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사람의 경험” 17년 차 UX 리처서가 말하는 인공지능 UX의 본질

“UX가 AI와 만난 지금, UX 디자이너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2025년 UI·UX 업계 실무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최근 UI·UX 업계는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 혼란과 의문이 뒤섞이고 있다. AI가 리서치 및 디자인 영역까지 나아가면서 실무자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 빠졌다.
지난 7일 출간돼 많은 실무자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는 <UX x AI 인사이트> 역시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AI 기술서나 개론서가 아닌 현장의 시야와 통찰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고찰과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 서적을 집필한 저자가 17년에 걸쳐 오랜 기간 UX 최전선에서 뛰고 있으며, 현재 LG 전자 CX 센터 책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웹 트렌드 컨퍼런스, 포럼M 등 여러 세미나에 연사로 강단에 오른 UX 전문가 오의택 박사라는 점은 책의 주장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오의택 저자는 과연 어떻게 서적을 집필하게 됐을까? 또 어떤 주제를 가장 주목하고 있을까? AI 시대 UX 실무자가 잃지 말아야 할 자세와 중요 역량은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저자를 오랜만에 다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이번 인터뷰가 성사됐다.
AI 시대 UX의 새로운 방향

AI는 이제 단순히 신기한 기술을 넘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았다. 특히 사용자와 AI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신뢰도, 몰입감, 만족도가 달라진다. UX 디자이너는 이제 기능적 완성도뿐 아니라 감정적 연결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이제 특히 AI UX 디자인은 ‘기능’에서 ‘관계’로, ‘정확성’에서 ‘신뢰성’으로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이 지점에서 오의택 저자가 특히 강조한 개념은 ‘의인화’다. 인간처럼 반응하는 AI, 공감하는 듯한 챗봇, 자연스러운 언어와 정서적 표현을 지닌 UI는 단순히 친절해 보이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그는 사용자와의 감정적 유대는 향후 AI 서비스의 지속성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책을 집필하면서 가장 흥미롭게 분석하신 AI UX 주제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주제는 ‘의인화’인데요. 의인화는 AI에 인간의 특성을 부여해 사용자가 AI를 마치 실제 사람처럼 느끼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의인화는 AI 기술이 적용된 프로덕트에만 있는 차별적인 UX입니다. 감성 AI 전용 서비스들이 하나씩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고, 여기에 심취한 헤비유저들이 많다는 사실도 놀랐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일까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애플 ‘시리(Siri)’가 있습니다. 당시 시리는 사람과 같이 유머러스한 대화가 특징이었죠. 덕분에 한때 시리와 대화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죠. 이렇게 이미 애플처럼 의인화 요소를 효과적으로 프로덕트에 적용해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실제 의인화가 향후 더욱 중요해질 거라 생각하시나요?
네, 의인화라는 주제는 아직은 마이너한 영역이지만, 점점 더 중요해질 거라고 봅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향후 더 수면 위로 올라올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UX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의인화 디자인을 위해서는 사회심리학적인 요소를 적용하는 것과 같이, 기존과 다른 패러다임을 업무에 적용해야 한다는 부분도 흥미롭죠.

책 내용 중 ‘AI로 인해 발전된 새로운 UX’라는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UX가 진화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결국 사용자의 니즈와 사용자와 관계를 맺는 형태에 맞게 AI 기술이 변화하고, 이에 따라 UX 디자인이 진화할 겁니다. 지금은 비서로서의 AI, 친구로서의 AI, 그리고 관리자로서의 AI로 구분될 수 있죠. 전 그것들 중 비서로서 AI가 사용자 니즈 충족 관점에서 가장 큰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비서가 사용자 니즈를 가장 충족해준다고 보셨죠?
많은 양의 정보나 삶과 업무에서 반복적이거나 어려운 일들을 대신 빠르게 처리해 주고, 우리는 좀 더 본질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사용자와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 AI가 지닌 강점이자 사용자 니즈를 가장 충실하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앞선 세 가지 형태의 진화도, 결국은 AI 기술이 지닌 본질인 개인화에 다시 수렴돼 고도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인간의 경험에 대한 공감이 중요해

