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야후(Yahoo), 헬로 오스(Oath)!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았던 인터넷 포털 기업 ‘야후(Yahoo)’, 그리고 온라인 사업 분야에서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거듭난 AOL을 버라이즌이 인수해 ‘오스(Oath)’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통신기업인 버라이즌은 자신의 주력 사업인 통신 분야를 넘어 인터넷과 출판, 해외 투자 그리고 온라인 사업 분야까지 진출했다.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았던 인터넷 포털 기업 ‘야후(Yahoo)’, 그리고 온라인 사업 분야에서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거듭난 AOL을 버라이즌이 인수해 ‘오스(Oath)’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오스’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새싹이 과연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한때 우리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겪었다. 우표에 침을 발라 붙인 편지를 우체통에 넣으면 우체부 아저씨가 저 멀리 살고 있는 다른 누군가의 손에 전달을 해주곤 했다. 원하는 책을 보기 위해선 도서관으로 찾아가 가나다순으로 나열된 책을 하나씩 들춰보기도 했고, 오늘 저녁 반찬을 위해선 어머니가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인터넷이라는 것이 생겼다.
인터넷 선이 집집마다 들어서게 되면서 인터넷망을 서비스하는 통신 업체들은 누가 가장 빠른지 속도에 대한 무한경쟁을 하게 됐다. 전화선을 빼다가 컴퓨터에 연결해 쓰던 느릿느릿한 모뎀에서 ADSL과 VDSL, 그리고 빛의 속도라 일컬어지는 광랜으로 이어지기까지 인터넷 통신망의 놀라운 발전 끝에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글로벌 포털 야후와 통신기업 버라이즌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업체들도 우후죽순 늘어났다. 인터넷을 이용해 검색이라는 것을 하고 저 멀리 누군가와 e-메일을 주고받기 위한 서비스는 인터넷 사업의 기본이 됐다. 야후나 라이코스(Lycos)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버티진 못했다.
1994년 대만계 미국인인 제리 양(Jerry Yang)의 손에서 탄생한 인터넷 서비스 기업 야후는 데이터를 각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웹 페이지에 옮겨 담기 시작하면서 각광받았다.
그렇게 생겨난 야후닷컴(www.yahoo.com)
1년이 지나 사업 가능성에 불이 붙자 약 100만 달러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전 세계 20여 개국으로 뻗어 나갔고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야후를 이용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 지금 우리가 구글(Google)을 습관처럼 이용하듯 과거에는 야후에 들어가 검색을 했고, 카테고리를 찾아 원하는 답을 얻었다. 하지만 야후는 ‘구글’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와 다음이라 불리는 거대한 벽에 또 갇혔다. 2012년 가을. 야후는 한국시장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힐 수밖에 없었고, 하나씩 짐을 꾸려 결국 모두 철수했다.
야후는 연이은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후 미국의 이동통신기업 버라이즌(Verizon)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2년 전 버라이즌은 콘텐츠와 유통을 꿈꾸며,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AOL(American Online)을 인수하기도 했다. 야후의 흡수는 충분히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수개월 이어져 온 협상 끝에 버라이즌은 최종적으로 야후를 가져오기로 했다. 인수금액은 약 44억 달러. 우리 돈으로 5조 원에 이른다. 이번 인수를 통해 머리사 메이어(Marissa Ann Mayer) 야후 CEO는 사임하게 된다. 메이어의 사임과 야후의 버라이즌 흡수는 어쩌면 공식적으로 야후의 ‘은퇴’를 알리는 셈이 됐다.
굿바이 야후, 웰컴 오스!
버라이즌은 ‘Better Matters’라는 슬로건으로 2000년 탄생한 미국의 정보통신 전문 기업이다. 98년 미국의 전화회사 벨 아틀랜틱(Bell Atlantic)과 장거리 전화회사 GTE가 합병해 출범한 기업으로 당시 꽤 거대한 M&A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들이 주력해 사업하는 것 역시 과거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 중 하나인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나 지금의 LTE(Long Term Evolution) 통신이다. 유무선 통신의 경우는 국내 SK텔레콤과 KT 그리고 LG유플러스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인터넷과 출판정보 서비스, 각국의 해외 투자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버라이즌은 인터넷 전문 기업인 AOL과 야후를 흡수하고 이들을 합쳐 ‘오스’라는 타이틀로 온라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AOL만 해도 다양한 사업을 하는 종합 미디어 그룹이었다. 과거 AOL은 인터넷을 이용한 대화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수많은 회원 수를 거느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송이나 금융기업과 제휴를 맺고 온라인 서비스를 진행해왔으며, AOL 역시 굵직한 기업들과 인수 합병을 실시하기도 했다. 초창기 웹 브라우저 서비스를 했던 넷스케이프(Netscape)를 인수, 뉴스 생산과 배포를 위해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허핑턴포스트(The Huffington Post) 인수,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Time Warner Inc.)와는 전략적 M&A로 몸을 합쳐 타임워너의 자회사가 됐다. 합병 당시에는 굉장한 화제였지만 실적도 떨어지고 주가 또한 급락하면서 관련 임원들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AOL-타임워너는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의 영화 부문, 타임지와 포츈지를 발간하는 매거진 부문, CNN와 HBO의 방송 사업, AOL과 넷스케이프 등 인터넷 서비스 부문을 소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미디어그룹은 보기 쉽지 않을 듯하다.
