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구매로 연결되는 시대
배달 앱, 책방, 제약사까지 주목하는 라이브 커머스
맛있다고 소문난 ‘맛집’은 웨이팅이 필수다. 그런데 기다릴 필요 없이 맛집의 요리를 라이브 커머스에서 살 수 있다면? 배달의 민족 배민쇼핑라이브에서 완판 신화를 기록한 ‘고기리막국수’ 이야기다. 앞으로 대형 프랜차이즈나 지역 맛집까지 라이브 커머스에서 만날 수 있을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배달의 민족뿐만 아니라 책방, 제약사까지 라이브 커머스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라이브 커머스가 대체 뭐길래 다들 활발히 이용하는 걸까?
글. 김수진 기자 soo@ditoday.com
실시간으로 채팅하면서 상품을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 라이브 커머스.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소통할 수 있어 모바일 소통에 특화된 MZ세대가 주 타깃이다. TV홈쇼핑과 비슷하지만,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연출된 이미지나 영상만 볼 수 있었던 이커머스, 의도된 사례와 특정 기능을 부각하는 TV홈쇼핑과 판매 방식이 달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모바일 시대에 맞춘 ‘진화한 TV홈쇼핑’이라고도 부른다.
지난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3조 원대 규모로 성장했고, 이커머스 시장 전체의 1.9%를 차지했다. 현재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4,00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2조 8,000억 원으로 성장한 뒤 내년 6조 2,000억 원, 2023년 10조 원이 넘는 ‘메가 커머스’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또한 지난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를 3조 원으로 봤다면, 오는 2023년에는 8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 내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라이브 커머스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장점은 의사소통이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상호 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홈쇼핑에서는 쇼호스트만 이야기하는 반면,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직접 궁금한 점을 댓글로 물어볼 수 있다. 가령 “키 155cm인데, 기장이 많이 길까요? ”같은 질문에도 친절하게 궁금증을 해소해 준다. 두 번째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편집된 방송이 아닌 현재 방송되는 현장감으로 궁금점을 바로 묻고 들을 수 있다는 것. 이는 곧 상품을 구매하는 ‘신뢰’로 이어진다. 또한, 유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방송을 볼 수 있다. 꼭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방송을 보며 소통과 함께 ‘덕질’하려는 것이다. 즉, 판매에서 그치지 않고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유통업계가 라이브 커머스를 주목하는 것일까? 앞서 언급했던 장점과 마찬가지로 비대면 문화 때문에, 실시간 소통으로 재미와 신뢰를 주고 할인혜택 등을 통해 빠른 구매를 유도할 뿐 아니라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라는 요인도 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이나 브랜드 홍보로 브랜딩에도 도움된다. 또한, 방송국 홍보 채널보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아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다.
현재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은 상당히 늘어났다. 지난 3월, 본격적으로 시작한 배민쇼핑라이브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그립, 캐시워크, 쿠팡,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많은 인플루언서가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됐을 때 집중할 부분은 차별화 전략이다. 중요한 것은 핵심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갖춰졌을 때 고려해야 하는 콘텐츠 기획력과 진행자 역량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책방과 제약사도 라이브 커머스를 활발하게 이용한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네이버의 책·문화판에서 진행해온 ‘책문화 생중계’에 라이브 커머스를 결합한 책방 라이브가 인기다. 현재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온라인 북토크에 직접 참여하며 팬들에게는 작가와 오프라인이 아니면 소통하기 힘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판매도 가능해 수익과 연결된다.
또한,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240개 회원사의 마케팅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를 가장 주목하는 유통채널로 꼽은 바 있다. 올리브영도 지난 4월 초, 공식 모바일 앱 ‘올라이브’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고, GC녹십자는 지난해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건기식 브랜드 제품을 판매했다. 중소제약사인 유유제약도 이미 라이브 커머스를 적극 활용 중이다.
치솟는 인기와 매출과는 달리 소비자가 경각심을 지녀야 할 부분도 있다. TV홈쇼핑의 경우 전자상거래법 규제를 받아 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직접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 업체에는 아직 아무런 의무가 없는 상태다. 또한, 홈쇼핑은 제품 효능을 과장하거나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발언이 금지돼 있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제재도 어렵다.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에 대비해 소비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양정숙 의원이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자상거래 방법을 활용하는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며 “물품 판매자들이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맞춰 다양한 방법의 물건 판매 플랫폼을 고안하는 만큼, 법적 미비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이 요즘 트렌드. 뭔가에 미치면 함께 하는 K-문화답게 라이브 커머스도 유사한 길을 밟고 있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는 ‘소통’이 소중한 시기 속에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행복한 순간으로 남는 깨끗한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많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이 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