AI가 대세로 부상하고, 인간의 일자리까지 대체하는 시대, 오의택 저자는 이런 흐름일수록 UX 디자이너는 점점 더 사람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효율, 속도, 자동화 같은 키워드보단 앱 서비스의 이면에 있는 ‘공감’이라는 오래된 가치를 다시 꺼낸다. 인간의 경험에 대한 뛰어난 공감은 최신 AI 기술도 따라올 수 없는 인간 UX 디자이너의 본질이며, AI 시대에도 여전히 디자이너의 경쟁력으로 남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AI 시대 UX 디자이너가 직면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UX 디자이너가 직면한 변화는 크게 2가지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AI 기술을 어떻게 프로덕트에 녹여내,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인데요. AI 기술과 함께 진화하는 사용자 니즈를 지속적으로 센싱하고, AI 기술을 제품 서비스에 효과적으로 녹여내 좋은 경험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 꾸준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는 무엇인가요?
두 번째는 AI 툴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업무를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까? 라는 의문입니다. 이 부분은 현대의 모든 직장인들이 당면한 문제이자, UX 디자이너에게도 기회인 동시에 위기인데요. 자기만의 UX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AI 툴을 업무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는 UX 디자이너가 이 큰 변화의 흐름에서 살아남고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승자가 되길 원하는 UX 리서처에게 추천하는 툴은 무엇인가요?
지금 수준의 AI 툴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UX 리서치 영역은 경쟁사 분석이나 선행 연구 검토와 같은 데스크 리서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건 환상 문제의 최소화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인데요. 이런 부분에서 가장 적합한 AI 툴은 AI 기반의 검색 엔진인 ‘퍼플렉시티’라고 생각합니다.
퍼플렉시티는 실시간 웹검색으로 정보를 탐색할 수 있고, 사용된 정보의 출처가 대체적으로 명확하게 표시돼 투명성이 확실합니다. 또한 검색 범위를 선택하는 옵션을 통해 학술 모드와 같이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으로 요약해 주기 때문에 선행 연구를 검토할 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단계에서 쓸 수 있는 툴은 없나요?
물론 조사 계획, 실사 진행,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등의 사용자 조사 전반에 보조로 활용하는 부분도 꽤 쓸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AI 인터뷰 모더레이터로 사용하는 AI 툴인 ‘랜딩(landing)’이나, 사용성 평가 전반에 AI를 활용하는 ‘메이즈(Maze)’는 기술이 좀 더 고도화된다면, 많은 비용과 시간 소요라는 사용자 조사의 단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 기대 중입니다.

반대로 추천하지 않는 툴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I 모더레이터는 아직 인간 모더레이터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미묘한 반응을 감지, 조사 진행과 꼬리 질문에 대한 융통성 부족, 참가자의 낮은 조사 몰입도 등에 대해서는 AI 모더레이터의 개선이 많이 필요해요.
또한 사용자 반응을 AI가 가상으로 생성해주는 AI 도구들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예를 들면 가상의 AI 페르소나를 생성해서 특정 주제에 대해 인터뷰를 하거나, 디자인 시안의 사용성 평가를 가상으로 진행해 사용자 반응을 자동으로 생성해주 AI 도구들인데요. 거의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짧은 시간 안에 사용자 조사 결과를 생성해 준다는 점이 언뜻 보기에 매력적이지만 그 결과를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신뢰하기 어렵다고 본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복잡 미묘하고, 작은 맥락 변화에도 다른 행동이나 반응을 보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부분을 단편적인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섬세하게 이해하거나 재현하는 건 어렵습니다. 특히 이런 데이터로 사업에 영향력이 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큽니다. 이런 단점은 사용자 관점에서의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UX 리서치의 가치까지 크게 훼손시킨다고 생각합니다.

AI 시대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나 오해는 무엇일까요?
무조건적으로 AI가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점이 큰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AI의 엄청난 발전과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AI가 모든걸 다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렇지만 AI도 완벽하지 않기에, UX 디자이너나 기획자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할뿐더러, 기존의 업무 영역도 AI로 인한 새로운 변화와 함께 공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완전히 대체되지 않고 공존할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지금 현장만 봐도 사용 맥락에 따라 음성인식이나 챗봇 기반의 AI 기술이 사람은 물론, 버튼이나 터치 스크린 등의 기존 UI·UX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AI 음성인식은 대중장소에서 소음으로 정확한 입력이 어렵고, 프라이버시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터치 스크린 기반의 GUI가 더 효과적이죠. 또한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를 하나의 GUI로 묶어서 한 눈에 인식시켜야 하는 경우, 챗봇은 태생적인 구조 한계로 메인 UI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I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최종적인 사용자는 사람이고, 디자이너가 디자인 해야하는 경험은 AI의 경험이 아닌 인간의 경험인데요. 때문에 저는 사용자를 이해하고 디자인 결과물을 고도화·차별화할 수 있는 UX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기술 이해나 도구 활용 같은 최신 트렌드뿐만 아니라, 인문학·심리학·인간공학이나 디자인과 같은 고전적인 영역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UX 실무자들을 위한 집필

