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가상 콘텐츠가 현실 공간으로 들어올 때의 UX

AR서비스 이용시 발생하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에 대한 정합성 고려해야해

AR이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기술은 말 그대로 현실에 가상 콘텐츠를 더하는 기술이다. 현실과 가상 비율에 따라서, 현실이 거의 사라지면 VR(Virtual Reality)이 되기도 한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섞인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AR은 일단 현실 세계의 3차원(3D) 공간에 가상의 콘텐츠가 얹어지는 형식이 많아 보인다.

출처. 아마존

AR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는 2010년 전후로 대거 출시되어 붐을 일으켰었다. 무한한 능력의 가상 콘텐츠가 우리 일상 속 실제 공간에 생생하게 나타나니 신기하고 놀라워 분명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라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AR 서비스들은 어느새 중지되거나, 업데이트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AR 기술이 아직은 성숙하지 않은 채 대중적인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ies) 서비스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에 대해 몇몇 전문가들은 AR 기술이나 장비의 성능 부족, 충분하지 않은 AR 콘텐츠, 그리고 사용자들의 낮은 이해도 등을 그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AR 서비스를 이용할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고민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즉, AR 서비스 이용 시 발생하는 인간 중심의 두 세계(현실 세계와 가상세계)에 대한 정합적 인터페이스를 고려하지 않고, 다만 새롭다는 이유로 뭐든 만들면 될 것이라는 초긍정의 기능 중심 제작을 해 왔던 것이다.


현실에 가상을 넣는 정합성

증강현실이라는 용어는 1968년 미국의 한 컴퓨터 과학자가 ‘Head Mounted’를 발표하면서 등장했는데, 1990년 보잉사 토머스 코델(Thomas Caudell)이 작업자들에게 항공기의 전선 조립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가상 이미지를 실제 화면에 중첩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진다. 또한, 로널드 아즈마(R. T. Azuma)가 1997년에 발표한 개념도 많이 언급되는데, 그는 증강현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도 했다.

즉, 현실 세계와 가상의 이미지 혹은 영상 간의 결합으로서,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를 이음새 없이 심리스(Seamless)하게 혼합해 실시간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만든다는 것인데, 이 역시 짧게는 내 지금의 현실에 가상 정보가 정합적으로 섞여 나와 커뮤니케이션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3차원(3D) 공간의 물리적 법칙에 따라 살아왔으며 이것이 바로 자연스럽고, 평소에는 잊고 살 만큼 당연한 현실계의 상황이다. 이런 당연한 상황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가상 정보가 나타나게 될 텐데, 과연, 가상의 콘텐츠가 쉽사리 현실의 계에 유격 없이 자리 잡게 하는 것을 정합이라고 했을 때, 정합을 향해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몇 가지 불편한 UX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 경험은 곧 불쾌한 신체 반응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멀미

사이버 멀미는 3D VR이나 HMD (Head Mounted Display) 등 시야 전체를 가려 가상의 정보를 주는 기술에서 많이 알려진 장애 요인으로, 흔히 멀미, 구토, 두통 등을 동반한다. 일반 멀미와 비슷하지만 그 원인이 가상 콘텐츠에 있기 때문에 세부적인 증상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멀미를 느끼는 상황 하나를 보자면, 멈춰 있는 열차에서의 경험이 있겠다. 내가 타고 있는 열차는 멈춰 있는데 옆의 열차가 움직이면, 종종 현기증이 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내 몸의 감각이 시각 정보와 싸우면서 나타나는 인체 반응으로, 움직이는 옆의 열차는 나로 하여금 내가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준다. 이때 전정기관이라는 곳에서는 몸을 협응시켜 움직임에 대응하도록 하는데, 정작 나의 몸은 멈춰진 열차에 가만히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은 감각갈등이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위에서 중요한 두 상태

즉, 시각 정보는 움직인다는 정보, 그러나 실제 몸은 가만히 있다는 정보가 갈등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일치이다. 이동을 하면 속도에 의한 평형감각이나 방향성에 대해 내 몸이 뇌에 보고를 하고 움직일 것을 준비해 긴장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는 결과로 인해 시각 정보와 전정 정보 간의 충돌, 불일치가 발생하면서 멀미 증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이버 멀미 경험 후에는 어느 정도 회복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VR 등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는 파일럿이나 훈련병들은 최대 24시간의 회복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심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AR 등의 혼합 현실이 영상은 아니지만, 콘텐츠가 얹혀진 현실 공간이 3D이기 때문에 기존 3D 영상에서의 정보 수용에 대한 불편감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영상 피로, Display Fatigue

이 증상은 3차원(3D) 영상 정보를 경험할 때, 안구 통증 및 이중의 상(像)과 같은 시각적 불편함, 그리고 이로 인한 시각적 피로와 두통, 멀미 등을 동반한다. 인간은 시각 정보를 처리할 때, 2D와 3D가 다르기 때문인데, 간단하게는 일단 2D보다 3D가 더 많은 정보를 포함하며 이러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 인간의 뇌가 더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우리가 영상의 입체감을 느끼는 것은 좌안과 우안에서 각기 다른 상이 맺힌 후 뇌에서 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2D 영상에서 두 눈이 인지하는 상은 평면 그대로의 정보와 일치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3D에 대한 정보는 거리 정보가 필요하므로 두 개의 눈이 동일한 정보를 수용하지 않으며, 서로 다른 정보를 수용하게 된다. 거리라는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수정체의 두께가 조절되기도 하고, 확보된 좌우 눈으로부터 정보를 해석하고 재가공하여 융합하는 과정이 뇌에서 추가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현실의 3D 환경은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어 편안하게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가공의 3D 정보들은 이런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대부분 정합성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마무리

현실 공간에 파워풀한 가상의 정보가 결합하는 것은 인간 환경의 혁신과 함께 인간 생활의 증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현실계에 얼마나 정합성을 가지고 자리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인간의 인지적 반응에 대한 고려 사항이 많아 보인다. 아울러 현실계와 가상계의 정합성에 대해 인간성에 반할 가능성과 부정적 시각을 갖는 필자로서는, 현기증 나는 가상 콘텐츠를 만들 바에는 차라리 현실계에 섞이지 않는 이질감 있는 상호작용에 대한 설계와 그래픽 효과로 가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본다.

현실 속에서 실시간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가치는 중요하므로 AR 서비스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보 표현에서는 현실계의 공간감, 물리법칙에 영향이 없는 다른 방식의 형태(어포던스, Affordance)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동으로 반응하고 일하는 인간의 인지적 노력을 조금은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물론 실증적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Author
공화연

공화연

ICT Usuer Interface 설계자, 성균관대학교 휴먼ICT 융합학과 초빙교수. 성균관대학에서 2010~2014년까지 운영된 World Class University (WCU) 에서 HCI&UX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시라큐즈 M.I.N.D. Lab 연구원을 역임했다. AI UX를 연구하고, AR 글라스, AI 스피커 UI 설계자로 활동 중이다. flohell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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