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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AI 규제의 해?” 국내외 AI 법제화 현황

AI 시대 어디까지 왔나③ 법제화

챗GPT가 등장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제 생성 인공지능(AI)이 적용되지 않은 분야를 찾기가 더 어렵습니다. 업계에선 앞으로 ‘사용자 경험’이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생성AI는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을까요? <디지털 인사이트>가 ‘AI 시대 어디까지 왔나’ 기획 시리즈를 진행합니다. ①업계 동향 ②(에이전시 업계의) 상용화 ③법제화 순서로 살펴봅니다.


“2024년은 정책과 규제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변화하는 AI 법제화의 해가 될 것이다.”

미국 MIT에서 발행하는 과학기술분석 잡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2024년 인공지능(AI) 시장 전망 중 일부다. 올해 AI 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한 가지는 공통된다. 각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AI 법제화’ 카드를 꺼낼 것이란 예측이다.

현재는 이렇다 할 AI 관련 법이 시행되지 않고 있다. 초기 산업을 보호·지원하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법제화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국내 AI 산업 정책 전반을 담당하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도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AI를 만들기 위해” 관련 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AI 법제화 동향은 사뭇 다르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직접적인 타율 규제 중심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포괄적인 AI 규제법에 합의, 올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에선 ‘기술 통제’를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이 나온 상태다. 중국의 경우 AI 추천 알고리즘 통제에 대한 구체적인 규칙이 시행됐다.

국내는 해외와 달리 자율 규제 및 산업 지원에 초점을 맟춘 AI 법제화를 준비 중이다. 다만, 관련 법안이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으로 통과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 이러한 가운데 국내 AI 업계는 관련 법안 도입을 두고 찬반으로 갈려 논의를 이어가는 실정이다.

해외, 규제 중심의 법제화 추진

(사진=CDE뉴스)

해외의 경우 선진국을 중심으로 AI 법제화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2월 AI 법안 최종 승인 절차를 마치고, 실질적인 AI 법안 세부 내용의 공개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생성형AI를 통한 수익화 활동에서 불거진 저작권 문제를 비롯해 피해 사례 발생 시 처벌 내용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규제 사항을 담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3월 AI 백서 ‘AI 규제에 대한 친혁신적 접근’을 발표했다. 영국은 이를 기반으로 단일 AI 기관을 만들어 상황별 맞춤형 접근방식을 채택할 방침이다. 특히나 최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제 AI 감시기구를 런던에 유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이런 유럽과 온도 차가 있지만 미국도 AI 기업 압박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유럽에 비해 AI 에 관대하다는 평가를 받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30일 “AI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 기술을 통제해야만 한다”고 말하며 행정명령에 서명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AI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뒤이어 미 FTC는 오픈 AI,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의 AI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연속해 강도 높은 반독점 조사에 나섰다.

중국 역시 AI 법제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정부 비판이나 사회 혼란을 억제하기 위해 ‘생성형 AI 서비스 관리에 관함 임시조치'(生成式人工智能服务管理暂行办法)을 시행했다. 특히 중국은 AI의 여론 선동 위험성에 집중해 유례 없는 속도로 법률 제정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AI 법제화에 있어 규제의 비중이 상당히 큰, 일명 규제 중심의 법제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AI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사용자가 많은 만큼 관련된 악용 및 피해 사례에 따른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자율규제 및 지원에 초점 맞춰

(사진=대한민국 국회)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서도 AI 법제화에 대한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그 방향성이 사뭇 다르다. 정부가 규제에 앞장서는 ‘타율규제’가 아닌, 민간 스스로가 규제를 이끌어가는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20년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안’이 대표적이다. AI 산업 진흥과 신뢰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3년 단위의 기본 계획 수립, ‘국가인공지능센터’ 설립, 기존 법과 제도 정비, 고위험 영역의 AI 확인 및 고지 의무 확립 등 국내 AI 산업의 지원을 골자로 한다. 다만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으로 시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관련해 윤두현 의원은 글로벌 AI 시장 상황을 ‘AI 기술 전쟁’이라 부르며 “AI 산업을 육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법안 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성급하게 접근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NIA 관계자는 AI 법안 계류 문제를 두고 “AI 기술은 모든 산업의 형태와 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므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깊은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치겠다”고 전했다.

신뢰 회복 기대 vs 성장 억제 우려… 기업 찬반 갈려

AI 법제화에 대한 기업의 입장은 어떨까. 아직 법안이 시행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AI 법안 도입에 찬성하는 기업은 ‘신뢰성 회복’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법적 책임 소재가 구체화되고, 산업 보호 및 육성 지원 정책 등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한 국내 AI 스타트업 대표는 “그동안 AI 악용 사례가 발생하면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아님에도 기업 탓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AI 법제화를 통해 기업 책임 소재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련해 국내 AI 스타트업의 모임인 생성AI스타트업협회(GAISA)의 김성철 사무국장은 “여러 AI 스타트업이 사회적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향의 법안을 필요로 한다”며 “법안이 먼저 마련 돼야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법제화에 반대하는 기업도 존재한다.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법안이 만들어 진다면, 산업 성장을 억제할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반대 측의 주된 의견이다.

실제로 한 AI 업계 관계자는 “해외 규제 분위기에 휩쓸려 성급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관련 법이 자칫 규제로 작용해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법제화가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지은 코딧 대표는 지난 1월 열린 ‘모두의 AI 정책과 전략’ 토론회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AI 규제는 결국 국내 AI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막을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피할 수 없는 AI 법제화, 규제보단 산업 활성화 방향으로

업계에선 법제화를 추진하되 지나친 규제보다는 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민간 기업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다. 정부는 자율규제와 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규제 기조를 유지해야 하며, 업계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극적으로 자율규제에 참여하고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김성철 GAISA 사무국장은 “기술 전환기에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에 법안이 사회적 합의와 약속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다만 기술의 발전과 안전함이라는 두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AI 시대① 업계 동향 | “쓸 만해야 살아남는다” 올해 생성AI 화두는 ‘사용자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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