지난 17년에 걸쳐 경력을 쌓아온 UX 전문가 오의택 저자는 인간공학과 HCI를 전공하고, 현재 LG 전자 CX 센터 책임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동시에 디지털 인사이트의 인사이터로 활동하며, 실무와 개념을 잇는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왔다.
그런 그가 집필한 <UX x AI 인사이트>는 단순한 이론서나 안내서가 아니다. 오의택 저자는 AI가 트렌드로 부상하기 전부터 AI와 UX에 대해 고민하고 지식을 쌓아온 자신의 경험이 UX 실무자가 스스로 AI 시대 자신의 길을 찾는 동시에 이런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무슨 일이든 결심과 시작이 가장 힘든데요. 책의 집필 계기는 무엇인가요?
AI가 대세가 된 건 챗GPT가 나온 2022년 말부터 시작한 다음이었죠. 하지만 제가 처음 AI UX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건, 박사 과정에서 논문 주제로 AI UX를 연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인데요. 덕분에 남들보다 자연스럽게 먼저 AI UX에 대해 고민하고, 자연스럽게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이에 조금이나마 UX 실무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남들보다 AI UX를 미리 접하고 공부하며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게 됐습니다.
요즘 AI 관련 서적이 많은데요. 이번 서적은 어떤 점에서 차별점을 가지나요?
UX는 다학제적인 분야이며, 그 업무 범위도 굉장히 넓습니다. 화면과 인터랙션을 논리적이고 심미적으로 디자인하기 위해선, 디자인적인 결과물만을 그리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UX 이론이나 원칙을 이해하고 실무적으로 녹여내거나, UX 리서치를 수행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또 요즘 같은 시기엔 AI 기술의 속성을 잘 이해해야 하죠. 이런 UX의 폭넓은 범위와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주제들의 사례와 이론, 실무적인 노하우들을 모아 <UX x AI 인사이트>에 담아냈습니다.

집필에서 자신에게 질문하는 부분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찾으셨나요?
책을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과거와 현재의 자신이 실무를 수행하면서 들었던 의문이나, 미래의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질문들이 쌓여서, 각각의 주제들이 됐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기 위해 글들을 써 나갔습니다.
결국 모든 질문의 답은 ‘사용자 니즈’였습니다. UX 업무는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지기에, 디자인이나 리서치 결과물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수단은 역시 사용자 니즈라고 생각합니다. <UX x AI 인사이트> 에도 다양한 주제가 있지만, 모든 주제들을 관통하는 것은 결국은 ‘사용자 니즈는 무엇이고 어떻게 충족시켜줄 것인가’ 라고 생각합니다.
? 오의택 인사이터의 디지털 인사이트 기고 읽으러 가기
집필 이외에도 오랫동안 인사이터로 활동하고, 개인 블로그에도 글을 쓰셨습니다.
사실 글쓰기는 고통의 연속입니다. 글을 쓰는 데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고뇌의 시간도 있겠지만,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고 글을 쓰다 보면 그동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 잘 모르고 있다는 부끄러움도 깨닫죠.
하지만 이런 과정들에서 기존의 경험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고, 한편으로 잘 모르게 된 부분을 새롭게 공부하면서 지식의 외연을 넓히게 됩니다. 실무에서 통상적으로 혹은 관성적으로 하던 일들에 대해 글을 쓰다 보면, 왜 그렇게 했는지, 그렇게 하는 것들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지,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 찾아보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다른 실무자분들께 글쓰기를 추천하실 건가요?
물론입니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라는 격언처럼, 글을 쓰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자기계발을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계발을 위해 단순히 남의 글을 읽어보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직접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지식을 만들어 가고, 콘텐츠로 만들어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도 받아보는 경험은 정말 가치가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갓생을 추구하시는 많은 실무자분들께 실무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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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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