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희 변호사의 IT와 법 이야기 ②모바일 시대
구글, 2017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24억 유로 과징금을 시작으로 거듭된 제재를 마주하다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기업은 종종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IT 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지배적 지위를 누리는 기업이 자연스럽게 바뀌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른 시장으로의 지배력 전이를 막기 위해 경쟁당국의 규제가 행해지기도 하죠. 과거를 알면 미래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 전문가인 강정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함께 각 시대별 주요 사건을 되짚으며 기술의 발전과 IT 생태계의 변화를 알아봅니다.
강정희 변호사의 IT와 법 이야기
- PC/인터넷 시대: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운영체제(OS)와 웹 브라우저 시장의 패권을 장악하며 인터넷 시대의 주도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 모바일 시대: 2000년대 중반 이후 구글은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의 혁신을 이루며 IT 시장의 새로운 패권자로 부상했다(현재글)
- 클라우드&데이터 시대: 네트워크 및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 증가하는 데이터 수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데이터에 대한 접근 및 맞춤형 경험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모바일 시대는 데이터 중심의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데이터 시대로 전환했다.
- AI 시대: 2020년대부터 오늘 날까지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 컴퓨팅 파워의 향상, 그리고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 등 기술 발전은 데이터 시대에서 AI 시대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라운드 2. 모바일 시대
구글의 성장 요인
2000년대 중반부터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Android) 운영체제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서 패권을 장악했는데, 그 성장 요인으로 크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1. 검색 엔진 최적화 및 광고
고도화된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에게 관련성 높은 결과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기반을 급속히 확대할 수 있었으며, 검색 결과와 연동된 광고를 제공함으로써 막대한 광고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2. 개방형 플랫폼
구글은 2007년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발표해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취함으로써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구글의 모바일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
인수합병(M&A)
2006년 유튜브(YouTube)를 인수해 세계 최대의 비디오 공유 플랫폼을 보유하게 됐고, 2005년에는 안드로이드(Android)를 인수해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의 지배자가 됐다. 이러한 인수합병은 구글의 기술력과 사용자 기반을 크게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데이터 중심의 혁신
구글의 데이터 중심 접근은 구글을 기술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구글은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검색 품질을 향상시키고, 맞춤형 광고와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전략들은 구글이 단순한 검색 엔진을 넘어,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든 핵심 요소다. 각 전략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구글은 다양한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되었다. 그런데 구글은 개방형 플랫폼 전략과 검색 검색엔진 서비스를 이용한 구글 쇼핑 우대 및 광고 전략과 관련해 경쟁당국의 제재를 받게 된다.
구글 검색 서비스의 자사우대 행위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구글은 검색 순위 알고리즘 변경을 통해 검색 결과에서 자사 쇼핑 서비스인 구글 쇼핑(Google Shopping)의 결과를 경쟁사의 결과보다 우선적으로 노출했는데, 이는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검색할 때 구글 쇼핑에서 제공하는 결과가 자연스럽게 상단에 노출되도록 설계된 것이다.
2017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는 구글이 자사 서비스에 검색결과에서 유리한 위치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사의 트래픽을 부당하게 감소시켜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아 24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럽연합 일반법원(General Court)도 구글의 일반 검색 서비스가 필수설비와 유사하므로 구글은 다른 사업자에게 구글 쇼핑과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고,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인접시장에서의 경쟁을 왜곡함으로써 그 지위를 인접한 ‘별개의 시장’으로 확장하는 지배력 전이 행위는 금지된다고 했다. 또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는 공동시장에서 경쟁을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특별책임(special responsibility)이 부여됨을 근거로 위 행위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13년, 구글의 경쟁자 중 일부는 구글의 알고리즘 개선행위로 인해 자신의 제품 판매량이 감소했을 수 있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특정 경쟁사에 미치는 이러한 악영향은 ‘장점에 대한 경쟁(competition on the merits)’과 법이 권장하는 경쟁 과정의 산물이라고 했다. 또한, 소비자의 후생 증진, 구글과 경쟁하는 다른 일반 검색 엔진도 유사한 설계 변경을 많이 채택하였다는 점에도 주목하였다.
