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바뀌었지?” UI·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카카오톡 채팅 아이콘 변경
디자인 스타일 변화부터 색상 변화까지
“내 화면 왜 이래” “깔끔해진 거 같다” “좀 작아진 거 아냐?” “이런 버튼도 있었어?”
최근 카카오가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카카오톡 채팅 아이콘 UI의 디자인 변경을 단행하면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채팅 UI 아이콘은 사용자들이 카카오톡 모바일 앱에서 소통하고, 미디어 요소를 전달할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관문인 만큼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을 반긴 사람들이 있다면, 낯선 디자인에 거부감을 내보이는 사용자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갈릴지 몰라도, 어떤 디자인이든 그냥 바뀌는 것은 없는 법이다. 특히 오랫동안 사용자들에게 익숙하던 디자인을 변경하고, 그것이 사용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아이콘일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카카오가 새롭게 선보인 아이콘 디자인은 어떤 사용성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이번 기사에선 카카오톡의 아이콘 디자인을 UI·UX 관점에서 뜯어봤다.
1. 회색 배경을 도입한 카카오톡
사용자가 카카오톡의 새로운 아이콘을 보고 느낀 큰 변화는 ‘회색 배경’이다. 기존에 카카오는 4년 넘도록 아이콘 버튼 자체에 고유의 색상을 부여하는 디자인을 유지했다. 하지만 새로운 채팅 UI 아이콘 버튼은 크기와 형태는 유지하되, 색상을 모두 회색으로 통일한 뒤, 회색 버튼 안에 각각의 디자인 요소와 색상을 더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여러 UI·UX 디자이너는 회색 배경이라는 공통분모를 생성해 통일감과 시각적 계층 구조를 갖추고, 비교적 덜 주목받던 텍스트와 디자인 요소를 부각시켜 시각적인 균형과 안정감을 가져가고자 한 시도로 풀이하고 있다.
기존 아이콘 버튼의 경우 버튼에 대한 주목도가 높고, 명확한 정보 전달이 가능했지만, 다양한 버튼 색상들이 넓은 면적에서 사용자를 압박해온 나머지, 아이콘 버튼의 텍스트나 디자인 요소에 대한 집중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실제 현직 UI·UX 디자이너 및 기획자이자 <디지털 인사이트> 필진으로 활동 중인 데이지 인사이터는 이번 카카오톡의 아이콘 변화에 대해 “사이즈는 동일하지만 면의 면적이 줄어듦으로써 시각적으로 더 균형 잡히고 안정감 있는 UI를 제공한다”며 “이런 변화는 아이콘과 텍스트가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유도하며 사용자로 하여금 정보를 더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평했다.
2. 아이콘 스타일을 바꾼 카카오톡
이번 카카오톡 채팅 UI 아이콘의 변화는 회색 배경 도입으로 끝나지 않았다. 기존 아이콘들은 속이 비어 있는 대신 윤곽을 선으로 표현하는 ‘선형 아이콘(Line icon)’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디자인 변경 이후 아이콘들은 속이 채워져 있는 ‘면형 아이콘(Solid icon)’ 스타일로 교체됐다.
대표적으로 ‘앨범’ 아이콘은 변경 전 초록색 원형 버튼 안에 흰색으로 사각형 액자 외형을 그려내는 선형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디자인 변경 이후 회색 버튼 위에 초록색으로 채워진 사각형 도형으로 액자를 묘사하고, 흰색 라인으로 그림을 묘사하는 면형 아이콘 형태를 띄게 됐다. ‘통화하기’ 버튼 역시 기존에 수화기의 윤곽선 만을 그렸지만 변경 후엔 수화기 내부를 모두 색상으로 채워냈다.
이런 아이콘 스타일 변화는 가독성과 사용성을 고려한 카카오톡의 시도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면형 아이콘은 선형 아이콘보다 사용자가 더 쉽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콘 스타일이 사용성에 끼치는 연구> 논문은 특징 단서가 세밀하거나 가장자리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면형 아이콘이 더 빠르게 인식하게 된다는 장점을 가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UI·UX 디자인 업계에서도 각각의 스타일이 가진 장점을 살리는 시의적절한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의견은 동일하다. 특히 UI·UX 디자인&컨설팅 에이전시 위디엑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면으로 채워진 아이콘은 인지하기 쉽고, 선으로 된 아이콘은 디테일을 표현하는 데에 유용하다”며 면형 아이콘이 모바일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3. 색상 종류는 줄이고, 채도는 높인 카카오톡
아이콘의 색상 변화도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다. 기존 카카오톡 채팅 UI 아이콘은 각 아이콘 버튼마다 고유의 색상을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사용자는 아이콘의 형태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색상만으로도 아이콘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카카오톡은 아이콘의 색상을 전체적으로 높여 원색에 가깝게 조정했고, 색상의 종류 또한 5종으로 줄여냈다.
얼핏 보면 단순한 색상 변화 및 통합이지만 카카오의 이번 색상 변화 시도 역시 사용성 개선의 노력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실제 데이지 인사이터는 “색상의 채도가 높아짐에 따라 배경과 더욱 뚜렷한 대비를 이뤄내 시각적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또한 색상의 종류 감소에 따라 인지적 부담감도 줄어들었다”고 말하면서 사용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색상 변화는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면서도 각각의 색상이 가진 심리적 효과를 극대화려는 시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콘 색상들이 색채 심리학에 기반한 정석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선물하기’ 아이콘은 주요 수익 창출 창구인 만큼 빨간색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색채 심리학에서 붉은 색은 자극, 열정, 유혹의 색상으로 여겨져 사용자들에게 유흥이 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쇼핑 앱 서비스가 빨간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과학적으로도 붉은 색은 가시광선 중 가장 파장이 긴 색으로 눈에 가장 잘 띄는 색상이다.
파일과 음성 메시지 아이콘의 경우 파일 내용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전달하는 버튼이 되는 것을 고려해 어떤 상황에서도 어울리며 중립성, 격식을 갖추는 회색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콘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보여주는 카카오톡
그동안 다양한 아이콘 디자인 변경을 이어온 카카오톡이지만 의외로 카카오톡은 지속적으로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실제 과거 카카오톡의 아이콘 디자인이 남아 있는 이미지들을 살펴보면, 디자인 개편이 이뤄질 때마다 디테일 묘사가 줄어들고,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인 형태로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는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카카오톡 채팅 UI 아이콘의 디자인 변경 역시 카카오의 오랜 UX 고도화 작업의 일환이자, 디지털 매체의 부상과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UI·UX 업계가 십수 년째 이어오고 있는 장기적인 미니멀리즘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디자인과 색상의 변경인 만큼 반발하는 사용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특히, 이번엔 “익숙해진 색상을 너무 과감하게 제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며, 점점 미니멀리즘에 대한 거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런 반응은 카카오톡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과거 카카오는 저시력자를 위한 고대비 카카오톡 테마 출시 당시 “카카오톡은 출시 초기부터 사용자와 함께 성장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적극 귀기울여 왔다”며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모두가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모바일 접근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카카오가 앞으로도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더욱 사용자 경험을 발전시켜 가며 모두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