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쿠키리스 앞둔 광고 시장… 돌파구는 ‘머신러닝’과 ‘퍼스트 파티 데이터’

브랜든 몰타쉬 몰로코 CFO 인터뷰

작년부터 마케팅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구글의 ‘쿠키리스(Cookie-less)’가 올해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예정대로 쿠키리스가 시행될 경우 구글을 통한 모든 ‘써드 파티 데이터(3rd Party Data)’의 활용이 불가능해지고, 타깃 고도화를 통해 정교한 타기팅을 목표로 하는 많은 기업은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다. 마치 아무런 힌트 없이 어려운 퍼즐을 맞춰야 하는 셈이다.

많은 기업이 닥면한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강구하는 가운데, ‘퍼스트 파티 데이터(1st Party Data)’가 묘수로 떠오르고 있다. 풀이하면 제 3자 위탁을 통해 데이터를 수급 받지 못한다면 직접 데이터를 확보해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일 수 있다. 자체적인 고객 데이터 확보는 가능할지 몰라도, 이러한 데이터를 가공해 마케팅과 광고 집행에 활용하는 일은 까다롭고 난도 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괜히 그동안 써드 파티 데이터를 통해 마케팅 과제를 해결해왔던 게 아니다.

결국 현 시국에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는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어떻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가?’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비교적 오래 전에 세상에 나왔다. 바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다.

머신러닝은 인공지능(AI)의 자동 학습을 통해 과업 체계를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케팅 분야에 있어서는 주로 가치가 높은 유저를 파악하는 등 초개인화로 명명되는 고도화된 타기팅 구현 등에 활용되고 있다.

머신러닝 자체는 익숙한 단어다. 신생의 개념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기존에 존재했던 머신러닝이 현 시국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일까?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머신러닝 솔루션 기업 ‘몰로코(Moloco)’의 ‘브랜든 몰타쉬(Brandon Maultasch)’ CFO를 직접 만났다.

머신러닝, 그들이 시장을 독점했던 비밀

지난 3월, 역삼 센터필드 내 몰로코 사옥에서 만난 브랜든 몰타쉬 CFO(사진=몰로코)


머신러닝이라면 ‘아마존(Amazon)’이 떠오른다

그럴 수밖에. 10년 전부터 머신러닝 솔루션의 대표 주자는 아마존과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現 Meta)’이었다. 사실 그들밖에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고.

그들 이전에 광고 집행은 다분히 아날로그적이었다. 라디오, TV, 신문 같은 매체 말이다. 그들은 이를 현대화된 체계로 변화시킨 셈이다. 물론 지금도 머신러닝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몰로코의 주력도 머신러닝 솔루션이다. 그렇다면 그들과 경쟁하는 건가?
그들은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다(웃음). 우리는 다른 기업에게 우리의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그들은 자사의 머신러닝 기술을 자사의 이익을 위해 활용한다고 봐야 할 거다. 그들이 10년 간 마케팅 시장의 중심이었던 이유도 이러한 머신 러닝 솔루션을 그들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왜 다른 기업이 머신러닝 시장에 진입할 수 없던 건가?
심플하다. 어려우니까. 머신러닝 기술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기술적 기준이 매우 높다. 기술적인 구조가 어렵다 보니 쉽사리 파고들 수 없는 거다. 머신러닝 기술을 확보해도 자사에 맞게 구조를 적용하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다른 기업에 머신러닝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몰로코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건가?
우리는 많은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한 구조의 프로덕트를 제공한다. 물론 고객에게 요구하는 부분도 있다. 고객이 자사의 데이터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만 충족된다면 기업은 자사의 코어 프로덕트에만 집중하면 된다. 광고 성장과 스택은 우리의 영역이다.

자사의 데이터에 대한 이해는 결국 퍼스트 파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건가?
퍼스트 파티 데이터야 말로 가치 있는 데이터다. 예정된 쿠키리스 사태도 결국 퍼스트 파티 데이터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사건이다. 우리는 써드 파티 데이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하는 일은 결국 고객이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돕는 거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이미 자사의 데이터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핵심적인 코어 프로덕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광고를 바탕으로 한 수익화와 성장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현 시대는 집중의 시대다. 이처럼 각자 집중이 필요한 부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다면 성장은 예정된 수순이다.

