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바타를 찾을 수 있는 ‘서일페V.14’
나의 아바타를 찾을 수 있는 국내 최대 일러스트레이션 축제
양이나 빈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상력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일부 사람은 자신만이 지니고 있던 상상력을 선과 색으로 표현하며 타인을 즐겁게 만든다. 타인의 생각이 자신과 같으면 같은 대로, 다르면 다른 대로 즐거움이 있다. 이것이 국적·시대 불문 일러스트레이션 장르가 인기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국내 최대 일러스트레이션 축제가 코엑스 B홀에서 열렸다.
글. 김성지 기자 jerome@ditoday.com
사진. 박민지 디자이너 mji@ditoday.com
장소: 서울 코엑스 B홀
시간: 2022. 12. 22 ~ 25
주최: 오씨메이커스
협찬: 한국앱손
나의 아바타를 찾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V.14’
오씨메이커스가 주최하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이하 서일페)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와 관련 기업은 물론,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모든 이를 위한 축제다. 한국앱손이 협찬한 이번 전시회는 12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돼, 임인년 크리스마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서일페14는 작가 732명의 작가 참여했고, 이들이 꾸며놓은 814개 부스에 62,450명이 방문했다.
14회를 맞이하는 서일페는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전시회가 전무했던 2015년 처음으로 개최됐다. 주변에는 우리가 모르는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가 많다. 그렇기에 오씨메이커스는 자신을 드러내고 빛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숨어있는 유망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발굴하며, 그들에게 동등하고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다. 여러 분야 활동하는 일러스트 작가는 서일페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선보였고 대중과 자유롭게 소통했다. 본 전시를 통해 작가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일러스트레이션 산업은 성장의 기틀을 조성했다.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했던 서일페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중단됐으나, 2021년 다시 재개됐다.
입구에 있는 화려한 미디어 월은 이곳이 서일페라는 걸 보여주며 관람객을 반겨줬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I AM AVATAR’를 주제로 정했다. 아바타는 인도 신화에서 등장하는 용어로, 인도 3대신 중 한 명인 비슈누가 지상에 내려올 때의 몸을 지칭한다. 이러한 개념을 상업 영화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이 활용하며 <아바타>라는 역대 최고 흥행작을 제작했다. 영화에서는 나비족의 몸이 아바타였다면, 일러스트 작가는 선과 색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구현한다. 관람객은 작가들의 다양한 아바타를 보며, 자신의 아바타를 찾았다.
주제와 동일한 서일페14의 주제관 [I AM AVATAR]는 미솔 작가와 남기인 작가의 기획전으로 구성됐다. 동화 속 궁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는 은 그림 속 주인공이 바라보는 시야다. 남기인 작가는 아바타를 또다른 세상에서의 자신이라 생각하며, 감정‧생각 등 모든 것을 현신의 나와 공유하는 존재라 생각했다. 미솔 작가는 를 통해 다양한 콘셉트를 지닌 아바타를 선보였다.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지닌 캐릭터지만, 색상과 스타일링의 조합으로 다양한 아바타가 된다. 이는 패션 에디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미솔 작가이기에 가능했다.
SIFTing은 서일페13의 주제관으로, 디지털 작품을 감상·경험·소장해 볼 수 있는 3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큐레이션 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월 ‘One Day One Drop’으로, 김라온·김옷·메아리 등 아티스트 11인이 참여했다. 디지털 작품을 소장 경험을 할 수 있는 두 번째 섹션에서는 선착순 에어드롭 선물 이벤트를 진행하며 남기인·보트·선우현승·함조이 아트스트의 작품을 NFT 에디션으로 발행해 에어드롭 선물로 선착순 배포했다. 세 번째 섹션 는 인기 작가의 작품•굿즈 등 200여 개의 한정판 디지털 작품을 선보였다.
▲GS편의점을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삼김이와친구들’ ▲고양이 누누와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나름대로 제작소’ ▲빛과 함께 일상을 담아내는 일러스트레이터 ‘굥디’ 등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와 스튜디오를 비롯,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국내외 작가가 코엑스 B홀을 화려하게 만들었다. 코엑스는 일러스트레이션·캐릭터 디자인·회화·웹툰 등 각양각색 주체성을 지닌 아티스트로 인해 행사기간 내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며 활기찬 기운 가득했다.