그러나 2020년 미국 하위 법사위 산하 박독점소위 보고서는 FTC의 이러한 판단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의 디자인 변경이 소비자를 위한 개선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관계없이 경쟁자를 배제하거나 경쟁을 저해하는 디자인 변경은 셔먼 반독점법 제2조에 위반 대상이 된다고 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글의 개방형 플랫폼 전략
안드로이드의 개방형 플랫폼 전략은 2000년대 초반 구글이 모바일 시장을 겨냥해 도입한 핵심 전략 중 하나였다.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만들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하드웨어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채택해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을 제작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안드로이드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는 무료로 제공하면서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Google Play Store), 지메일(Gmail), 유튜브 등 자사의 핵심 서비스는 라이선스를 통해 제공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로 인해 제조사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면서 구글의 서비스에 의존하게 됐고, 이는 구글이 모바일 생태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한편으로는 전 세계 개발자가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이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배포할 수 있었고, 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확장에 기여했다. 또한,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기기와의 호환성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전 세계 소비자는 폭넓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개방형 플랫폼 전략 덕분에 안드로이드는 단기간에 iOS와 함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게 됐으며, 구글은 모바일 광고와 검색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시장지배력 남용
구글의 개방형 플랫폼 전략으로 시장에서 지배력이 커지자 각국의 규제 당국은 독점적 행위에 대한 우려를 가지게 되었고, 구글은 이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됐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휴대폰 제조사에게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자사 앱들을 선탑재하도록 강제하거나 안드로이드의 변형된 포크 버전을 개발하는 제조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문제되었다.
2018년, EC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OS의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자사 앱을 휴대폰 등 제조사에게 선탑재하도록 강제하거나 일부 제조사에게 자사 앱을 독점적으로 선탑재하는 조건으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 점을 문제 삼아 43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이 제조사에게 플레이 스토어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조건으로 크롬(Chrome)과 구글 검색 앱을 기본으로 설치하도록 요구한 행위를 반경쟁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2021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변형된 포크 버전을 개발하는 제조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했다고 판단하고, 약 2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법원에서도 구글이 제조사와의 계약에서 변형된 OS 버전을 사용할 경우 구글 플레이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는 반경쟁적 계약을 이용해 경쟁을 제한하였다고 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한, 미국 법무부(DoJ)와 여러 주 정부는 2020년, 위와 같은 구글의 반경쟁적 행위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는데,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은 2024년 8월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디폴트)으로 설정하기 위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경쟁당국의 위와 같은 제재 이후, 구글은 경쟁사를 위해 플랫폼을 개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구글이 이전보다 신중하게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도록 만들었으며, 결과적으로 구글이 광고 및 검색 결과 제공 방식에서 더 투명한 방식을 채택하게 됐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다른 기술 기업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게 됐고, 이는 장기적으로 기술 시장 전반에서 더 다양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도록 함과 동시에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다.
특히 2024년 8월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구글은 항소할 예정이지만, 판사는 법무부 등에 구글의 독점 행위를 제재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명령했고, 이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의 기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 기사가 보도되었다.
AI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주도권 경쟁을 촉발하며, 기존의 기술 강자가 어떻게 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 미 법무부의 구글에 대한 기업 분할 검토가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시장 참여자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아울러 구글이 검색 엔진을 중심으로 한 웹 기반의 정보 제공에서 행사해 온 막대한 영향력을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도권이 기술과 혁신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향후에도 여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이를 위한 구글의 새로운 사업 전략은 무엇일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강정희 변호사
강정희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박사이자 대법원에서 공정거래 전담 재판연구관을 지낸 공정거래 전문가입니다. 삼성전자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며 IT 관련 사건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AI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現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 前 대법원 재판연구관
■ 前 삼성전자 수석변호사
■ 前 법무법인 에이펙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