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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UI도 표절이 인정될까?” 카카오페이 vs 삼성화재 사건 속 지식재산권

UI 디자인 저작권 분쟁을 둘러싼 주요 쟁점

(자료=디지털인사이트)

“카카오페이의 모바일 가입 프로세스는 신생 보험사로서 고객의 편의성과 가치 창출을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만들어낸 창작품이다.”

지난달 26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측이 삼성화재가 자사 해외여행자 모바일 가입 UI를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공식 항의한 내용 중 일부다.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가 지난달 3일 업데이트한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프로세스가 가입 단체, 화면 구성, UI, 레이아웃, 심지어는 안내 문구까지 자사 디자인과 동일하게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측이 제시한 자료에선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삼성화재 사이에서 전체적인 UI 레이아웃 디자인은 물론, UX 사용흐름이나 버튼 삽입 문구, 타이틀 안내 문구 등 다양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화재 측은 “보험 가입 과정은 업계 표준”이라며 보험상품 가입 과정상 보이는 유사성은 업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오히려 삼성화재는 “온라인 해외여행자보험을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회사는 우리다”며 디자인 표절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UI·UX의 지식재산권에 관한 것으로 삼성화재가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을 최초로 판매한 원조이기 때문에 표절 시비는 억지라는 주장은 논점에 맞지 않다”고 말하면서 관련 논란이 격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당사자들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만큼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의 의견들도 분분한 상태다. 과연 왜 이렇게 UI·UX 디자인의 표절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걸까? 이번 글에선 UI 디자인의 지식재산권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UI 디자인의 태생적인 한계로 보호 받기 힘든 ‘저작권’

일반적으로 디자인 작품 표절 사건을 보면 보통 ‘저작권’을 떠올린다. 하지만 저작권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UI 디자인에는 3가지 지식재산권이 적용된다. ‘디자인권’ ‘저작권’ ‘특허권’ 이렇게 3가지가 UI 디자인의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자주 보이는 권리들이다.

이들 중 저작권의 경우, UI의 창작적, 창의적인 요소를 주로 보호하는 권리다. 별도의 그래픽 작업물, 아이콘 등이 대상이며, 창작과 동시에 권리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별도의 등록 절차가 없어도 된다.

일반적으로 UI 디자인은 저작권의 보호받기 쉽지 않다(자료=어도비)

그러나 여러 UI 디자인들이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한다. 주로 사용되는 기기와 플랫폼, OS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유사한 디자인이 나오기 쉽다는 UI 디자인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다. 요컨대 최소한의 창작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말이다.

실제 특허사무소 온음은 “저작권법상 UI 디자인 보호는 현재 법원의 입장에선 전체적인 창작성의 범주로 보는 것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특히, 단일 UI 디자인의 경우에는 디자인보호법에 의하지 않고서는 제3자로부터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UI 디자인 출원 및 소송의 디자인보호법과 디자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UI 디자인을 보호할 수 있는 주요 수단 ‘디자인권’

앞서서 UI 디자인을 보호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언급된 디자인보호법과 디자인권은 무엇일까? 먼저 디자인보호법은 산업 디자인, 패션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며, 디자인권은 디자인을 창작한 자 또는 그 승계인이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보호받는 권리다.

실제 특허청 디자인맵은 디자인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해 “디자인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디자인은 독립적으로 거래할 수 있고, 반복 생산이 가능한 물품이다”며 “일반적으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제품 디자인, 가구 디자인 이외에도 그래픽 디자인, GUI 디자인, 글자체 디자인 등이 디자인보호법의 보호 대상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특허청 디자인맵은 UI 디자인 역시 디자인보호법 보호 대상이라고 보고 있다(자료=특허청)

주로 특허청이 디자인권 판단에 중요시하는 인정 요소는 3가지다. ‘신규성’ ‘창작성’ ‘공업성’이다. 먼저 신규성은 말 그대로 디자인의 최초 여부를 묻는 요소다. 두 번째 창작성은 디자인의 독특함을 묻는 요소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디자인은 디자인 권리를 인정받기 쉽지 않다. 마지막 공업성은 공업생산 또는 양산이 가능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묻는 요소다.

실제 애듀테크 스타트업 기업 ‘슬링’은 작년 1월 비상교육의 기출탭탭이 자사가 운영하는 ‘오르조’의 화면 2분할 동적 디자인 기능과 문제지 상단 OMR 마킹 등의 디자인과 기능을 표절했다며 법적 조치에 나섰다.

당시 안강민 슬링 대표는 “특허청에서도 신규성, 창작성, 공업성 모두 인정받은 UI·UX 디자인권을 침해 받았다”며 법정 싸움을 예고했고, 비상교육 역시 이에 대해 “스마트 디바이스의 고유 특성인 멀티태스킹 측면에서 화면을 분할하고 분할된 화면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앱이 제공하는 당연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라고 반박했다.