버라이즌은 AOL과 야후를 흡수하면서 모바일과 미디어, 광고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해왔던 통신 사업을 벗어나 또 다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실 인수 합병의 금액만 해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AOL은 약 4조 8천억 원에, 야후는 약 5조 5천억 원이라는 금액이니까 말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버라이즌의 향후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전략이다.
AOL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막강한 플랫폼과 기술력이 존재한다. 야후는 우리나라에서만 먹히지 않았을 뿐이지 글로벌 방문자 수로 월 10억 명을 찍기도 했다. 더구나 미국 시장에서는 MAU(Monthly Active User)로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터넷 기업으로 1990년대 말 인터넷 포털 시대 개막을 알린 곳이다. 야후가 버라이즌에게 인터넷 사업 분야를 매각하고 나면 남겨지게 되는 사업 분야에 대해 ‘야후’는 버리고 ‘알타바(Altaba)’라는 사명으로 변경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타바는 대안이라는 키워드인 ‘Alternative’와 중국 e커머스 업체인 ‘알리바바(Alibaba)’의 합성어이다. 알리바바의 이름을 붙여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그만큼 알리바바의 영향력이 높다는 증거. 실제 알리바바가 야후의 지분 약 15%를 보유하고 있다.
2005년에 야후의 창업자인 제리 양이 1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알리바바에 투자했고 주식 40%를 취득한 바 있다. 10억 달러니까 우리 돈으로 1조가 넘는 금액이다. 결국, 야후는 자신들의 가장 핵심 사업을 떼어내게 됐고 타이틀마저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한쪽은 ‘오스’로, 나머지 한쪽은 ‘알타바’로.
오스라는 새싹은 과연?
세계 각지에서 날고뛰는 최고의 선수들이 총집합했음에도 불구, 정상의 자리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최적의 스쿼드를 짜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버라이즌이 AOL과 야후를 인수하고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오스라는 이름으로 탄생하는 버라이즌의 미디어 사업은 벼랑 끝 야후로부터 탄생한 ‘새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AOL을 이끌었던 팀 암스트롱이 오스의 새로운 로고와 타이틀을 트위터에 올린 후 반응을 보면 ‘Oath’라 함은 맹세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충성 맹세’라는 둥, ‘#MockTheOath’라는 둥 많은 사람들이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오스의 새로운 로고를 트위터에 올린 팀 암스트롱의 트윗을 보면 ‘10억 이상의 회원 수, 20개 이상의 브랜드, 거침없는 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댓글을 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AOL 측에서는 올해 여름 디지털 세상에서 가장 파급력이 큰 미디어 회사가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In the summer of 2017, You can bet We will be launching one of the Most disruptive brand companies in Digital”
버라이즌의 오스가 가진 목표는 구글, 그리고 페이스북과의 경쟁이다. 승리는 알 수 없지만 3자 대결 구도에라도 이름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목표인 셈이다.
AOL과 야후가 가진 회원들이 오스에서 풍기는 야후의 잔향을 그대로 느끼며 제자리에 머무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오스라는 새싹이 과연 뿌리를 박아 풍성한 열매를 맺는 나무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래서 오스가 무엇을 하느냐고?
야후의 인터넷 서비스 부문을 흡수해 야후가 보유하고 있었던 회원들과 데이터, 광고 플랫폼까지 가져가게 됐다. AOL 역시 손에 꼽히는 인터넷 기업이니 구글과 같이 이메일과 검색, 데이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사업 부문을 총망라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들이 예의 주시하는 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은 SNS로 시작한 기업이다. 인스턴트 아티클처럼 언론사와 협업 모델을 갖추고 있고 피드 내에 광고를 탑재해 수익을 내고 있다. 페이스북의 작년 한 분기 실적만 약 88억 달러(한화 약 9조 9,316억 원)인데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월간 이용자 수는 무려 18억 6천만 명으로 나타난 바 있다. 오스가 10억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하게 된 만큼 ‘MAU’라는 단순 수치에도 충분히 가능성은 존재한다. 팀 암스트롱 CEO의 계획은 남다르다. 기존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데 여기에 우선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비디오 서비스다. 사용자들이 모바일 디바이스와 같은 기기로 비디오 서비스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팀 암스트롱은 “오스는 강력한 기술 그리고 신뢰도 있는 콘텐츠로 차별화된 미래의 디지털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스는 곧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이제 첫 테이프를 끊게 되는 오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떠한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