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극적인 ‘Fake’
극으로서 흥미롭고 광고로서 기능하며 자칫 사족이 될 수 있었던 직접 광고까지 무던히 포용해냈다.
KB국민카드 & 72초TV ‘f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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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초 tv (이하 72초)’와 기업의 협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분 안팎의 짤막한 에피소드 안에 발랄한 재기를 부려놓는 72초 특유의 성격은 광고의 그것과 겹치는 데가 있으므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 과는 조금 다르다. 72초의 이번 프로젝트는 장편의 정극이다.
KB국민카드와 협업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 화에 이야기가 종결되고 다음 화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방식을 택했던 지난 프로젝트들과 달리 하나의 서사를 축으로 진행되는 완연한 장편 드라마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한 화의 분량은 5분 안팎에서 10분 안팎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 프로젝트들의 장르가 대체로 생활밀착형 로맨스나 코미디였다면, 이번 영상의 장르는 추리 액션이다.
다른 점은 더 있다. 극을 위해 제품의 성격을 투영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그것이다. 72초에서 진행한 이전 광고 영상들은 대부분 기존의 형식 및 캐릭터를 빌려 광고에 참여하게 하는 형식이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는 시청자 층은 기존 드라마의 외전 격으로 광고를 수용했다. 반면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서사와 캐릭터 모두 백지에서 시작한다. 누가 볼 것인지를 가늠하는 일이 이전보다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시청 층을 확보하는 일이 좀 더 가능해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것을 가능케 할 만한 요소는 이 프로젝트의 경우 단연 ‘이야기’다.
부분부분 개연성이 성근 부분이 분명 있지만, 성근 개연성을 덮을 만큼 캐릭터들 각각의 내력은 매력이 있다. 특히 주인공 캐릭터가 ‘상황에 맞추어 변장하는 능력’을 키워내는 과정에 대한 서사는 믿을 법하다. 이렇게 쌓인 캐릭터의 개연성은, ‘상황에 따라 변모하기’라는 상품의 특징을 제 능력으로 이어 받으면서 ‘알파원’이라는 상품 이름까지 제 것으로 삼은 주인공이 능력을 마음껏 사용하면서 극을 활보하는 것을 시청자에 설득하고, 갑작스레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는 부분까지를 유하게 녹여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변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분량은 늘었지만 ‘끊어가기’는 놓지 않았다는 점이 그 중 하나다. 72초 본래의 호흡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 우선의 장점이겠지만, 직접 광고가 들어갈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도 끊어가기의 이점으로 작용했다. 몇몇 에피소드 마지막에는 별도의 광고 영상이 다시 덧붙는데, 넘겨버리기가 쉽지 않다. 본 영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앞선 에피소드의 비하인드 편처럼 내용을 꾸민 덕이다.
극으로서 흥미롭고 광고로서 기능하며 자칫 사족이 될 수 있었던 직접 광고까지 무던히 포용해냈다. 끝내 ‘극적인’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