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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G가 785억 원? 나만의 시그니처, NFT

요즘 직장인은 암호화폐나 주식을 구입할 돈을 모으기 위해 직장을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테크는 직장인에게 필수다. 그런 가운데, 요즘 암호화폐 시장의 동향이 수상하다. 엔진·샌드박스·모스코인·디센트럴랜드 등 몇몇 암호화폐의 가치가 끝을 모르고 치닫고 있다. 이들은 NFT라는 공통점이 있다. NFT는 많은 것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의 추억과 경험을 보존 하는 기술로 주목받는 것은 물론, 메타버스 시대의 핵심이 되기에 이번 기회에 NFT의 Α에서 Ω까지 파헤쳐보자.

글. 김성지 기자 jerome@ditoday.com

NFT가 이슈가 됐는가?

지난 3월, 디지털 창작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큰 거래가 발생했다. 영국 런던의 경매 전문 업체 크리스티(Christie)에 따르면 한 장의 JPG가 6,934만 달러(약 785억 원)에 판매됐다. 이는 실물 그림이 아닌 디지털 그림 중에서 최고가로 비플(Beeple)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마이크 윈켈만의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다. 이 작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낙찰가로 경매를 마친 이유는 NFT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되고 있지만, 미술 업계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원작자의 원본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창작물에 있어서, 그동안 디지털 창작물은 이 위작(僞作)과 진작(眞作)을 증명할 수단이 없었다. 이제는 NFT를 활용해 오리지널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낙인과도 같은 NFT는 미술 업계뿐 아니라 가수, 운동선수, 게이머 등 희소성과 관련 있는 사람에게 반가운 기술이다.

이미지. 마이크 윈켈만의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NFT는 코인이 아니다

NFT(Non Fungible Token)는 의미 그대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자산이다.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Fungible(대체할 수 있는)보다 친숙한 ‘토큰’과 ‘블록체인’이 먼저 인식해 NFT를 화폐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NFT는 Non Fungible(대체할 수 없는)이란 속성이 있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다르게 화폐로 활용하기 힘들다. NFT는 화폐라기보다 디지털 파일에 서명함으로써 ‘가치를 부여하는 개념’이라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A씨가 갖고 있는 만 원권 지폐 1장과 B씨의 만 원권 지폐 1장을 교환했다면, 둘 사이에는 아무런 가치 변화가 없는 ‘등가교환’이 된다. 이것이 Fungible이다. 일반인 김성O씨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Air Jordan 1’이라는 같은 신발을 소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동일한 가치의 신발을 소유하고 있지만, 여기서 자신의 이름을 신발에 각인한다면 두 신발은 전혀 다른 가치를 지닌 상이한 신발이 된다. 물론 이 둘을 교환할 수 있지만, 다른 물품을 교환하는 ‘부등가 교환’이다. 이것이 Non Fungible로, NFT는 이 과정이 디지털로 이뤄진다.

NFT가 한 작품에 적용되었을 때
그 작품은 나에게로 와서
785억 원이 되었다.


마이크 웬켈만의 <NFT> 중….

NFT vs DRM

NFT가 되기 위해서는 Mint(디지털 서명 삽입) 과정을 거쳐야 한다. NFT가 됐다고 해서 복제가 되지 않는다거나, 열람이 제한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해당 파일을 복제하더라도 Mint 과정에서 해당 파일에 부여된 디지털 서명은 복제되거나 훼손되지 않는다. 그리고 소유자, 주소, 거래 내역 등 여러 기록이 저장되며, 절대 훼손되지 않는다. 이 디지털 낙인은 기존 원본과 복사본의 차이가 없던 디지털 창작물에 ‘원본’임을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서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NFT는 DRM과 비슷하다. 하지만 두 기술은 같은 역할을 하지만 주체와 완성도의 차이에서 다르다. DRM은 각종 미디어의 접근 및 사용 권한을 중앙집중식으로 통제하지만, NFT는 탈중앙집권적인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다. DRM의 경우는 이를 관리하는 주체가 사라지거나 서비스 제공을 종료한다면 디지털 서명이 사라진다. 또한 DRM의 훼손이나 해킹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NFT는 현재 기술로는 복제하거나 훼손할 수 없으며 영구적이다.

의외로 간단한 NFT 생성

난공불락의 NFT이지만, 이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Open Seam Rarible, Mintable 같은 NFT 마켓 플레이스를 이용하면 몇 분 만에 작품에 NFT를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이에 대한 지불은 암호화폐로 해야 한다. 자신의 암호화폐 지갑을 마켓 플레이스와 연결한 후, 자신이 NFT로 변환하고 싶은 파일을 업로드한다. 프로세스가 완료를 기다리면 나만의 NFT를 얻을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몇 번의 클릭만 필요할 뿐이다.

NFT가 적용된 영역

① 게임 내 거래

이미지. 다른 특징을 지닌 크립토키티의 고양이들

NFT가 제일 먼저 적용된 영역은 게임이다. 고양이를 육성하는 게임인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 2017년 12월에 첫 출시되며, 한 달 만에 1,916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이점은 크립토키티는 이더리움의 ERC-721 기술이 적용돼 모든 고양이는 고유한 특성을 지니며 게임 내에서 동일한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NFT가 적용된 고양이를 소유하고 직접 키우며, 교배를 통해 새로운 고양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물론 새로 태어난 고양이에게도 NFT가 부여돼 있다. 모든 고양이는 유저들의 소유이기 때문에 거래도 자유롭게 이뤄진다. 다만 희소성으로 인해 거래가 가열되며 어떤 고양이는 600 이더리움(11억 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인기 게임은 좋은 아이템을 소유하기 위해 거래를 동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게임 아이템 거래는 비공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사기 당할 우려가 있다. 게임 시스템에 NFT를 적용한다면 더욱 명확하고 투명한 거래가 가능하다.

