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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끊임없이 쏟아지는 즐거운 이야기

스푼라디오 브랜드 필름

글. 정병연 에디터 bing@ditoday.com
사진. 유브갓픽쳐스 제공

숟가락은 위로 꽂아야 할까, 아래로 꽂아야 할까? 휴지는 안으로 걸어야 할까, 밖으로 걸어야 할까? 너도나도 생산성을 드높이는 시대에 이런 질문은 도무지 낄 틈이 없어 보인다. 생산성이라곤 1도 없는 주제에 시간을 낭비할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있다. 낭비하는 사람. 아니, 이건 낭비가 아니다.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이야기야말로 우리가 서로 소통하고 연결되게 해준다. 그리고 스푼라디오에서는 그러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데이터 위에 크리에이티브를 얹다

달라야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은 스푼라디오의 광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새로운 톤을 입히는 것이었다. 유브갓픽쳐스 김찬규 카피라이터는 “기존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는 충분히 올라갔다고 봤다”며 “세일즈 포인트를 좀 덜어내고 그 자리에 다른 걸 채우겠다는 의도로 접근한 이유”라고 말했다. 스푼라디오는 현재(2020. 11. 9) 구글 플레이스토어 음악/오디오 카테고리에서는 6위,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서는 23위에 올라있다.

유브갓픽쳐스는 구글 파트너사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글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를 만든다. 이번에도 구글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어 타깃인 MZ세대의 니즈를 파악함으로써 크리에이티브 기초를 세웠다. 힌트를 얻은 부분은 기존 스푼라디오 이용자가 쓰는 다른 앱들에 대한 분석 결과다. 200개 이상의 앱을 크게 묶어주는 키워드는 ‘소통’과 ‘연결’이었다.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이야기

여기부터는 해석, 즉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이다. MZ세대가 원하는 소통과 연결은 어떤 모습일까. 유브갓픽쳐스 기획팀은 이들의 니즈가 우울감을 떨치고 싶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즐거운 얘깃거리를 매개로 서로 닿아 있다는 느낌을 얻고 싶어하는 긍정적인 이미지에 가깝다고 봤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습을 스푼라디오와 연결지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이야기’가 열쇠였다.

그렇게 채택된 주제가 ‘숟가락 꽂는 방법’과 ‘휴지 거는 방법’이다. 별 의미 없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저마다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있는 생활 습관이다. 누구나 지나가다 한 마디씩 거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 의도에 부합했다. ‘부먹 vs 찍먹’처럼 지나치게 많이 소비된 소재는 제외했고, 팀에서 실제로 얘기해봤을 때 재밌었던 것들을 골랐다. 특히 숟가락 같은 경우 글자 그대로 스푼(Spoon)을 나타내기 때문에 소재와 브랜드가 다이렉트로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스푼라디오가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에서도 활용성이 충분한 소재이기도 하다. 예컨대 영국 같은 경우 밀크티에 우유를 넣는 건지, 반대로 우유에 밀크티를 넣는 건지에 대해 논쟁하는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무슨 이야기든 즐겁게

논쟁만 너무 부각되지 않을까? 브랜드 필름의 본래 기능을 과도하게 포기한 건 아닐까? 실제로 유튜브에 공개된 광고 영상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스푼라디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해당 소재에 대한 각자의 의견이 대다수를 이룬다. 이에 대해 김찬규 카피라이터는 “완벽하게 의도한 결과”라고 얘기했다. 스푼라디오가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스푼라디오에서는 절대 소소하지 않게, 굉장히 즐겁게 이야기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메시지는 비주얼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선 전반적으로 강렬한 컬러와 독특한 의상, 소품을 통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출연자의 표정과 몸짓은 대체로 과장돼 있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즐거움, 밝음, 명랑함 같은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한 수단이다.

광고보다는 콘텐츠에 가까워요

광고의 일반적인 기능 측면에서 바라보면 ‘광고보다는 콘텐츠에 가까워요’라는 말은 입장에 따라 비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스푼 라디오 브랜드 필름 같은 경우에는 그 말이 오히려 기획의도에 가깝다. 브랜드 필름의 목적은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이 받아들인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관심으로 돌리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콘텐츠와 광고를 구별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욕구를 채워주기만 한다면 광고든 콘텐츠든 스푼라디오를 어필하는 데는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유브갓픽쳐스 기획팀

김찬규 카피라이터

제겐 일종의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경력이 쌓이면서 제 안에 나름의 규칙들이 생겼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롭게 해달라는 요청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의외로 사람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고정관념을 많이 깨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정효준 카피라이터

입사 이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맡은 프로젝트였어요. 앞으로도 광고 일을 쭉 하게 될 텐데,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아, 내가 이런 광고도 했구나’ 라고 재밌게 기억할 수 있을 경험이었습니다.

서바른 카피라이터

제가 만들었다는 걸 얘기하지 않고 중학생인 동생에게 보여줬는데, 스킵하지 않고 봤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뿌듯했죠. 한편으로는 광고가 한 번 온에어 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같이 노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스푼라디오

윌리암 브랜드 마케팅 리드

이번 브랜드 광고 캠페인의 핵심 과제는 노출 극대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었습니다. 유브갓픽쳐스와 함께 참여한 구글 크리에이티브 워크샵은 타깃 인사이트 발굴부터 시작해 디지털 매체에서 콘텐츠 형태로 소비될 수 있는 광고 소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누구나 한 마디씩 보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일상적인 주제를 다뤄 광고 시청자의 댓글 참여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도 더욱 친숙하게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또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콘셉트는 스푼만의 소구점을 잘 전달하는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유브갓픽쳐스와 함께한 브랜드 필름 외에도 틱톡에서는 밸런스 게임 콘셉틑에서 착안한 ‘스푼 티키타카’ 챌린지를 진행해 간접 경험을 유도했습니다. 스푼에서 방송 챌린지를 운영하며 광고를 보고 경험한 잠재고객이 스푼에 유입되고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게 캠페인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경험으로 다가갔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