받은 기술적 수혜를 돌려줘야

10년 간 세 기업이 마케팅 시장을 독식했듯 몰로코도 머신러닝을 통해 비슷한 전략을 취해도 됐을 것 같은데
그들과 우리가 동의하는 한 가지는 머신러닝이 가진 비즈니스적인 힘이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기술 발전의 수혜자’로 여긴다는 점이다.

기술 발전의 수혜자?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기술 발전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받은 혜택만큼 다음 세대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믿는다. 이 생각은 안익진 대표가 구글을 나와 창업을 결심한 비전인 동시에, 내가 몰로코에 합류한 이유이기도 하다.

안 대표의 비전이 어땠길래?
안 대표는 본래 구글에서 유튜브에 적용될 머신러닝 기반 광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제 2의 유튜브, 제 2의 인스타그램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기술력’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구글 수준의 머신러닝 기술을 보유할 수 없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는 거다. 안 대표가 내게 공유한 비전은 결국 성장 가능성을 가진 기업이 기술의 수혜를 통해 보유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자는 거다.

국내에 한정된 비전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지원하는 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야망을 가진 기업이다. ‘모노폴리 고!’로 화제인 미국의 게임사 ‘스코플리(Scopely)’도 우리 손을 거쳤다. 현재 우리가 지원하는 기업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디지털화된 광고 시장에서 물리적 한계란 없다.

몰로코가 지원하는 기업 중 국내 기업도 있나?

몰로코의 머신러닝 솔루션을 통해 높은 성장을 기록한 오늘의집(자료=몰로코)

하나 사례를 들자면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인 ‘오늘의집’이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아마존의 주력 필드인 ‘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다. 간단히 소매 기업이 광고 미디어의 기능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

해결할 과제는 두 가지였다. 초개인화된 광고 제공과 이를 단기간에 플랫폼에 구축하는 것. 우리는 머신러닝 솔루션을 통해 단 3개월 만에 이를 해결했고, 1년 내 월별 광고 매출 4배 증가, 월별 활성 광고주 2.5배 증가 및 월별 광고주 리텐션 85% 이상 증가라는 성과를 냈다.

이 또한 머신러닝과 퍼스트 파티 데이터에 따른 성과로 요약되는가?
물론이다. 앞서 우리는 아마존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말을 기억하는가? 아마존은 작년 미국 온라인 리테일 시장 점유율이 약 38% 정도인 데 반해 미국 전체 리테일 미디어 시장에 대해서는 약 74%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리테일 미디어 시장이 온라인 리테일 시장을 앞서고 있는 거다. 이처럼 유망한 시장에서 우리는 고객 기업이 아마존과 같은 광고 비즈니스를 구축해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셈이다.

퍼포먼스 중심 시장, 광고 시장의 미래가 될 것

그렇다면 유망하게 생각하는 광고 분야도 리테일 미디어인가?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모바일 앱과 앱 홍보’, 두 번째는 앞서 이야기한 리테일 미디어, 그리고 마지막은 ‘스트리밍 수익화 시장’이다. 각각 시장은 모두 현재 1000억 달러 정도의 규모와 더불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리테일 미디어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20%이상 증가한 14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테일 미디어가 눈에 띄는 것은 사용자의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리테일러나 마케터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머신러닝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지는 시장이다.

세 개의 시장이 가진 공통점이 있나?
모두 ‘퍼포먼스 주도형 시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머신러닝이 시장의 퍼포먼스를 주도하고 있고, 결국 이러한 시장에서의 성공은 머신러닝과 데이터의 결합에 있다.

머신러닝을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생각하는 건 역시 효율성인가?
효율성으로 요약할 수 있겠지만, 또 하나 중요한 건 리스크를 완화한다는 거다. 광고 시장은 근본적으로 광고주가 결과에 대해 지불하는 자본에 기초한다. 적은 리스크로 계속해서 수익성을 개선한다면 이는 광고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광고주의 신뢰는 곧 시장에 유입되는 자본의 증가로 이어진다. 시장의 확대를 야기한다는 것, 그 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머신러닝의 의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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