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억 5천만 보유한 숏뜨 “숏폼에서 경쟁력 찾았죠”
윤상수 숏뜨 대표 인터뷰
TV 광고는 이제 옛말, 기업도 틱톡으로 광고를 하는 시대다. 야놀자와 삼양식품이 대표적. 두 회사가 지난해 선보인 틱톡 챌린지 캠페인은 단기간에 조회수 1억을 돌파했으며, 수 만개의 챌린지 영상이 생성될 정도로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이 두 영상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숏뜨가 진행한 광고라는 사실. 숏뜨는 지난해 초 설립된 숏폼 전문 종합 대행사다. 제이캅(팔로워 1,520만), 냥뇽녕냥(360만), 아너브레이커즈(340만)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틱톡 크리에이터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국내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숏폼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현 중인 숏뜨. 윤상수 대표가 그리는 크리에이터 시장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운동 크리에이터 큰지와 숏뜨가 진행한 #야놀자해 챌린지
댄스 크리에이터 아너브레이커즈와 숏뜨가 진행한 불닭볶음면 #BornTobeSpicy 챌린지
‘짧은 영상’을 뜻하는 숏폼의 인기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엄지 손가락 하나로 영상을 슥슥 밀어 올리는 풍경은 어느새 일상이 됐다. “숏폼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숏폼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앱 시장 조사 기관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 틱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23.6시간(지난해 1분기)으로 철옹성 같던 유튜브(23.2시간)를 제쳤다. 또 유튜브 쇼츠의 전 세계 하루 평균 조회수는 300억 회로 출시 1년 만에 4배 성장했고,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전체 이용 시간의 20%를 릴스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의 인기 요인이 무엇이든, 사람이 몰리는 곳엔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광고 마케팅 업계 입장에선 이만한 ‘신대륙’이 없다. 영상이 짧으니 상대적으로 제작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영상을 흉내내 재생산하는 틱톡의 ‘챌린지 문화’를 잘만 활용하면 소위 대박이 터질 수 있다.
윤상수 숏뜨 대표도 바로 여기에 주목했다. 숏뜨는 지난해 초 설립된 국내 숏폼 전문 토탈 솔루션 회사로, 기업의 의뢰를 받아 숏폼 마케팅을 수행한다. 출범 1개월만에 틱톡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숏폼 기획 및 촬영(제작사)부터 소속 크리에이터 관리(MCN), 마케팅 전략 수립(미디어랩)까지 숏폼 마케팅 대행에 필요한 모든 역할을 내재화한 곳은 숏뜨가 유일하다.

‘올인원’이라는 숏뜨의 전략은 곧장 효과를 냈다. 중간 수수료가 확 주니 고객이 늘었다. 무엇보다 콘텐츠 자체가 좋았다. 코믹하면서도 따라하고 싶다는 평가를 받았다. 숏뜨는 빠르게 성장했다. 극심한 ‘스타트업 난’ 속에서도 올해 1분기 매출(12억 8,000만원)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6% 뛰었고, 소속 크리에이터의 구독자(팔로워) 수를 모두 합하면 약 1억 5,000만 명에 달한다.
윤 대표는 “진심이 통했다”고 말한다. “원래부터 틱톡 콘텐츠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이들을 위한 수익화 모델을 만들고 싶어 숏뜨를 차렸어요. 제 뜻에 공감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였고, 그 덕에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향후 숏폼 마케팅을 넘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종합 생태계’를 꿈꾼다는 윤 대표. 서울 합정 숏뜨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틱톡으로 시작된 숏폼,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숏폼의 가능성, 언제부터 예상했나요?
꽤 오래 전입니다. 첫 직장 다닐 때부터니까요. 국내 최대 광고 회사인 제일기획에서 6년 일했는데, 덕분에 미디어 시장의 흐름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신문, TV와 같은 전통 광고 시장은 지고, 디지털 광고 매체가 뜨던 때였습니다. 특히 틱톡에 MZ세대가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거다!’ 싶었죠.
어떤 부분에서 무릎을 탁 친 건가요?
생산자(크리에이터)와 소비자(시청자)의 경계가 허물어진 점이 인상 깊었어요. 재미있는 데다 만들기도 쉬우니 콘텐츠는 더욱 늘어날 거고, 트래픽이 몰리는 곳을 기업이 외면할 리 없죠. 숏폼이 미디어 시장의 새 물결이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실제로 그렇게 됐고요.
그 뒤 바로 숏뜨를 창업했나요?
처음부터 창업이 목표였던 건 아니에요. 숏폼 시장이 커질 거라고 생각한 뒤에는 틱톡코리아로 직장을 옮겼어요. 원체 틱톡 콘텐츠를 좋아하기도 했고, 그쪽 생태계를 직접 경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쪽에서 일을 하다 보니 틱톡 크리에이터 시장의 문제점을 발견했고, 그게 창업을 결심한 가장 큰 계기가 됐습니다.
상황이 어땠길래요?
틱톡코리아에서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업무를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도 단순히 콘텐츠만 만들어선 수익을 낼 수 없더군요. 사실 유튜브는 광고가 아니더라도 조회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는데, 틱톡은 그게 없어요. 이들이 좋은 콘텐츠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숏폼과 기업 마케팅을 결합한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경쟁 업체는 없었나요?
당시에도 숏폼 마케팅 대행 업무를 하는 곳은 있었어요. 그런데 마케팅 또는 MCN 회사가 숏폼 마케팅을 병행하는 것일 뿐, 숏폼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은 숏뜨가 처음이었습니다.

