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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umer Trend] MZ 세대는 자린고비? 티끌모아 ‘플렉스’

“2일 만에 4억원을 벌었지 뭐야”

차를 좋아하는 A 씨는 친구의 차를 운전하다 접촉 사고를 냈다. 친구 차는 기본 차량 가격이 3억 원에서 시작하는 벤틀리였다. A 씨는 수리비를 마련하기 위해 ‘Flex’라고 적힌 상품들을 판매했다. 그리고 2일 만에 12억 원을 팔고, 일주일 만에 2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A 씨는 유튜브에서 한 마디를 남긴다. ‘이 티셔츠로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래퍼 염따의 이야기다. 2020년 소비 트렌드 3편의 주제는 Flex다.

차량 수리비를 마련하기 위한 염따 굿즈(사진 = 염따 인스타그램)

*이 조사는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20~59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이다.

플렉스(Flex)는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만족감을 추구하는 형태의 소비 트렌드를 일컫는 말이다. 요즘 젊은 세대인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돼, 2020년을 대표하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Flex가 왜 플렉스야? 플렉스가 뭔데?

Flex의 사전적 의미는 ‘구부리다’, ‘몸을 풀다’이지만 그 어떠한 사전을 찾더라도 지금의 ‘플렉스’의 의미인 ‘과소비를 하다’, ’자랑을 하다’란 의미는 나오지 않는다. Flex는 어떻게 지금의 플렉스가 됐을까? 바로 보디빌딩에서 시작됐다. 몸을 멋지게 만든 보디빌더들은 대회에서 한껏 자신의 근육을 자랑한다. 특히 자신의 이두근을 자랑하기 위해 팔을 플렉스(구부린다)한다. 이를 미국 래퍼들이 ‘자랑한다’는 의미로 사용하여 지금의 플렉스가 됐다.

플렉스는 누가 좋아하는대?

플렉스는 2020년 소비트렌트를 대표하는 키워드이자 MZ 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이다. 1980~1994년생의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생을 뜻하는 Z세대를 합친 MZ 세대는 지금의 20·30세대를 가리킨다. 그리고 이는 조사 결과에도 드러났다. 플렉스 소비에 대해 모든 성별이 젊은 세대일수록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자기만족’, ‘즐기는 시기’, ‘스트레스 해소’ 등 이유로 긍정적이라 답했다.

플렉스를 왜 하는 거야?

“지금의 젊은 세대는 6·25이후 최초로 부모보다 못사는 세대가 될 것”

MZ 세대와는 달리 기성세대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생활에 필요한 지출 만을 했다. 누군가는 자수성가를 꿈꾸고, 누군가는 내 집 마련을 꿈꿨다. 가족과 노후를 위해 살아야 했기에 ‘플렉스’를 생각할 여유 따윈 없었다. 하지만 MZ 세대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말과 같이 MZ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못살 가능성이 높다. 2010년대 초반 젊은 세대는 단 3가지(연애, 결혼, 출산)만 포기해서 3포 세대라 불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졌고, 지금은 다포 세대가 됐다. 그래서 MZ 세대는 ‘내일’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는다.

그들이 노력 하더라도, 기성세대처럼 결혼해 자식을 낳고 내 집을 마련하는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고 MZ 세대가 모든 것을 포기하진 않았다. ‘나, 자신’이 남았다. MZ 세대는 열심히 산 자신을 위해 ‘플렉스’를 하고, 또 다시 열심히 살아간다.

플렉스의 대상이 뭔데?

플렉스의 주요 대상은 해외 명품과 수입 차량 등 외국산 물품이 주를 이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14.2% 감소했지만 플렉스의 대상인 명품 매출은 9.2% 증가했다. 이러한 인기에 루이비통을 시작으로 구찌, 프라다 등 줄줄이 가격이 인상됐다.

여성에게 해외 명품이 집중했다면, 남성은 수입 차량이 주 타깃이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7%가 성장했다. 또한 판매량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가 1위, 포르쉐 카이엔이 2위, 포르세 파나메라가 3위를 기록했다. 1~3위 모두 1억이 넘는 고가의 차량이다.

한국소아암 재단에 1억 원을 기부하는 다모임(사진 = 염따 인스타그램 )

해외 명품과 수입차량이 외적인 플렉스라면, 기부와 같은 내적인 플렉스도 있다. 기부의 대명사인 션은 지금까지 55억 원 정도를 기부로 플렉스했다. 이에 그는 “단 한 번도 아깝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플렉스를 유행시킨 염따를 포함 ‘다모임’ 래퍼들도 한국소아암 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

플렉스 하면 좋지…그런데 어떻게 플렉스해?

MZ 세대는 경제적인 이유로 다포 세대가 됐는데, 어찌 ‘플렉스’를 할까? MZ 세대도 허리띠를 졸라맨다. ‘오늘’을 위해서. 평상시는 가성비를 따지며 최저가 물품으로 허리띠를 졸라맨다. 그리고 자신이 정한 순간에 자신을 위해 허리띠를 풀며 ‘플렉스’를 한다. 그리고 다시 ‘플렉스’하는 날을 기다리며 허리띠를 조인다.

그래서 플렉스가 좋다는거야?

몇 년 전 트렌드는 욜로(You only live once)였다. 욜로와 플렉스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욜로의 의미는 ‘한 번뿐인 인생, 자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로 순수히 자신의 만족을 위한 소비다. 플렉스도 자신의 만족을 위한 소비지만, 자랑이 동반돼야 한다. 즉, 자기 과시가 있어야 한다.

건전한 플렉스는 자기만족과 자기 과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과도한 자기 과시를 위한 플렉스는 자신을 위한 행위가 아니며 타인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조성하거나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일례로 20·30세대의 플렉스에 영향을 받아 경제 능력이 없는 10대들이 명품 소비에 열광하고 있다. 이는 불우했던 환경에서 스스로의 능력으로 성공한 후,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미국 래퍼들의 ‘플렉스’와는 다르다.

생일날 자신에게 6억 원 상당의 선물로 플렉스하는 염따(사진 = 염따 인스타그램)

플렉스가 일종의 과소비이긴 하지만, 색안경을 끼고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기성 세대의 원동력이 ‘내일의 희망’이었다면, MZ 세대의 원동력은 ‘오늘의 희망인 플렉스’다. ‘자신을 위한 것’인지 잘 생각해보고 플렉스 하자. 그리고 통큰 기부와 같이 착한 ‘플렉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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