이후 비상교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도 두 회사는 결국 작년 5월부터 특허청 조정절차을 밟았다. 결과적으로 비상교육은 업데이트를 통해 동적 분할 기능을 없애고, 지문 크게 보기, 문제 크게 보기, 지문과 문제 동일한 크기로 보기 등 3가지 옵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을 추가했다.

기술적인 진보와 발전성이 중요한 ‘특허권’

이제 특허권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이미 특허청에서 디자인권을 관리하는데 UI 디자인 특허권이 또 있어?”라는 의문을 가지기 쉽지만, 특허권과 디자인권은 엄연히 보호 대상과 등록 요건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별도의 권리다.

앞선 디자인권이 제품의 디자인 자체를 보호하며 제품의 외관이 동일하거나 유사할 때 보호받을 수 있다면, 특허권은 아이디어를 보호한다. 비교되는 제품 서비스의 외관이 서로 다르더라도 아이디어가 동일하다면 특허권의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또한 앞서 말했듯 특허권의 경우, 디자인권과 다르게 등록 요건에도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 기술에 비해 복잡한 기술적인 진보가 있었다는 ‘발전성’을 입증해야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허권과 디자인권의 차이점(자료=특허청)

하지만 UI는 기술적인 진보를 자랑하는 디자인이 아니다. 선발주자와 디자인이 유사하더라도 사용자에게 더 쉽고, 간편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때문에 적지 않은 UI 디자인이 특허권 취득에 실패하거나, 특허권 취득 자체에 도전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측 관계자도 “UI·UX 등에 특허권을 등록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었어서 따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UI 디자인에 특허권 취득을 포기하거나 실패한 것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뿐만이 아니다. 이광재 특허사무소 온음 변리사는 과거 비바리퍼블리카가가 숫자 4~6개에 영문자 1개를 더하는 비밀번호 입력 화면 UI를 특허권 신청을 진행했지만 디자인 특허로 인정받지 못한 사례를 특허권 취득 실패 사례로 소개했다. 토스 역시 따라하기도 어렵고 복잡한 디자인 대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택했기 때문이다.

저작권, 디자인권, 특허권이 없어도 남아있는 ‘부정거래방지법’

물론 앞서 저작권, 특허권, 디자인권 등으로 디자인이나 제품 서비스가 보호받을 수 없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 부정거래방지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부정거래방지법은 타인의 아이디어나 제품을 무단으로 훔쳐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부정한 경쟁 행위, 즉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특허 정보 검색 서비스 업체 윕스는 지난 2021년 워트인텔리전스가 자사의 UI 디자인을 무단으로 차용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조 항목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워트인텔리전스가 윕스의 UI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윕스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 재판부가 1심 판단을 뒤집었다. UI 디자인 및 서비스 개발한 윕스의 기획 과정,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실제 이번 사태에서도 카카오페이손해보험측은 “삼성화재가 현재의 가입 절차 화면을 제공해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UI 디자인이 부정거래방지법으로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7년 G마켓은 11번가가 판매자가 함께 진열하고 싶은 상품들을 그룹으로 묶어 웹페이지에 개발 상품과 함께 노출시키는 그룹핑 서비스 ‘상품 2.0’을 모방해 ‘단일상품 서비스’를 제작했다고 주장하며 부정거래방지법 위반을 근거로 사용 금지와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후 약 5년에 걸친 법정싸움 끝에 2022년 대법원은 “그룹핑 서비스는 전통적인 판매 방식을 온라인에서 구현한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피고도 이미 인식하고 있던 것이어서 특별히 독창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를 구현하는 기술적인 수단 역시 보호할 가치가 있을 만큼 고도화되었거나 독창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그룹핑 서비스가 부정거래방지법 보호 대상에 해당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결국 부정거래방지법 역시 독창성과 진보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마치며

UI 표절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점점 더 많은 UI 디자이너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이들이 디지털 시대의 지식재산권 보호 논쟁이 얼마나 복잡하고 모호하며, 도전적인 과제인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실제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의 <모바일 앱 디자인의 표절 인식 연구: 국내 실무 디자이너를 중심으로>는 “디자인 획일화 현상으로 모바일 앱 디자인 간의 시각적 유사도가 높아지면서 앱 디자인 표절 이슈들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디자인 표절 이슈가 증가하고 있다는 현황을 보고하면서도, “앱 디자인에 대한 표절은 전통적인 고정형 그래픽, 제품 디자인과 달리 불명확하고 모호한 형태로 기준이 제시되고 있어 이에 대한 뚜렷한 판단이 어렵다”고 표절이 공공연해지는 현황에 대한 경각심과 새로운 디자인 지식재산권 보호 방안 논의를 촉구했다.

결국 그동안 디지털 전환기에 중요성이 높아지던 UI 디자인 분야 역시 다른 디자인 분야들처럼 획일화 현상과 표절 시비가 잦아짐에 따라, 혁신과 창의성을 장려하면서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방안을 모색할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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