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사이트님의 아티클 더 보기

UI/UX

01. ‘UX 디자인’에 대한 당신의 오해를 정정해드립니다

오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목차

최근 몇 년 사이, ‘UX 디자인’은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단어가 됐다. 이제는 분야를 막론하고 ‘이 제품은 UX 디자인을 고려했다’는 광고카피가 보인다. 그렇게 데스크톱과 모바일 웹 디자인을 넘어 제품 설계 단계에서도 UX 디자인은 핵심 고려요소다. 그러나 ‘UX 디자인’이란, 막상 설명하려면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익숙하지만 똑 부러지게 설명할 수 없는’ 개념이다. 마치 포스트모더니즘이나 창조경제처럼. IT에 관해서라면 끗발 좀 날리는 우리 독자들도 매한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송인광 사원이 라이트브레인 UX 아카데미 1기에서 산전수전 겪어 가며 얻은 깨달음이다. UX 디자인에 관해 갖고 있던 오해들을 깨뜨려 UX 개념을 확실하게 바로잡고 싶다면 이 기회에 각 잡고 정독해보자.

UX 디자인에 대한 네 가지 오해

3개월간 펼쳐진 라이트브레인 UX 아카데미 강의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그래서 대체 UX 디자인은 뭘까?’의 해답이었다. 그동안 쌓아둔 나 나름의 이해는 첫 시간부터 산산조각이 났고, 혼자서 한참을 부끄러워 했다. 수업을 들으며 깨달은 UX 디자인에 대한 나의 오해들 때문이었다. 이 자리에서 그 오해들을 부끄럽지만 소개해 보겠다.

① UX 디자인은 ‘사용성’만을 고집한다

흔히들 좋은 UX 디자인은 사용자가 느끼기에 가장 편리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나 역시 좋은 사용자경험 디자인의 관건은 ‘사용성’이라고 짐작했다. 아니었다. 수업에서 소개된 세발자전거 사례는 ‘편리한 사용성’만이 UX의 전부가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만약 ‘사용성’이 디자인의 전부라면 바퀴 셋으로 균형을 맞춰 넘어질 염려가 없는 세발자전거는 두발자전거보다 훨씬 우수한 디자인의 자전거일 것이다. 그리고 이용자가 매 순간 균형을 유지하며 타는 ‘불편한’ 두발자전거는 거리에서 영영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는 어떤가? 우리가 거리에서 보는 거의 모든 자전거는 두 발 달린 것이니 우리의 편견과 달리 ‘사용성’과 ‘편리함’만이 사용자의 경험을 결정짓지 않는다.

결국 좋은 UX 디자인이란, 사용성뿐만 아니라 유용성, 신뢰성, 감성, 의미 등을 모두 고려한 디자인이다([그림 ①]참조).

Special Issue, UX - 디아이 매거진
[그림1] 좋은 UX 디자인의 요소

② UX 디자인은 프로젝트 중간에 거쳐가는 단계

‘UX를 고려한 디자인’이라고 다들 소리높여 외치는 시대지만, 여전히 UX 디자인은 화면이나 제품 설계 단계에서 잠시 고려하는 부분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부끄럽지만 그중 하나였다.

라이트브레인 UX 아카데미를 수강하면서 결국, 이 교육의 커리큘럼이 UX 디자인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UX 디자인은,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 필요한 하나의 완성된 방법론이다. [그림 ②]의 도식이 바로 UX 디자인 프로세스라고 말할 수 있다(필자 책상에도 붙여 놓았다).

Special Issue, UX - 디아이 매거진
[그림2] UX 디자인 프로세스

인간은 단순히 ‘편리한 것(사용성)’만 찾지 않아요. 편리한 것에 앞서 ‘유용한 것(유용성)’을 찾게 되고, 유용하다는 판단이 내려졌으면 그다음에는 신뢰성을 따지게 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은 미적인 기준이나 취향, 흥미 등의 감성적 가치와 의미를 찾기 원해요.

조성봉 라이트브레인 UX1 컨설팅 그룹 이사, UX 교육 중

③ UX 디자인과 UI 디자인은 같다

‘UX·UI 디자인’이라는 말을 한 묶음처럼 듣다 보니 UX와 UI를 동일한 개념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UX 디자인 안에 UI가 하나의 과정으로 속할 수는 있으나,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UX 디자인은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UX 디자인의 출발이 UI와 인터랙션 디자인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사용자 경험은 매우 포괄적이어서 UX 디자인의 분야도 서비스, 전략 수립에 이르고 있다. [그림 ③]처럼 UX 디자인은 UI 디자인보다 훨씬 큰 개념이다.

Special Issue, UX - 디아이 매거진
[그림 3] UX 디자인과 UI 디자인은 같다?