제작사, MCN, 미디어랩 역할을 통합했습니다. 그 이유가 있나요?
숏뜨 창업 전에는 숏폼 마케팅 업무가 시장 전반에 흩어져 있었어요. 한 기업이 숏폼 마케팅을 하려면 크리에이터 섭외는 여기서, 영상 제작은 저기서 하는 식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죠. 당연히 수수료도 많이 발생했고요. 숏뜨는 이 모든 과정을 한 번에 제공하니 광고주 입장에선 시간과 비용 모두 절약할 수 있죠.
소속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섭외했나요?
대부분 먼저 찾아와주셨어요. 숏뜨는 국내 최초의 숏폼 크리에이터 전문 MCN이기도 하거든요. ‘콘텐츠만 잘 만들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간 거죠. 저희도 자체 촬영 스튜디오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크리에이터를 위한 관리와 혜택에 더욱 신경 쓰고 있습니다.
잘 키운 숏폼 하나, 열 콘텐츠 안 부럽다
비전도 뚜렷하고 확신도 있었지만 처음엔 쉽지 않았다. 혼자서 모든 역할을 다 했다.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발품을 팔았다. 초반엔 손실도 감수했다. 기업이 숏폼 마케팅에 의구심을 갖던 때다. 능력을 보여 주고 싶어 시세 절반 가격에 광고를 수주한 뒤, 돈 값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줬다. 그러기를 반복했다.
터닝 포인트는 삼성카드 광고였다. 윤 대표가 혼자 밤을 새가며 작업했다. 3D 그래픽 작업은 직접 했고, 음악은 친한 프로듀서에게 거의 무료로 부탁했다. 그게 대박을 쳤다. 숏폼 업계에선 6초를 ‘골든 타임’으로 본다. 6초까지 본 시청자 비율이 당시 금융권 숏폼 평균보다 980% 높았다.
“대단한 광고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숏폼으로도 이 정도 결과물을 뽑을 수 있다는 걸 시장이 깨달은 계기였죠. 이후 더 큰 수주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수많은 대기업과 협업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글로벌 신용카드사 비자와 챌린지를 진행했다. 특히 숙박 플랫폼 야놀자와 함께 한 ‘#야놀자해’ 캠페인은 B급 감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공개 1달 만에 조회수 1억을 달성했고, 약 2만 개에 달하는 챌린지 영상이 업로드 됐다. 이는 일반적인 숏폼 챌린지 참여 횟수의 3배다.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숏뜨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기술력과 자금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그렇진 않고요(웃음). ‘집착’이라 생각해요. 국내에 숏폼 전문 대행사가 몇 군데 더 있는데 역량과 자본 면에서 큰 차이는 없어요. 때문에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시장이죠. 이 차이는 결국 더 좋은 콘텐츠에 대한 고집, 장인정신이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 DNA를 직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군요
모두들 콘텐츠를 사랑하고 크리에이터를 응원하는 사람들이에요. 숏폼을 진심으로 즐기기 때문에 콘텐츠 결과물도 좋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광고잖아요. 참여를 유도하려면 광고처럼 보이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무조건 재미있게 만들어야 해요. 나 혼자만 웃긴 건 안되고,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따라 해요. ‘이게 광고였어?’라고 되묻는 분도 많아요.
또 다른 팁이 있다면?
짧은 영상 속에서도 반전이 필요해요. 뻔한 내용은 먹히지 않거든요. 트렌드도 중요하죠. 실제로 트렌드 전담 부서가 있어요. 틱톡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예능 등 국내외 미디어를 1달 간격으로 분석한 뒤 숏폼에 적용해요. 이렇게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 나가면 새로운 트렌드에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숏폼이 특별히 어울리는 분야가 있나요?
특별히 어느 분야에 어울린다기 보다는 모든 분야가 숏폼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숏폼은 지금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거든요. 물론 제품에 따라 콘텐츠 톤은 달라지겠죠. 예를 들어 럭셔리 브랜드라면 조금 점잖게요. 요컨대 숏폼 자체는 기업 입장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광고 매체입니다.

숏폼 마케팅을 시도하려는 기업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결과가 이상하면 또 만들면 돼요. 그게 바로 숏폼의 매력이자 강점이니까요. 유튜브가 등장했을 때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이 도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건데, 숏폼은 이 장벽이 더 낮습니다. 정말 스마트폰만 있으면 충분하거든요. 게다가 조금은 엉성한 숏폼이 더 인기 있다는 분석도 있어요. 그러니 고민하지 말고 시작하세요.
크리에이터 종합 생태계를 꿈꾸다
크리에이터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크리에이터 시장 규모는 145조원으로, 앞으로 매년 32%씩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콘텐츠로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가 10만 명에 이른다.
윤 대표는 바로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런 관점에서 숏폼 마케팅은 가장 중요한 첫 단추다.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에 주목한다고요?
숏뜨의 방점은 사실 숏폼이 아니라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찍혀 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디어라면 숏폼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죠.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에서 콘텐츠 만큼 중요한 게 데이터인데요. 숏폼을 통해 크리에이터 시장에 대한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잘 수립해 또 다른 디지털 콘텐츠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올해 AR 콘텐츠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인가요?
맞습니다. 앞으로 AR은 지금의 숏폼처럼 대세 미디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고요. 참여가 쉽다는 점에서 AR과 숏폼은 서로 잘 어울립니다. 앞으로 AR 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관련 기술력을 지닌 회사를 인수할 계획입니다. 언젠가는 모든 크리에이터가 숏뜨로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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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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