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입점,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 다녀왔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Apple Garosugil
#애플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지름신 #주의
지속적인 한국 소비자 외면 논란에 일명 배터리 게이트까지 터지며 국내에서 애플의 인기가 시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4분기, 이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이폰의 국내 점유율은 보기 좋게 높아졌고, 애플 마니아들은 우리나라에 처음 입점하는 애플스토어에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정식 오픈을 하고 대략 한 달여가 지나, 그것도 부러 평일 낮에 방문한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는 여전히 애플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유일무이’가 가진 힘을 증명하고 있었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을 찾는 초행이었지만 매장을 찾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가로수길 메인 스트리트에 자리잡은 지리적 접근성 외에도 매장이 가까워지면서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한 곳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아 저곳이구나.’ 싶어 조금 더 걸으면 틀림없이 그곳이 매장일 것이다. 건물 앞에 서면 가장 먼저 통유리로 된 외관에 커다란 애플사 로고가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해외 유명 애플스토어의 전면이 그러하듯, 국내 매장의 외관 자체만으로도 벌써 애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은 오직 한 층만이 일반 방문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의 전부다. 층고가 높아 시야가 답답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지만, 이 한 곳에서 우리나라 애플 마니아들을 수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아무튼 기대감을 안고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 매장에서 처음 받은 인상은 ‘따뜻하다’였다. 물론 방문하던 날 아직은 쌀쌀하던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아마도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생목 네 그루와 전체 인테리어 소재로 쓰인 원목에 더해 은은한 조명이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여기에는 전세계 어느 애플스토어에서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애플의 의지가 담겨있다. 심지어 매장 내부를 가득 채운, 탁자를 포함한 모든 가구가 전 세계 매장에 동일하게 제공된다니 말이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두 번째로 받은 인상은 ‘따로 또 같이’ 였다. 제품을 체험하기 위해, 무료 세션에 참여하기 위해, 그저 잠시 들러 쉬기 위해…각각의 이유로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을 찾은 사람들을 보며, 그들이 단지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기 보다는 다양한 형태로 애플 그 자체를 만끽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 애플 리테일 매장이나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쉬이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라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애플스토어만의 차별점이라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애플스토어의 경쟁력이라고도 평가 받는, 지니어스라 불리는 애플스토어의 직원들. 매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제품에 대한 문의 및 구입, 그리고 교육의 순간까지 방문자들 곁에는 항상 지니어스들이 있다. 물론 지니어스들은 ‘어머, 이 제품 손님에게 딱! 이네요’라고 말하는 일반 매장 직원과는 격이 다르다. 가장 극대화된 애플의 가치를 경험하기 위해 오히려 방문자가 먼저 다가가고 싶은 애플과의 연결고리라고 할까. 분야 불문, 매장 직원의 과한 응대에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 기자마저도 그들이 뿜어내는 전문성과 친절함에 봉인 해제됐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는 시각적인 즐거움도 있다. 매장 탁자 위 가지런히 진열된 각종 아이폰, 맥 기종도 매력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양 벽면을 가득 채운 소소한 액세서리와 주변 기기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이 양쪽 공간의 정식 명칭은 애비뉴(Avenue). 형형색색의 제품들은 각각의 것들이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서 질서정연하게 제 자리에서 자기를 뽐내고 있다. 물론 최신 제품을 그 자리에서 직접 만져보고, 끼워보고, 실행해볼 수 있다. 메인 디바이스가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방문자들의 물욕을 자극해 지갑을 열게끔 만드는 곳이 바로 이 애비뉴가 아닐까 싶었다.
애플 디바이스 실사용자에게 가장 실용적인 공간은 다양한 무료 세션을 들을 수 있는 이 곳이겠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는 매일 ‘투데이 앳 애플(Today at Apple)’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무료 세션이 진행된다. 사진·동영상, 예술·디자인 등 기본적인 기능에서부터 코딩 등의 심화 과정도 마련돼 있으며, 또 비즈니스, 아이·부모, 교육자 등 명확한 타깃을 대상으로 열리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애플스토어 웹사이트에 들어가 미리 확인하고 참가 신청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2009년 아이폰 3GS가 국내에 상륙한지 약 9년이 지나서야 첫 애플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가로수길에 위치했다는 점, 애플이 20년 분 임대료 600억을 한번에 지급했다는 점, 지니어스가 140여명이 넘는다는 점…오픈 초기 애플스토어에 주목하는 여러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애플 제품을 사랑하는 사용자들이 정말 기대했던 건 해외 애플스토어의 기능이 고스란히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근본적인 서비스 형평성이 충족된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