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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뮤제 드 카카오프렌즈

절대 눈에만 담고 그치지 말 것. 사진과 말로야 완성되는 공간이니.

일상적인 전시

뮤제 드 카카오프렌즈

특유의 친숙함으로 많은 이들에 사랑 받으며 카카오와 따로 또 같이 성장하고 있는 카카오프렌즈의 두 번째 전시가 올해 5월 27일까지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홍대점 지하, 카카오프렌즈 콘셉트 뮤지엄에서 진행된다. 대림미술관과 협업 해서다. 첫 번째 전시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의 설정과 내력을 소개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전시는 캐릭터를 이용해 잘 알려진 미술 작품을 패러디하는 것을 내용으로 삼는다. 일상의 캐릭터 카카오프렌즈가 선사하는 즐거운 일상, ‘뮤제 드 카카오프렌즈’의 내부를 들여다보자.

벗어나면서 끊어내지 않기

애니메이션 등 애초 캐릭터에 주력하는 분야가 아니고서는, 자사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홍보에 이용할 요량으로 공개하는 캐릭터가 브랜드 바깥에서 힘을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카카오프렌즈는 브랜드의 홍보를 위해 생산된 캐릭터가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한 드문 사례다.

2015년 분사 등으로 카카오프렌즈는 이미 카카오와 느슨한 연결고리를 가진 비교적 독립된 사업이다. 따라서 카카오프렌즈가 자사 캐릭터를 이용한 인형을 제작하고 LG생활건강과 협업해 자사 캐릭터가 그려진 치약이나 휴대폰 거치대를 판매하는 것은, 그것이 카카오톡의 이용자 수를 늘리는 등의 효과를 가져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카카오프렌즈라는 캐릭터 브랜드 그 자체를 홍보하기 위한 것에 가깝다. 전시회의 개최도 같은 이유다. 카카오나 카카오톡이 아니라 카카오프렌즈의 자리를 제고하기 위해 2016년 첫 번째 전시에 이어 이번 명화 패러디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프렌즈는 여전히 태생인 카카오톡과의 연결고리를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의 매력이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서 ‘활용’되는 데서 거듭 생산된다는 점을 아는 까닭이다.

카카오톡의 기본 이모티콘으로 처음 공개된 카카오프렌즈는, 여전히 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에서 고유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화가 나면 밥상을 엎고 잠이 오면 눈을 껌벅거리면서 고꾸라지는 이들이 순간순간의 감정을 대신하는 즐거운 경험의 반복은, 이용자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지탱하는 큰 축이다.

때문에 카카오프렌즈에 카카오톡 혹은 카카오와의 접점을 유지하는 일은 현재까지도 중요한 문제다. 이에 카카오프렌즈가 찾은 방법은 카카오톡의 주제를 카카오프렌즈에서도 지켜내는 것이었다.

‘일상’이라는 키워드가 그것이다.

일상적인 경험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가 확장한 서비스는 ‘카카오T(택시)’, ‘카카오헤어샵’, ‘카카오맵’ 등 모두 일상 수준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들 서비스의 태생인 카카오톡이 가장 일상적인 서비스인 ‘메신저’를 내용으로 삼고 있어, 이용자가 카카오에 원하는 것이 ‘일상의 서비스’인 까닭이다.

카카오프렌즈 역시 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어 같은 주제를 기반에 두고 있다. 지속해 협업하고 있는 LG생활건강과의 콜라보 제품 역시 치약, 물티슈, 샴푸 등의 생필품이다. 명품 패션 브랜드인 ‘루이 비통’과의 협업에서 역시 중심은 ‘소비자들이 루이 비통을 새로운 시각으로 발견’하도록 만드는 데 있었다. 다시 말해, 카카오프렌즈의 고급화가 아니라 루이 비통 이미지의 대중화가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그렇다면, 이 같은 지속적인 ‘일상성’은 다소 비일상적인 경험인 ‘전시’를 만나, 어떤 방식으로 유지 혹은 변형됐을까.

키치한 것

전시에는 만지지 말라는 제약 외에 사진을 찍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행동에 대한 제지가 없었다. 많은 관람객이 작품마다 멈춰 서서 사진을 찍었다. 아이와 동행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도 있었고, 친구 혹은 연인으로 보이는 방문객들도 있었다. 관람객들은 제가끔 스마트폰을 들어 서로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네가 나를 찍으면 나도 너를 찍어주마, 하는 대화들이 군데군데서 들렸다. 초등 저학년생쯤 되는 아이를 멀직이 뒤따르던 부모가 아이가 멈추어 선 틈을 타 아이에 따라붙어서 아이의 사진을 찍었다. 작품을 곰곰이 살펴보던 아이가 어피치는 어디에 있는지 어머니에 물었다.

관람객에 감상은 작품을 보는 순간 단박에 일었다. 관람객들은 좋아하는 친구의 한 번 본 적 없는 차림새를 맞닥뜨린 것처럼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의 즐거움이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었고, 행동에 대한 큰 제약이 없었기 때문에 관람객은 작품을 짧게 일별하고, 나머지 시간을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 나누면서 그것을 사진으로 남기는 일에 집중했다.

‘키치(Kitch)’한 전시회였던 덕이다.

카카오프렌즈가 이번 전시의 방향으로 내세웠던 것은 미술사조 ‘키치’였다. ‘손쉬운 미적 경험’을 가리키는 해당 단어는 대중문화 전반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일상에 지나치게 영향 미치지 않을 만큼의 감상과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전시인 셈이다. 일상적인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카카오답다. 그리고 어쩌면 카카오프렌즈 자체의 매력 역시 거기에 있다. 가끔 새로워도 금세 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만나게 될 친숙한 캐릭터라는 데.

카카오프렌즈의 키치한 매력에 평소에 이끌리고 있었던 분이라면, 그리스 신전에 있을 법한 모양의 석고상이나 스테인드글라스, 명화 ‘마지막 만찬’이나 ‘천지창조’의 인물로 분한 카카오프렌즈를 만나러 전시에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가능하다면 서로 사진을 찍어줄 누군가나 혼자가 편하다면 셀카봉을 대동해서. 절대 눈에만 담고 그치지 말 것. 사진과 말로야 완성되는 공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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