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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오답노트 5. 브랜드 마케팅을 넘어 경험 기획이 필요한 이유

‘아쉽다’. 마케팅팀에서 IMC 캠페인을 진행하던 당시, 고객의 반응과 실제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우리 팀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점을 발견했다. 콘텐츠 기획 제작과 매체 운영이라는 마케팅의 주요 업무를 뛰어넘어 고객이 브랜드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경험하는 여정 전반에 동일한 메시지를 내보낸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의 주요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손놓고 있을 수 없기에 두 번째 IMC 캠페인까지 진행하며 마음에 걸렸던 점을 정리해 동료들과 공유했다. 그렇게 여러 팀이 합심한 끝에 몇몇 의견이 실행될 수 있었다.


마케팅은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다

물론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도 남아있었다. 브랜드의 본질과 연결된 탄탄한 브랜딩과 마케팅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마케팅은 수단 중 하나지, 단 하나의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많은 비용을 들여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메시지들이 마케팅용 채널과 콘텐츠에만 담겨 있거나, 서비스 안팎에서 접하는 여러 경험에 제대로 녹아들지 않았다면 브랜딩과 마케팅하는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 고객을 유입시켰다 하더라도, *LTV는 지속 가능할까?

*LTV(Life Time Value): 고객 생애 가치로, 유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창출한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

마케팅은 최전선이다. 고객을 바로 앞에 마주한 채 여러 매체와 콘텐츠로 메시지를 전하며 매출을 올려야 한다. 이 최전선에 힘을 잘 쏟기 위해서는 중앙이 안정돼야 한다. 중앙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최전선에만 몰두하면 내부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따라서 브랜드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기 위해서는 제품 중심으로 돌아가는 중앙 시스템에서 최전선을 지키는 마케팅 전략까지의 길을 잘 연결해 유저에게 일관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점점 높아지는 고객 획득 비용

한 명의 유저를 얻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는 줄기차게 등장하고, 기술력은 끝을 모르고 진화한다. *광고 구좌의 수보다 광고 경쟁자의 수가 더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광고ㆍ마케팅에만 사활을 걸어선 안 된다.

*광고 구좌: 한 전광판에 돌아가는 광고 영상의 자리

오늘날은 제품의 퀄리티보다 브랜드 파워로 승패가 결정 나는 시대다. 내로라하는 테크 기업의 각축장이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애플과 삼성만이 살아남은 것처럼 말이다. 서비스 역시 고도화의 시간을 거치다 타 비즈니스의 플랫폼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기술력의 정점에 이르는 순간이 온다. 그다음 경쟁력은 결국 브랜드 파워에서 결정 난다.

이미 시장의 흐름이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추세며,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브랜드가 유명 모델을 앞세워 TV CF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브랜드 파워는 캠페인 집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캠페인에서 전하는 메시지와 서비스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경험에 괴리가 존재한다면 똑똑한 유저는 그 차이를 금세 알아채고 실망하고 이탈로 이어진다. 이들은 아무리 리타기팅 광고로 유혹해도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경험 설계와 고객 관계 관리

때문에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CRM 액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 경험 설계와 마케팅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에측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CRM을 ‘푸시 마케팅’ 정도로만 여기는 경우가 있다. CRM은 말 그대로 ‘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다. 그 수단 중 하나인 푸시 마케팅은 고객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활용해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는 것이 목적인데, 푸시를 내보내는 것에 집중해 그 목적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푸시만 냅다 내리찍는 걸 CRM 마케팅이라고 한다면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CRM은 주로 마케팅 영역에 속하지만, 유저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전달하며 브랜드와 유저의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경험 기획의 영역과도 맞닿아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메시지를 내보내 리텐션을 높이는 CRM 액션은 ‘마케팅’에, 서비스에서 유저가 느낄 경험과 CRM 채널을 연결해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액션은 ‘브랜드 경험 기획’에 속한다.

유저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서비스 안팎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관계를 형성한다면, 자연스레 리텐션과 LTV가 높아지고 리타기팅 광고 비용은 낮아질 것이다. 더불어 기존 유저의 *오가닉 마케팅과 바이럴, 소셜 프루프를 통해 신규 회원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오가닉 마케팅: 유료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트래픽을 생성하는 마케팅


써놓고 보니 뻔한 이야기만 읊은 감이 있다. 그러나 늘 그렇듯 이론에 빠삭해도 실전은 어렵다. 풀어나가야 할 기존의 레거시들이 여기저기서 부유한다. 캠페인 기간 동안 제안했던 의견 중 반영되지 못한 내용에 갈증이 남아있던 찰나 서포터 경험팀으로의 이동은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었다.

팀이 만들어진 지 세 달, 우리 플랫폼의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메시지를 설정하고, 유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더 나아가 핵심 브랜드 가치와 경험을 정의한 후 다양한 서비스와 B2B와 B2C까지 연결해 이를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액션을 해나가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경험 기획과 서비스, 마케팅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기대된다.

늘 그래 왔듯 본질에 집중하며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브랜드 메시지를 깔끔하게 전달하는 데 몰입하자. 지금까지 경험 기획이 필요한 이유를 길게 늘어 놨는데, 한 문장으로 요약하려니 iPhone 6s 광고 카피가 떠오른다.

“달라진 것은 단 하나,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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