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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UX writing의 역할과 중요성

국내 시장의 UX 분야에서도 UX writing의 역할과 중요성은 점차 확대될 것

최근 KB국민은행, 신한카드 등 금융 서비스 분야와 한국고용정보원 등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디지털 채널(웹, 앱 등)을 새롭게 구축하는 프로젝트들의 제안요청서(RFP)에 ‘UX writing’이란 용어가 등장했다. 이제 국내에서도 ‘UX writing(User eXperience writing)’이 사용자의 관점에서 대화하는 콘텐츠의 전문성으로 인정받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UX writing의 기원은 1993년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이 애플 컴퓨터에서 ‘User Experience Architect’라는 직함을 최초로 사용하면서 디지털화와 인터넷 기술의 영향으로 사용자와 기기나 서비스 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 할 방안으로 인간 중심 디자인(Human Centered Design)을 시도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당시 사용자와 디지털 제품(또는 채널) 사이에 잘못된 단어(또는 텍스트) 사용으로 제품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했고, 애플을 비롯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최초로 고용했다.

당시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은 주로 카피라이터와 저널리스트, 그리고 테크니컬 라이터였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간단한 단어로 직관적이거나 추상적인 개념을 텍스트로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용어 선택과 텍스트 작성의 전문가들로서 초기의 UX writing 작업의 기반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감을 주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후반에 이르는 동안 기업 내부에서 제품 관리자, 개발자, 마케터, 고객 지원부서 담당자를 포함한 다양한 UX 관련 관계자와 협력해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의 UX 프로세스 내에서 텍스트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차 더 높아짐에 따라 UX 분야의 새로운 영역으로 인정받고, 명칭도 UX text writing, UI text writing, UX copywriting 등 지역이나 개별 기업마다 다른 명칭을 사용했다. 이후 UX writing으로 일반화됐다. 2015년 이후에는 방법론의 내용과 형식에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춘 여러 교육 프로그램과 도서 출시로 UX writing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이제는 인재 검색 서비스인 링크드인(Linkedin)에 등록된 글로벌 시장의 UX writer가 약 5만 8천 명일 정도로 전문적인 직업군으로 발전했고, 사용자를 위한 텍스트(또는 카피)를 새롭게 작성하는 UX writing 영역과 리뉴얼을 위해 기존에 존재하는 텍스트를 개선(교정 및 윤문)하는 UX editing 영역으로 세분화됐다.

그렇다면 왜 UX writing이 사용자 경험 프로세스에 필수일까? 이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디바이스(미디어)의 발달과 정보량(콘텐츠)의 증가로 제한된 시간 내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사용자의 읽는 행위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해상도가 높은 스크린이라고 해도 온라인 텍스트 읽기는 인쇄된 자료보다 25% 느리다고 한다. 또한 사용자는 웹사이트에서 보는 단어의 20~28%만 읽는다고 한다(출처: usabilitygeek.com).

사용자는 과거보다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지며, 긴 단락과 문장을 읽기에도 버거워 한다. 우리는 콘텐츠를 읽지(Reading) 않고 스캔(Scanning)하듯 재빠르게 훑어본다. 따라서 사용자에게 웹사이트나 앱에서 상호작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유용한(Useful) 정보를 명확하고(Clear), 간결하게(Concise)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용자와 유대감 형성을 위해 쉬운 언어로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로 대화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ICT 기업들과 KB국민은행, 신한카드 등 금융기업들을 중심으로 웹사이트나 앱 등 디지털 채널의 사용성 향상을 위해 UX writing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보이스앤톤(Voice & Tone)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이 20~30년에 걸쳐 진행한 사안을 단지 10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UX writing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분명 국내 시장의 UX 분야에서도 UX writing의 역할과 중요성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그들의 선진 이론을 배우고 관련 경험을 참고해 한국어에 맞는 UX writing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들의 장점과 문제점, 시행착오들을 분석해 한글에 맞는 우리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텍스트로 상호작용의 즐거운 경험을 시도해 보는 게 급선무다.

글. 박증우 와이어링크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