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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DX 시장, 국산 플랫폼으로 바꾼다” 윤커뮤니케이션즈, 일본 진출

윤여주 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주만호 WBJ소프트 대표 공동 인터뷰

국산 디지털 전환(DX) 플랫폼으로 올 상반기 중앙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윤커뮤니케이션즈가 이번에는 일본 시장에 도전한다.

국내 정부·공공기관 DX 플랫폼 1위 기업 윤커뮤니케이션즈가 일본 소프트웨어 유통 전문기업 WBJ소프트와 손잡고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사는 지난 9월 총 20억 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수출 계약을 체결, 윤커뮤니케이션즈의 6개 핵심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9월 19일 윤커뮤니케이션즈와 WBJ소프트가 DX플랫폼 일본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수출계약 규모는 20억 원. WBJ소프트는 앞으로 1년 간 홍익인간 CMS, LMS 등 DX 플랫폼 및 임베디드 SW를 일본 시장에 유통한다. 사진은 윤여주 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좌측)와 주만호 WBJ소프트 대표(자료=디지털 인사이트)

일본 정부는 2021년부터 디지털 전환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일본 싱크탱크 후지키메라총연에 따르면, 일본 DX 시장은 2030년까지 6조5195억 엔(약 61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수적인 시장 분위기’와 ‘기술력 부재’라는 두 가지 장벽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 기업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계약이 주목 받는 이유는 시장 접근법에 있다. 그간 많은 국내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 기업이 일본에 진출할 때 ‘현지 법인 설립’이라는 정공법을 택했다가 문화적 장벽과 의사결정 구조의 차이로 좌절한 바 있다. 이에 윤커뮤니케이션즈는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파트너와 유통 협력을 체결, ‘일본 기업이 일본 고객에게 공급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윤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5월 몽골 대표 IT기업 게르게시스템즈(Gerege Systems LLC)와 수백억 규모의 소프트웨어 수출 계약을 체결, 중앙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한 바 있다. 이번 일본 수출은 동북아시아 확장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윤커뮤니케이션즈 신사옥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서 윤여주 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와 주만호 WBJ소프트 대표를 만나 이번 계약의 전략적 배경과 일본 시장 진출 계획을 들었다.

일본 DX 시장, 왜 지금인가

Q. 이번 소프트웨어 수출 계약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윤여주 대표(이하 윤 대표): 일본 정부가 수십 년 만에 IT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 기업들도 함께 변화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CMS, LMS(학습 관리 시스템) 같은 핵심 플랫폼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전자계약 시장 점유율은 아직 5%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디지털 전환의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죠.

주만호 대표(이하 주 대표): 일본은 최근 정부 주도로 행정·산업 전반의 DX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 현장에서는 시스템 노후화와 부서 간 데이터 단절 문제가 크게 지적되고 있어요.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에서 검증된 디지털 전환 플랫폼을 도입함으로써, 일본 기업이 직면한 ‘레거시 시스템 개선’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일본은 여전히 ‘아날로그 국가’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일본의 DX 산업은 어떤 수준인가요?

윤 대표: 일본의 DX 산업은 이제 막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디지털청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조직문화와 기존 시스템의 복잡성 등 구조적 제약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히는데요. 하나는 신중하고 보수적인 시장 특성, 두 번째는 DX 전문 인프라와 기술 인력의 부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DX 플랫폼 산업이 성숙되지 않았습니다. 플랫폼이 있다 해도 초보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죠. 변화 의지가 있어도 제대로 해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두 가지가 일본의 DX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윤여주 대표는 일본의 DX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의 기술 협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Q. 일본의 DX 전문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윤 대표: 일본은 여전히 기존 시스템 중심의 구조가 강해, 플랫폼형 DX 기업은 이제 막 늘어나고 있는 단계라고 봅니다. 반면 한국의 DX 전문 기업들은 한발 앞서 일본 시장에 진출해, 특정 영역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습니다. 일본은 DX라는 개념이 비교적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시장 진출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고 볼 수 있죠.

Q. 일본에서는 한국 IT 제품이 유통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주 대표: 과거에는 한국 IT 제품에 대한 불신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보수적인 시장 특성과 까다로운 품질·보안 요구 때문입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DX를 시도하면서 자국 제품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실제로 한국 제품을 납품 받고 “한국 건데도 괜찮네”라는 케이스가 생기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3~5년 검증 기간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죠.