기술이 발달하며 비대면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작가와 관람객을 연결하는데 1평이면 충분했다. 작가는 부스를 통해 자신의 노력이 담긴 작품을 세상에 소개했고, 관람객은 이를 통해 힐링을 얻기도, 영감을 충전하기도 했다. 전시장 안은 빼곡히 들어선 814개의 부스로 알차게 구성됐고, 일 평균 약 16,500명이 방문하며 행사기간 내내 발 디딜 틈 없었다. 참가자와 관람객 모두 만족시킨 서일페14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디지털 인사이트가 주목한 서일페
성지’s Pick
우갱
우갱 인스타그램: @gallery_w.g
아기자기한 그림이 많은 전시장 속, 도발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토끼를 발견했다. 2023년은 계묘(검은 토끼)년으로, 즐거운 상상이 곧 즐거운 삶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우갱 작가는 명암만을 활용해 ‘흑묘 대장군’이라는 아바타를 만들었다. 그림 속 토끼는 건방져 보이면서도, 진중한 눈빛을 뿜어내고 있어 건방짐이 아니라 자신감을 전달한다. 왠지 나도 흑묘 대장군처럼 2023년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 헬레니즘 문화를 만든 것처럼 우갱 작가는 전래 동화와 외국 캐릭터의 컬래버레이션을 이뤄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는 호랑이와 곰돌이 푸가 서로 마나 꿀떡을 만드는 모습, 불국사에서 수련하는 닥터스트레인지, 해리포터와 퀴디치 게임을 하는 호랑이 등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서일페14에서 관람객에게 공유했다. 우갱작 작가는 다른 이가 계속해서 상상하고 즐거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예술가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주희’s Pick
DOGU DAILY
DOGU DAILY 인스타그램: @dogu_daily
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 지금, 이슬람 남성이 쓰는 두건과 머리띠를 두른 강아지가 손짓했다. 이쁜 강아지 인형 같은 강아지 ‘강생구’의 취미는 릴스 업로드다. 요즘 유행하는 릴스 음악과 아이돌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이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이번 서일페 14에서는 다양한 옷을 입고 있는 강생구의 엽서를 득템할 수 있었다.
강생구를 탄생시킨 크리에이터 ‘서훈주’는 가상공간에서 물리법칙을 이용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구현할 수 있는 Cinema 4D에 매력을 느꼈다. 팬들과 재미있는 소통을 하기 위해 3D로 구현할 수 있는 모션그래픽‧AR‧VR‧홀로그램 등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참고로 경상도에서는 강아지를 ‘강생’이라 부른다.
재민’s Pick
아이팔레트 스튜디오
아이팔레트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iconix_palette
클럽은 어떤 DJ가 있느냐에 따라 인구 밀도가 달라진다. 아이팔레트 스튜디오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긴 대기열이 생겼다. 이곳의 DJ는 잔망루피로 유명한 루피가 있었고, 그와 사진을 찍으려면 적어도 5분 이상의 웨이팅은 필수였다. 관람객을 위해 루피는 소니 헤드셋을 협찬받았다. 덕분에 관람객은 소니 헤드셋을 착용할 기회를 얻었고, 헤드셋을 시착하며 자신의 겨울 패션을 완성했다.
인디 음악은 장르 특성상 아는 이가 많지 않다. 그렇기에 빛을 보지 못한 훌륭한 음악이 많다.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 ‘아이팔레트 스튜디오’는 인디 음악과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일러스트나 캐릭터의 IP와 컬래버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대중에게 다가간다. 이번에도 최고심‧제로퍼제로‧다이노탱‧제딧 등 다양한 작가의 그림과 국내 최고 인디음악 유통사 ‘포크라노스’의 감미로운 음악을 컬래버하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IP를 만들었다.
철민’s Pick
김세중
얼핏 보면 색상만 다르고 똑같은 그림이 보인다. 가까이서 보니 같은 그림은 하나도 없다. 더욱 자세히 보니 그림마다 숨겨진 것들이 있다. 작품 속에 숨겨진 소재들을 찾다 보니 시나브로 시간이 흘러간다. 김세중 작가는 오토바이‧버스‧승용차 등 무언가 위에 올라타 있는 콘셉트의 일러스트를 그린다. 같은 그림인가 싶을 정도로 일정한 규칙을 만들었고, 그 속에서 미세하게 다른 포인트로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 숨겨 놓은 오브제를 찾고, 이들을 연결하면 어느새 하나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찬호’s Pick
제주냥이
제주냥이 인스타그램: @jejumeowshop
직장인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부스가 있다. 안 바쁜 직장인이 있을까?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이곳의 고양이는 뜨끈한 구들장에 누워 귤을 먹다가 잠들었다. 이렇듯 제주냥이의 배 위에 언제나 귤이 올려져 있다. 제주도 평대리에서 카페를 하며 지내는 제주냥이의 삶, 어찌 보면 모든 직장인의 이상향이 아닐까?
민지’s Pick
앞바다즈
앞바다즈 인스타그램: @dolpung_apbadas
전시장에 들어와 화려한 일러스트를 구경하다 보니, 입구 정 반대편에 이르렀다. 족히 1만보는 걸은 것 같다. 출출하다고 느껴지는 찰나, 포장마차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곳은 제주 차귀도 출신 돌고래 돌풍이와 그의 친구들 ‘앞바다즈’가 운영하는 포장마차다. 이들이 코엑스까지 온 이유는 아이슬란드에 갈 비행기표를 마련하기 위함이란다. 프로 N잡러인 돌풍이는 어묵을 팔며 관람객의 신년 운세를 말해 주기도 했다.
지욱’s Pick
도구리
도구리 인스타그램: @doguri_official
지난 서일페 13에서 만났던 반전 매력을 지닌 K-신입사원 ‘도구리’와 재회했다. 다시 만난 도구리는 아직도 사원이었다. 어디 갔을까? 도구리는 자리 비움 상태였고, 그의 컴퓨터엔 내년 계획표가 띄워져 있었다. 도구리 부스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니, 다들 풍선‧마우스패드‧쇼핑백 등 다양한 선물을 들고 나왔다. 마음만은 CEO, 이것이 도구리 인기의 비결인가 보다. 그런데 도구리 인기의 비결을 하나 더 찾았다. 다시 보니 그의 눈이 매우 맑았다. 너도 맑은 눈의 광인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