④ UX 디자인은 사용자만을 생각한다

‘UX 디자인은 사용자만을 생각한다’는 명제가 큰 오해라고 들었을 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UX의 U가 USER를 뜻하는데, 그럼 ‘사용자’ 말고 또 무엇을 고려한다는 거지?”

정답은 바로 콘텍스트(Context)였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뉴스 기사 하나를 읽으면서도 출근길, 회사, 화장실, 침대, 곳곳에서 상황이 다르고, 그에 따른 사용자의 경험도 변한다. 사용자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처한 ‘상황’까지 고려해야 더 좋은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기에 콘텍스트를 고려해야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UX에서 사용하는 콘텍스트라는 단어는 단순히 상황과 환경뿐 아니라, 장소, 시간, 사회문화적 배경 등을 포괄한다는 사실이다(그래서 UX 교육 기간 동안은 ‘상황’이라는 단어 대신, 콘텍스트라는 영문표현을 사용한다).

아래에서 위로, 발산에서 수렴으로

UX 디자인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디자인의 전 프로세스가 아래에서 위로, 발산에서 수렴으로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리서치 대상자들로부터 받은 수 많은 의견들 속에서 유의미함(Key Finding)을 분석하고, 90여 개의 발견점을 다시 추려내 12개의 시사점을 도출하고, 최종적으로 하나의 UX 가치를 설정하는 일련의 과정은 상상 이상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팀원 모두 영양제까지 챙겨 먹으며, 주중과 주말마다 각자의 업무 후에 펼쳐진 마라톤 논의는 UX 교육이 이뤄졌던 3개월 동안 끊긴 적이 없다.

가끔 토론이 산으로 간 적도 있지만, 그때마다 조성봉 이사와 곽재영 선임이 방향을 잘 잡아줬고 그러면 팀원들 모두 다시 힘을 내어 노를 저었다. 이번 라이트브레인 아카데미에서는 2015년 출시될 스마트 워치를 디자인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는데, 교육에 참여했던 수강생 모두가 우리가 디자인하고 있는 제품이 실제로 출시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진지하게 임했다.

역방향 디자인

무엇보다 끝까지 UX 교육을 잘 완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조사하고 이야기했던 모든 UX 디자인 과정을 통해 ‘어떤 제품이 나올 것인가’라는 호기심과 기대감 때문이었다.

수강생 중에는 제품 디자인 업계 베테랑도 있었는데, 그는 그동안 해왔던 제품 디자인 방식과 UX 디자인 내에서 제품 디자인 방식이 정반대인지라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제품을 먼저 디자인한 후,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사용자 반응을 점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사용자의 경험을 발견하고 거기서 이슈들을 선정해 가치를 만들고 최후에 디자인을 진행하는 UX 디자인은 분명 기존 디자인 질서에 반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UX 디자인 과정이 기존 디자이너들에게 더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수 참여자 모두 기존에 갖고 있던 배경지식과 습관들을 잊기 위해 노력했고, 새롭게 배운 UX 디자인을 프로젝트에 접목하기 위해 정진했다.

열매를 기다리며

얼마 전인 2월 초, 약 3개월간 모두가 고생하며 만든 생에 첫 UX 디자인으로 설계된, 스마트 워치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디자인으로만 소개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프로젝트를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그 디자인이 ‘실재(實在)’가 되어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2017 August, Special Issue

Contents

PART 1
Way to Good UX

월간 웹 2010 3월호
좋은 UX를 위한 두 가지, 콘셉트 도출과 리서치

월간 웹 2014 1월호
기업 UX조직, 꾸리고 이끄는 최상의 방법

PART 2
디지털 시대의 디자이너 역할

월간 웹 2013년 2월호
디자이너, 모바일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3월호
디자이너, 브랜딩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4월호
디자이너, 모바일 UX 사용성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5월호
디자이너, 자신만의 색을 갖다

월간 웹 2013년 6월호
디자이너, 트렌드를 이해하다

PART 3
사례를 통해 살펴본 UX

월간 웹 2015 3월호
‘UX디자인’에 대한 당신의 오해를 정정해드립니다

월간 웹 2010 3월호
경험, 그것은 디자인의 본질일 뿐이다

월간 웹 2015 7월호
디자인 일평생 애플 ‘리사’ 디자이너 빌 드레셀하우스

월간 IM 2015 9월호
날 것, 날다 이희현 로우로우 대표

월간 웹 2015 10월호
우리가 어떤 ‘폰트’입니까 우아한형제들X산돌커뮤니케이션의 폰트폴리오

월간 디아이 2016 6월호
디지로그를 말하다 현대카드 ‘디지털 현대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