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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웨이팅을 유도하는 요즘 마케팅

대한민국은 지금 도넛 열풍이다. 특히, 귀여운 포장 패키지와 빵 속 듬뿍 들어간 크림 등으로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은 노티드는 여전히 전국 모든 지점에서 웨이팅이 필수다. 시크한 MZ세대는 웨이팅이 길면 돌아설 거라 멋대로 생각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웨이팅을 즐기고 있었다. 카페, 공원, 백화점 등 오프라인 공간뿐 아니라 명품 및 중고 거래, 콘서트 티켓팅 등 온라인에서도 웨이팅에 지배당하기도 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때문에 ‘MZ세대와 웨이팅’은 기업이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마케팅 포인트다.

글. 신주희 기자 hikari@ditoday.com
디자인. 유해인 디자이너 uhaein@ditoday.com


기다리다가 지칠까? 웨이팅(Waiting)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MZ세대는 대체 왜 웨이팅을 즐기는 것일까? 상황을 가정해 보자. 친구가 SNS에서 유명한 맛집에 같이 가자고 꼬신다. 흔쾌히 좋다고 답했다. 사실 맛집이 궁금해서라기보다 친구를 위해서다. 30분 1시간… 겨우 들어가서 앉는다. 음식이 나온다. 맛은 있는데 그렇게 기다릴 정도로 맛집인가? 아리송하다. 기대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던 몇 번의 경험으로 인해 웨이팅을 포기한 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에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MZ세대가 웨이팅하는 그 ‘나름’의 이유를 3가지로 분석했다.

1. 희망과 절망 사이, 줄다리기하는 욕망

‘I want it’ 말 그대로 너무 원해서 웨이팅을 감수한다. 누구나 먹고 싶거나 갖고 싶은 자신만의 페르소나 한 가지는 있을 터. 만약 포켓몬 덕후라면 포켓몬빵은 먹고 싶지 않아도 띠부띠부씰을 손에 넣으려 무엇이든 할 것이다. 심야에 편의점 물류 배송 차량을 따라가면서까지 말이다. 한때 엄청난 인파가 몰렸던 고든램지버거를 기억하는가? 이곳 시그니처인 1966버거는 14만원으로 꽤 비싼 가격이지만, 많은 사람이 이 버거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모두 투자했다.

고든램지버거의 시그니처 1966버거(출처. 고든램지버거 인스타그램)

이렇게 무언가를 진심으로 얻기 위해 웨이팅을 시도했지만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웨이팅은 한 번 시작하면 포기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매몰 비용(콩코드 효과)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매몰 비용은 의사결정 및 실행 후 발생하는 비용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 즉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웨이팅에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 조금 더 버텨서 먹거나 갖겠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원하는 걸 얻으려 웨이팅을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쏟은 시간적·물질적 비용으로 인해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 둘 수 없게 된다.

2. 사회적 동조에 편승효과는 덤!

‘나만 고양이 없어’는 한물간 밈이지만, 이 짤막한 문장에서 우리는 사회적 동조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사회적 동조는 어떠한 행동의 옳고 그름과 관계없이 나 자신의 생각보다 집단의 판단을 따르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중의 생각을 따르지 않을 경우 소외되거나 따돌림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발생한다. 자신이 A라는 맛집을 지나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A 맛집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이지만 웨이팅이 긴 것만은 인식했다. 전혀 관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문득 ‘나도 줄을 서볼까?’ 동조해 버린다. 웨이팅하는 사람들이 집단이라면, 나라는 개인 또한 웨이팅을 해야 될 것만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편승효과(밴드웨건 효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편승효과는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현상을 뜻한다. 이는 마케팅 전략으로 자주 쓰이는 방법으로 특히 SNS에서 활용 빈도가 높다. 몇 년 전 모두를 쥐락펴락했던 허니버터칩 대란은 편승효과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유행하는 상품이나 장소에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몰리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런던동에 위치한 런던베이글

3.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MZ세대는 괜찮아!

앞서 설명한 편승효과는 MZ세대의 SNS에서 빈번히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SNS에 자신의 활동을 스토리나 피드 형태로 올리고 있다. 오늘 갔던 카페, 어제 본 영화, 주말에 갔던 공원, 이번 달 플렉스한 명품 등 다양한 일상을 공유한다. 그런데 이들은 일상 공유에서 멈추지 않는다. 팔로워나 인플루언서의 피드를 보면서 요즘 유행하는 것을 자연스레 접하고 이를 따라 한 후 SNS에 자랑한다. 기업은 의도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취하지 않았지만 MZ세대가 자발적으로 웨이팅하고 바이럴했기 때문에 SNS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편 MZ세대는 웨이팅을 놀 거리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빵지순례 같은 경우 MZ세대는 먹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보물 찾기’와 같은 게임으로 인식한다”며 “줄을 서서 맛집을 찾고, 오픈런하는 것도 ‘내가 이걸 먹기 위해 어느 지역을 찾아서 무엇을 했다’는 만족감이 주는 경험 소비의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어맛? 이건 꼭 해봐야 해!

그렇다면 MZ세대가 웨이팅으로 혼내줬던 브랜드는 무엇일까? 실제 온·오프라인에서 성공적인 웨이팅 마케팅을 이끈 다섯 브랜드를 소개한다.

