd H. Schmitt) 컬럼비아대 교수가 주창한 체험 마케팅과 유사한 개념으로 고객의 오감에 특정 자극을 줘 특별한 체험을 창출해 소기의 마케팅 성과를 거두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제품의 편익 제공을 넘어 체험을 통해 고객의 감각을 자극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 이미지를 지속해서 체험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업은 차별화되고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감각 마케팅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대안으로 대두하면서 고객과 물리적으로 만나는 접점인 매장이나 홍보·전시관과 같은 브랜드 공간(Branded Space)에 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Sense of Smell Institute’의 연구에 의하면 냄새는 1년이 지난 후에도 65% 이상 사람의 기억 속에 남는다고 한다. 항공기에 ‘스테판 플로리안 워터스(Stefan Floridian Waters)’ 향수를 사용하는 싱가포르 항공은 독특한 향기로 고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항공기라는 브랜드 공간을 적극 활용한 감각 마케팅이 돋보이는 사례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날드는 노란색 아치(Arch)라는 강력한 비주얼 아이콘을 통해 고객의 머릿속에 브랜드를 연상시킨다.
디지털 미디어의 성장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의 관계
감각적 쇼핑 체험을 즐기는 소비자 트렌드에 부응하고자 고유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브랜드 공간 구축도 늘고 있다. 이런 브랜드 공간은 고객에게 강력하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외부 사인, 파사드, 디지털 동영상, 내부의 크고 작은 인테리어 소품에 이르기까지 공간 내 모든 감각 요소가 고객에게 다가가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 기능한다.
특히 매장에서는 판매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오락 요소를 가미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매장을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라고 한다. ‘리테일테인먼트’는 ‘리테일(Retail)’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합친 신조어다. 일본의 0101 백화점은 심리학 연구를 기반으로 어린이의 웃음소리, 새소리, 물소리 등 매장 섹션별로 다양한 소리를 연출해 매출 향상에 도움을 준다. ‘구매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매장에서 만나는 작지만 특별한 자극들은 고객의 구매결정에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친다.
네덜란드 네이메헨 대학의 사회심리학자 딕스텔호이스 박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많은 쇼퍼가 왜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지 모르면서도 충동적으로 특정 제품을 카트에 넣는 것을 보면 환경 자극이 매출에 큰 영향을 담당한다는 것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Dijksterhu is, A., Smith, P. K., van Baaren, R. B., & Wigboldu s, D., 2005 )”고 말했다.
브랜드 공간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큰 몫을 담당하게 된 것은 디지털 미디어의 성장과도 연관돼 있다. 위치 기반 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가 보편화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물리적인 공간에 그들이 느끼고 생각한 바를 SNS를 포함한 가상현실에 매핑(Mapping)하기 시작했다. 대표 서비스가 레스토랑을 비롯한 각종 장소에 소비자 품평을 공유하는 ‘Yelp(www.yelp.com)다. 소비자 의견이 가상공간에서 확산해 물리적인 공간과 브랜드 성패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다.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기 위한 디자인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가 최근 시카고 다운타운에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힘을 더했다. AT&T는 단순히 모바일 서비스 제공과 판매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써 고객이 체류하는 동안 연관 상품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독창적인 브랜드 공간으로 유명한 애플 스토어의 성공 이후 이와 같은 브랜드 공간은 산업 영역을 막론하고 증가하는 추세다.
브랜드 공간은 단순히 물품과 서비스 판매를 통해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는 일차적 기능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활용한 브랜드 체험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과거의 브랜드 공간 디자인이 보기 좋은 공간 연출에 그쳤다면, 이제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으로써 ‘브랜드 가치 구축’을 위한 디자인으로 변모한 셈이다.
즉, ‘브랜드 구축’과 ‘매출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겨냥하는 것. 브랜드 공간은 심리학, 광고학, 마케팅, 뉴미디어, 디자인 등 다분야에서 공동 연구가 필요한 학제적(Interdisciplinary) 분야로 주목 받고 있으며, 단순한 건축과 인테리어의 영역을 뛰어넘은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승철
로욜라 대학교 Digital Advertising 조교수 syoo3@luc.edu
미국 ‘로욜라 대학(Loyola University Chicago)’에서 Digital Adve rtising 담당 조교수로 재직. 주요 저서로는 ‘디지털 사이니지 마케팅(Digital Signage for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