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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그래서 어떻게 하나 애국 마케팅

애국마케팅, 다시 환영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앞서 살펴봤듯 이제 애국이라는 프레임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주요 소비 세대 그리고 소비 행태 등이 이전과는 분명 달라졌기에, 애국을 외치는 기업 역시 기존의 낡은 방식을 버려야 한다. 애국 마케팅,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다시 환영 받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애국 마케팅

먼저 밝히지만, 애국(심)이라는 가치를 그저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치부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그것이 일방적인 강요 혹은 경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애국과 마케팅, 왠지 성격이 다를 것 같은 이 두 단어를 하나로 묶어 불러온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애국이라는 양념 한 스푼 더해 큰 성공을 이룬 사례들이 있을 것이고, 한 차원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공동으로 처한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사회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그 해결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 제공의 측면이 있으리라. 이에 지금까지도 많은 기업이 애국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지 않은가? 허나 여기저기 넘쳐나는 애국 마케팅에 감흥은 떨어지고, 갈수록 기업이 던지는 메시지는 왠지 2% 부족하 듯 공허하게 들리고 있다.


가치만 내세우면 오케이?

최근의 소비자를 두고 하는 말. 똑똑하다, 깐깐하다, 그리고 여기에 최근 등장한 “가치를 소비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과 함께 ‘가치 소비’라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 혹은 마케팅 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제품 퀄리티에 아주 큰 차이가 있는 게 아닌 이상, 이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소비가 이루어지는데, 이 취향을 결정짓는 여러가지 요인 중 하나가 기업 및 브랜드의 철학이나 비전 등에 담긴 가치라는 것이다.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사람은 업사이클링 제품을 찾고, 동물 복지를 주장하는 사람은 동물 실험을 진행한 제품을 불매하는가 하면, 인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수익의 일부를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기부하는 브랜드를 찾는 등등의 형태다. 그렇다면 더욱 궁금해진다. 애국이야 말로 국내 시장에서 전달할 수 있는 가장 보편 타당한 가치가 아닌가? 그런데 왜 오늘날의 애국 마케팅은 전과 같은 성공 보증수표가 되지 못할까?


애국과 꼼수 사이

애국 마케팅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반감의 이유로 상술, 그러니까 이윤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집단인 기업이 애국을 하나의 술(術)로서 이용한다는 점을 꼽는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단순히 경제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더 많은 이들과 문제의식을 나누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어떠한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애국 마케팅을 무조건 반대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종종 기업의 이중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몇몇 장면에서 현재 애국 마케팅의 한계를 절감한다.

매장에서 광복절, 한글날 등 국경일에 맞춰 대대적인 애국 마케팅을 펼친 모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슬그머니 전범 기업의 계열사 투자회사가 만든 보온병을 판매한 것이 발각되는가 하면, 최근 애국 마케팅으로 한창 주식이 올라 몸값이 높아진 모 문구 기업에서는 경영진의 고점매도 차익 실현이 발각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 너머에 담긴 진정성

사람들의 마음을 그리고 지갑을 여는 열쇠는 그럴싸해 보이는 제품 비주얼이나 눈길을 사로잡아 혹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카피 몇 줄이 아니다. 돌고 돌아 결국, 해답은 진정성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들고 지친 삶에 대한 공감을 주제로 한 박카스 광고가 매번 좋은 평가를 받고, 지금은 NBA 스타 플레이어가 되었지만 무명 선수였던 스테판 커리를 후원하며 언더독 이미지를 자처했던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도 큰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랑받는 사람들처럼 브랜드도 사랑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같이 진정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김상훈·박선미, <진정성 마케팅>, 21세기북스(2019), p009.
김상훈·박선미, <진정성 마케팅>

마케팅에 있어 무엇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김상훈, 박선미 저 <진정성 마케팅>의 본문 중 일부를 가져와봤다. 눈으로만 읽으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니야?”라며 쉽게 지나칠지 모르겠지만, 애국을 앞에 내세우고 시쳇말로 소비자의 통수를 노리는 일부 기업/브랜드들에게 다시 한번 일침을 가할 수 있는 키워드로 이 진정성을 꼽고 싶었다.


진정성 다음은 크리에이티브

애국이란 가치를 진정성 있게 바라봤다면, 이제 이것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마찬가지로 진정성 있게 고민할 차례다. 단순히 제품/서비스 디자인에 국기나 국화를 넣는 것으로, 세계에 이름을 널리 떨친 스포츠 선수나 유명인을 모델로 등장시키는 것으로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보다는 철저하게 마케팅적 관점에서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구현해 본인들의 메시지를 탄탄하게 뒷받침 해야할 차례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그간 꾸준히 애국 마케팅을 실행하며 진정성을 보여온 캐나다 맥주 브랜드 몰슨(Molson) 캐네디언의 대표적 애국 마케팅 사례를 소개하며 기사를 마치려 한다. 부디 우리나라에서도 진정성이 묻어나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마케팅 사례가 더욱 많이 등장하길 바란다.

출처. strategyonline.ca

다양성에 대한 반대가 거세지는 캐나다 시민 사회 분위기에서 몰슨 캐네디언은 문화적 다양성이 캐나다를 분열시킬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캐나다 정체성의 가장 소중한 두 부분인 다문화주의와 맥주를 마시는 경험을 결합했다. 빨간색 몰슨 캐나다 맥주 냉장고는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돼 있는데, 이 냉장고 문을 열기 열기 위해서는 6개의 다른 언어로 “I am Canadian”을 말해야 한다.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힘을 더하면 냉장고를 열 수 있고, 모두가 맥주를 함께 마실 수 있다는 인사이트. 이 빨간 냉장고는 순식간에 캐나다 전역에서 화제가 됐고, 캐나다의 다양성을 다시금 공고히 하는 신호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