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금융 앱에 웬 한강물?” UX 관점에서 본 토스 앱인토스 슈퍼앱 전략의 그늘

슈퍼앱 전략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이유


최근 핀테크 금융 업계 선두 주자로 달려나가던 토스가 때아닌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 손실을 비관하는 자조적 밈(meme)을 연상시키는 기능을 앱에 여과 없이 노출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기능 출시 직후 토스의 부족한 사용자 감수성 및 검수 능력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거센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획·검수 실수를 넘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토스의 개방형 슈퍼앱 전략인 ‘앱인토스’를 지목하고 있다. 빠른 신규 사용자 확보, 앱 내 전환율 및 체류시간에 매몰돼 외부 미니앱을 무분별하게 끌어들이는 ‘몸집 불리기’ 전략이 결국 이런 부작용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런 논란을 불러 일으킨 기능은 과연 무엇이고, 왜 전문가들은 앱인토스 전략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일까? 이번 글에선 사용자 경험(UX) 관점에서 토스의 한강물 온도 기능 추가 논란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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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물 기능의 등장과 퇴장

토스는 지난 19일 자사 앱에 ‘한강물’이란 명칭으로 한강 수온 확인하기 기능을 추가했다(자료=토스)

토스가 19일 토스 앱 내에서 ‘한강물’이라는 명칭으로 추가한 이 기능은 중랑천 등을 기준으로 측정된 한강의 수온 정보, 미세먼지 농도, 금일 접속 사용자 숫자 등의 정보를 화면 하나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이런 간단한 정보 제공 목적 기능은 투자 손실을 비관하는 투자 업계의 자조적 밈인 ‘한강에 간다’를 강하게 연상시키며 즉각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실제 기능이 추가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투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앱에서 이런 명칭과 금융앱과 어울리지 않는 기능을 담은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토스앱 사용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수천만명이 이용하는 금융 앱이 죽음을 희화화하는 표현을 그대로 노출한 것은 선을 넘은 행위”라며 투자자들의 상실감을 고려하지 않은 경솔한 기능이라고 지적했다.

추가된 한강물 기능은 현재 한강의 수온, 미세먼지 현황, 물놀이 적정 수온, 접속자 숫자를 보여주는 기능이었다(자료=토스 갈무리)

논란이 확산되자 토스 측은 여론 진화에 나섰다. 토스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해당 서비스는 외부 개발자가 만든 서비스를 토스 앱에 출시하는 ‘앱인토스’를 통해 제공된 기능”이라며 “수상 레저 활동 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었기에 검수 단계에서는 현재 지적받는 문제점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공식적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토스 측의 이런 해명은 사태를 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추가적인 논란에 불을 지피는 결과를 낳았다. ‘수상 레저 스포츠 정보용’이란 명목으로 해당 기능을 승인했다는 기능 추가 배경이 알려지자 토스 사용자들은 “수상 레저를 즐기려고 금융 앱에서 수온 확인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싸늘한 반응과 함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란 지적을 보였다. 심지어 플랫폼 운영진들의 현실 감각과 공감 능력의 부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더욱 거세졌다.

토스의 해명이 불러온 역풍

토스는 해당 기능이 수상 레저 활동 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자료=토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해명과 논란에 대해 토스의 사용자 감수성과 미니앱 검수 능력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토스의 이런 해명은 앱의 실질적인 용도나 사회적 맥락, 타깃 사용자층의 심리, 목적 과업에 대한 깊은 고찰과 이해 없이 단순 표면적 기능만 보고 기계적으로 승인했다는 의미이자, 토스 내수 검수 시스템의 현황에 대한 반증으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UX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근본적인 배경엔 토스가 강력하게 추진해 온 ‘앱인토스’ 개방형 슈퍼앱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앱인토스는 토스 앱 안에 외부 개발자나 파트너사가 개발한 미니앱을 토스 앱에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슈퍼앱 플랫폼으로, 지난해 7월 토스가 대대적인 슈퍼앱 전략 고도화와 함께 발표해 집중 중인 전략이다.

하지만 이번 한강물 기능 사태에선 이 개방성이 오히려 플랫폼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독으로 작용했다. 기존에도 토스는 사행성, 불법 콘텐츠 등 입점 제한 대상을 명시하고 있고 자체적인 검수를 진행하고 있다 밝혔지만, 이번 한강물 서비스처럼 표면상으로는 무해해 보이더라도 특정 사회적 맥락과 사용자층의 심리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앱서비스는 현행 심사 기준으로 걸러내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구조가 드러난 것이다.

현직 UI·UX 디자이너 및 PM인 데이지 인사이터는 “슈퍼앱으로 확장하려는 시도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중요한 건 그 기능이 어떤 맥락에서 연결되느냐이다”며 “만약 이를 확장의 일부로 기획했다면, 물놀이 시즌이라는 명확한 시점과 사용자 상황을 기반으로 접근했어야 한다. 수온 정보를 단순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물놀이가 가능한 시기인지 판단해주고, 관련 행사나 레저 활동, 그리고 이어질 수 있는 소비나 혜택 정보까지 연결했으면 훨씬 설득력 있는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고 고찰했다.

한강물 기능은 토스의 금융 서비스와 같은 공간에서 제공됐다(자료=토스 갈무리)

실제 국내외 업계 및 학계 또한 오랫동안 이와 같은 슈퍼앱 전략의 무리한 확장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경고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 및 보안 기업 Gi+De 그룹은 금융권의 슈퍼앱 진출에 대해 “플랫폼이 제 3자 서비스를 통해 합할 때 통제 범위를 벗어난 평판 리스크를 안게 된다”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고객은 이를 구분하지 않고 오직 금융 앱의 브랜드를 탓하며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LG CNS 또한 슈퍼앱 트렌드를 두고 “최근 금융 앱의 디지털 비대 현상은 슈퍼앱의 ‘다양한 기능 제공’을 위해 불가피한 요소이지만, 고객이 이탈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슈퍼앱 전략을 사용할 때 타깃 사용자층과 사용자 경험을 필수적으로 고려할 것을 조언했다.

사용자 중심의 감수성과 검수 필요해

토스는 앱인토스의 감수성 측면 검토에 미숙한 부분을 인정하고 관련 기준과 운영 방식을 재검토하겠다 밝혔다(자료=토스)

결국 논란이 커지자 토스는 한강물 기능 서비스를 결국 중단했다. 한강물 서비스 개발자 역시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사용해 “한강물 서비스는 개인적인 취미인 낚시와 레저 목적에서 제작된 것이었으며, 특정 대상이나 브랜드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일부 사용자에게 혼란이나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됐고, 현재는 서비스 중단을 요청한 상태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는 유사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운영상의 해프닝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토스가 진정한 금융 슈퍼앱을 목표로 한다면 플랫폼 운영면에서 이번 사태를 재검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 및 금융 플랫폼은 태생적으로 자산 손실이란 위협이 존재해 사용자가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한강과 수온 등이 금융 플랫폼 내에 공식적으로 노출된 것은 본래 의도와 다른 맥락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며 검토 과정 내에서 투자 실패를 경험한 사용자 페르소나 고려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제 토스는 “토스 증권이 토스 앱에 함께 있다 보니 아무래도 자극적이게 보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앱인토스가 나온지 아직 1년이 채 안됐다 보니 감수성적인 측면까지 검토하는 데 있어서 부족했던 것 같다”며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고 관련 규정을 조금 강화하는 걸로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기준과 운영 방식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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