1. 샤넬

2021년은 샤넬의 해였다. 샤넬 매장 앞에는 오픈 시간 훨씬 이전부터 줄을 서는 진 광경이 펼쳐졌다. 여기서 ‘오픈런’이란 신조어가 탄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 소비심리와 리셀 테크 유행이 더해져 명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물론 모든 명품관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샤넬은 중고 상품이라도 가격 방어에 뛰어나며 리미티드 에디션의 경우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MZ세대에게는 최적의 소비 및 투자 상품이었다. 또,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으로 인해 샤테크(샤넬+재테크)족은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샤넬의 브랜드 가치 및 판매 전략과 MZ세대의 상품 수요가 정확히 맞아떨어져 수백명의 웨이팅을 유도했다. 이는 명품테크를 활용한 대표적 웨이팅 사례다.

2. 원소주

박재범 ‘원소주(WONSOJU)’가 연일 화제다. 원소주는 일반적 전통술과 달리 트렌디하고 힙한 패키지를 활용해 MZ세대를 사로잡았다. 더현대 서울에 연 1차 팝업스토어는 개장 전부터 천명 이상 줄을 설 정도로 대중의 관심과 기대가 높았고, 1주일간 총 3만명이 방문했다. 초기 생산 물량 2만 병이 2주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온라인에서도 원소주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이는 헝거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 사례로, 의식적으로 잠재 고객과 소비자를 배고픈 상태로 만드는 마케팅 전략이다. 즉, 판매개수를 한정해 의도적으로 희소성을 높여 MZ세대의 구매력을 자극한 것이다.

3. 진저베어

요즘 정말 핫한 디저트 카페. 송리단길에 위치한 진저베어다. 송민호와 이제훈도 줄 서서 다녀간 핫플레이스로, 여러 종류의 빵과 케이크를 판매하지만 단연 미트파이가 유명한 곳이다. 이 미트파이는 오후 2시면 완판되기에 오픈런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어쩌면 평범한 베이커리였을 수도 있는 이 곳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트파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진저베어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다녀가면서 더 유명해졌다. 이러한 유행에 MZ세대는 직접 경험해 보고 SNS에 자랑하기 위해 진저베어를 찾게 됐다. 유럽풍의 인테리어로 가득한 공간에서 미트파이의 사진을 찍어 올리면 끝! 군침 도는 사진을 본 대중들은 웨이팅 사냥에 또 나설 것이다.

4. 롯데홈쇼핑

지난 4월 석촌호수에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 벚꽃 구경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핑크색 거대 곰과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롯데홈쇼핑은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을 응원하고 희망을 전하고자 15m 초대형 ‘벨리곰’을 전시했다. 벚꽃 시즌과 맞물려 이곳은 순식간에 SNS용 사진 맛집으로 급부상했다. 개시 3일 만에 50만명을 돌파, 2주 만에 방문자 200만명을 넘어섰다. 실제 인스타그램 피드에선 핑크색 벨리곰 게시물로 가득했다. MZ세대에서 자연스레 바이럴 된 덕분에, 벨리곰TV 유튜브 구독자는 50만명 달성했고 온라인 스토어 ‘벨리곰 닷컴’ 매출액은 5배 이상 뛰었다. 이로써 벨리곰 웨이팅 마케팅은 자연스레 사람들을 온·오프라인 영역에 유입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5. 29CM

29CM가 MZ세대의 성지라 불리는 삼각지에 팝업스토어 ‘29맨션’을 열었다. 총 4층 규모로 1층은 굿즈숍, 2층은 싱어송라이터 죠지의 방, 3층은 포토그래퍼 하시시박의 방, 4층은 페인터 연경의 방으로 구성했다. 먼저 1층의 우편함이 방문객을 매료시킨다. 초대장과 함께 받은 열쇠로 우편함을 연 방문객에게는 한정판 굿즈를 증정함으로써 진짜 맨션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을 극대화했다. 2층과 4층은 모래나 꽃밭 등을 활용해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공간을 연출했으며, 3층에 위치한 포토매틱 미니 부스에서는 인생네컷처럼 셀프 촬영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평범한 매점과는 다른 감각적인 굿즈숍까지, 모든 층이 MZ세대를 제대로 겨냥한 공간이었다. 5월에 9일간 운영하는 팝업스토어지만 대중의 기대감 속 개장 전부터 사전 예약이 마감, 새로운 웨이팅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기업에게 웨이팅은 독일까? 아니? 활용하기 나름!

이제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MZ세대를 위한 웨이팅 마케팅은 필수다. 경험의 시대인 만큼 웨이팅도 기업이나 브랜드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일환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고객이 웨이팅하는 시간을 어떤 순간으로 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선 공정하고 빠르게 예약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온·오프라인 모두 예약자와 대기자를 위한 제대로 된 알림 및 고지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며, 특히 실제 매장이라면 ‘테이블링’과 같은 웨이팅 앱을 활용해 예약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웨이팅을 꺼리는 고객뿐 아니라 신뢰를 갖고 웨이팅에 적극 임해주는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이 있다. 성공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고객에게 선택받아야 한다. 왕을 모시려는 자, 웨이팅의 무게를 견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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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희 기자

신주희 기자

디지털 인사이트 기자. 흥겹고, 흥미롭고, 흥하는 콘텐츠를 사냥합니다. 마케팅, 광고, 트렌드 등 재밌는 아이디어를 쉽고 풍부하게 녹여내겠습니다. 오늘도 흥흥한 하루 되세요! hikari@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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