Q. 이번 수출 계약은 윤커뮤니케이션즈의 플랫폼을 WBJ소프트가 유통하는 형태입니다. 왜 이런 방식을 택했나요?

윤 대표: 일본 시장의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처음에는 일본 시장에 직접 들어가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했는데 일본 기업에서 제시한 계약 조건이 까다로웠습니다. 그간 일본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이 잘 안된 것도 현지 지사를 설립하려 했던 탓이 크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꿔 현지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파트너를 통해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히타치, 후지쯔, 소프트뱅크 같은 대기업 유통망을 확보한 WBJ소프트와 올해 5월부터 논의를 시작했고 반년도 안돼 수출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특히 WBJ소프트는 자사의 형상관리 솔루션인 ‘소프트매니저(SoftManager)’를 일본에서 유통한 경험이 있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004년 설립된 국내 IT 기업 WBJ소프트는 지난해 일본에 동명의 법인을 세우고 형상관리 솔루션 ‘소프트매니저’를 일본 내 유통, 공급 및 컨설팅 중이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주 대표: 저희는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윤커뮤니케이션즈의 플랫폼을 일본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운영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일본 고객에게는 ‘일본 기업을 통한 도입’이라는 신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가 시장 안착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안에 첫 매출, 동북아시아 전체로 확장

윤커뮤니케이션즈의 DX 플랫폼 ‘홍익인간 CMS’는 중소벤처24, 정부24, 경기도 알림톡 등 수많은 국내 행정·공공 시스템의 토대가 됐다. 2022년 DX 플랫폼으로는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의 사스(SaaS) 버전을 출시했다. 지난해부터 다양한 해외 기업과 협력 중이며 이번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동북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자료=윤커뮤니케이션즈)

Q. 윤커뮤니케이션즈 플랫폼이 일본 DX 시장에서 지닌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윤 대표: 홍익인간 CMS를 비롯한 윤커뮤니케이션즈의 DX 플랫폼은 한국 공공·민간 영역에서 안정성과 확장성을 이미 검증 받았습니다.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현지화·커스터마이징·보안까지 통합 제공하는 점이 차별화 요소입니다. 일본 내 기존 솔루션은 일부 영역에 특화되어 있으나 통합 플랫폼 형태는 부족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주 대표: 윤커뮤니케이션즈 플랫폼은 정부24 같은 대형 정부 프로젝트로 그 역량이 이미 검증됐습니다. 특히 일본 기업은 미국이나 유럽 제품보다 아시아권 제품에 더 익숙해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윤커뮤니케이션즈 플랫폼이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첫 매출은 언제쯤?

윤 대표: 현재 일본 대기업을 대상으로 논의를 진행 중으로 연내 수출 금액이 결정돼 판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Q. 이번 협력이 회사와 일본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합니다.

윤 대표: 이번 계약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수출이 아니라, 과거 수많은 국내 기업이 실패했던 일본 DX 시장에 한국 기술이 본격 진출하는 신호탄이기도 합니다. 팬데믹 때 한국 IT 기업이 일본에 많이 들어갔습니다. 모두 성공한 건 아니지만, 일부 기업은 특정 영역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런 사례처럼 일본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으며, 통합 DX 플랫폼 진출의 기회가 왔다고 판단합니다. 특히 윤커뮤니케이션즈 입장에서 일본 진출은 동북아시아 확장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주 대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 내 기존 DX 솔루션은 특정 업무에 특화된 제품입니다. 윤커뮤니케이션즈의 통합형 플랫폼이 일본 시장에 도입된다면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윤커뮤니케이션즈는 이번 일본 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동북아시아 전반으로 진출할 계획이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Q. 앞으로의 계획은?

윤 대표: 지금은 DX 플랫폼을 일본에 유통하고 파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는 통합된 올인원 플랫폼으로 구축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또 이번 일본 계약을 시작으로, 동북아시아 전반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홍익인간 CMS라는 플랫폼에 WBJ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ITSM(IT 서비스 관리) 제품을 결합해 통합 솔루션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금 공공기관이나 기업 대부분은 승인받은 소스가 운영 서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장애 원인을 찾는 데 며칠씩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ITSM은 이런 단절된 관리 체계를 통합해, 요청부터 배포까지 모든 이력을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앞으로 AI와 클라우드가 결합된 복잡한 환경에서는 이런 통합 관리가 IT 자산을 지키는 가장 기본이 될 거라고 봅니다.

주 대표: 현재는 연 20억 원으로 시작하지만, 일본 DX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만큼 매년 100%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해 일본 기업 고객에게 최적의 DX 환경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공동 개발 프로젝트로 확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 섬네일조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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