② 디지털 파일

이미지. 르브론 제임스(출처=Getty Images)

‘1952 뉴욕 양키즈의 미키맨틀’ ‘1997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 등 인기 스포츠 스타의 브레이크 아웃 시즌에 발행된 카드는 고가의 가치를 지닌다.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만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카드를 보며 그 시즌을 추억하며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얻을 수 있었다. NBA 팬들은 NFT로 인해 생생한 추억과 희소성을 뛰어넘은 유일함을 얻을 수 있다. NBA Top Shot을 통해 NBA 비디오 클립에 NFT가 적용된 ‘모멘트(Moment)’를 거래할 수 있다. 지금까지 거래된 모멘트 중 최고가는 르브론 제임스의 모멘트다. 35세 르브론의 덩크는 20만 8,000달러(2억 3,200만 원)에 거래됐다.

NFT는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부각한다. 심지어 단순 방귀 소리조차 가치 있는 영상으로 만들었다. 뉴욕의 영화감독 알렉스 라미레스의 방귀 소리 오디오 클립은 0.05 이더리움(10만 원)에 팔렸다. 이처럼 콘서트, 뮤직비디오, 이미지 등 디지털 파일에 NFT를 적용한다면 많은 직업군은 터닝 포인트를 맞이할 수 있다.

③ 브랜드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라’. 현시점에서 뜨거운 이슈인 NFT는 좋은 마케팅 수단이다. 2년에 출범한 신생 중국 운동화 브랜드인 RTFKT는 NFT 운동화를 경매에 올렸다. 착용할 수 없고, 만져볼 수도 없는 이 운동화의 가격은 무려 2만 8,000달러(3,130만 원)이다. 이 사실이 전 세계로 전해지며, RTFKT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피자헛 캐나다는 NFT가 적용된 ‘1 Byte Favourites’를 출시했다. 이 조각은 18센트(약 200원)에서 경매가 시작돼 8,824달러(985만 원)에 판매되며 경매가 종료됐다. 물론 이 피자에 NFT가 적용됐기에 실물로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피자다. 아마도 피자의 주인은 평생 배가 고플 것이다. 우리를 배부르게 만드는 실물 피자와는 달리, 이 디지털 피자는 평생 먹음직스러운 모습을 유지한 채 바라보기만 해야 하기 때문에.

빛나는 만큼 넓어지는 그림자

많은 장점을 가진 NFT에게도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우선 NFT의 특징인 불변성이 악용될 수 있다. 만일 누군가가 디지털 창작물의 소유자보다 앞서 해당 창작물에 NFT를 적용한다면 소유자는 소유권을 되찾을 수 없다. 이는 우려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발생했다.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디지털 아티스트 코빈 레인볼트의 작품이 그의 동의 없이 NFT 형태로 거래됐다. 대체할 수 없는 NFT의 특성 때문에 원작자인 레인볼트조차도 어떠한 조치를 할 수 없었다. 결국 기존에 업로드했던 파일을 삭제한 후, 워터마크 처리한 파일을 재업로드했다.

이미지. 워터마크 처리된 레인볼트의 그림

또한 NFT는 원본증명서의 역할을 하지만, NFT의 복제를 막아주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 즉 복제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단순 꼬리표 역할에 그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진 절대 불변이지만, 해킹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기술은 아니므로 언젠가 뚫릴 가능성이 있다.
CNN, 더버지 등 여러 외신에서 디지털 기술이지만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도했다. NFT는 PoW(Power of Work)기반의 블록체인 기술로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해 지구온난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에 이더리움은 PoW방식 대신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전력을 소비하는 PoS(Proof of Stake) 방식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난 12월 전했다.

NFT는 거품일까? 미래의 Standard가 될까?

이미지. 28억 원에 낙찰 된 잭 도르시의 첫 트윗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는 노래를, 팝 아티스트인 그의 아내 그라임스(Gromes)는 디지털 이미지 10점을 NFT로 판매했다. 잭 도르시(Jack Dorsey) 트위터 CEO는 자신의 첫 트윗을 경매에 출품하는 등 NFT 열풍에 여러 유명 인사가 합류했다. 이러한 NFT 열풍 속에 이를 비판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한 블록체인 투자단체는 뱅크시의 유명 화가인 뱅크시의 Morons(바보들)이란 그림을 1억 원에 산 후, 이를 태웠다. 태우기 전, 이 그림을 NFT를 적용해 디지털 파일로 만들었고, 이를 228 이더리움(4억 7,000만 원)에 되팔았다. 또한 785억 원으로 마이크 웬켈만의 그림을 구입한 메타코반은 메타펄스라는 암호화폐 펀드 회사 설립자로, 암호화폐의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전이 아니냐는 평이 지배적이다.
결국 NFT의 터무니없는 가격은 암호화폐 회사들의 바이럴 수단이 됐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와 가상자산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했고, 급부상한 NFT의 실효성에 대해 여러 견해가 존재하지만 NFT의 기반인 이더리움은 모든 암호화폐 시장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이 인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Finally

삼국시대는 ‘혈통’, 조선시대는 ‘도덕과 명분’가 중요했던 것처럼 각 시대에는 저마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경험’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NFT는 우리의 기억에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NFT 기술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을 제압한다’는 말처럼 다가오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NFT 기술을 잘 활용하는 자가 디지털 마케팅을 이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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