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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잘 만든 3D 애니메이션 ‘바다나무’, 전 세계 아이들에 스며들다

이정인 키즈룹 부사장이 전하는 ‘콘텐츠’로 아이들과 ‘컨택트’하는 방법

2018년, 야놀자의 CM송으로 역주행한 ‘포니테일’을 기억하는가?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등장해 발랄하고 통통 튀는 모습으로 노래 부르며 춤추는 영상이 인기몰이했고, 실제 인형이 살아있는 듯한 디테일이 감탄을 자아냈다. 중독성 있는 음악과 캐릭터의 잔망스러움에 유튜브 조회 수는 무려 1억 뷰에 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영상은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아닌 에듀테크 기업 키즈룹이 만든 것이다. 키즈룹은 어떤 기업일까?

글. 신주희 기자 hikari@websmedia.co.kr
사진. 키즈룹 제공

키즈룹은 2011년 설립된 유•초등 미래형 교육 플랫폼으로, 영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포니테일을 비롯한 키즈룹의 바다나무 콘텐츠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약 300만 명의 아이들이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키즈룹은 애니메이션을 잘 활용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특히 바다나무는 K-콘텐츠로서 주목받아 전세계 팬을 확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 플랫폼 시장이 더욱 커진 가운데,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으로서 콘텐츠 개발과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열정과 아이디어로 바다나무라는 장르를 개척한 키즈룹 이정인 부사장은 콘텐츠 제작을 총괄하고 글로벌 브랜드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들을 사로잡는 콘텐츠의 비결은 무엇인지, 교육 플랫폼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 키즈룹 이정인 부사장

에듀테크 기업 키즈룹, 왜 3D 애니메이션에 발을 들였나

바다나무 콘텐츠도 직접 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바다나무라는 브랜드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바다나무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공부할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어요. ‘언어는 학습이 아니라 습득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배울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갖춰지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학습 내용을 흡수하게 돼요.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해 ‘알파벳을 공부해볼까?’ 하고 말을 붙이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Learn and Play Together”라는 슬로건으로, 교육 브랜드 <바다나무>를 만들었어요. 아이들은 모험과 즐거움이 가득한 가상 세계인 바다나무에서 주인공 캐릭터 바다를 비롯해 미미, 애비, 컬리, 제스, 포고 등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자연스럽게 공부해요.

포니테일 영상이 화제였잖아요,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만든 영상인 줄 알았는데 키즈룹에서 직접 만드셨다고요.

네 맞아요. 데이비드 대표님과 저, 그리고 회사 직원들이 직접 춘 춤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어요. 특히 가사 중에 P(프) 발음이 8번 반복되는 건 대표님 아이디어에요. 아이들이 따라하기 쉽도록 후렴구와 멜로디를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었죠. 어느 날 야놀자에서 광고 음악 라이선싱 제안이 왔어요. 경직된 교육 브랜드 이미지보다 신나게 공부하는 바다나무의 이미지를 폭넓게 노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바다와 미미를 포함한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사실적이에요. 실제 인형같이 귀엽기도 하고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염두하고 콘텐츠를 제작하셨나요?

저희의 제작 모토는 ‘최상의 퀄리티’입니다. 아이와 캐릭터의 정서적 교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입체감과 생생함을 살린 3D 애니메이션을 선택했죠. 하지만 3D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가 천차만별이에요. 게다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그만이니까요.

그래서 부드럽고 섬세한 털 표현에 집중했어요. 바다나무의 모든 캐릭터는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의 털로 덮여 있어요. 하지만 3D 제작에서 가장 어렵고 기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털이에요. 무수히 많은 면으로 이루어진 털들은 자연스럽게 표현하기에 까다롭고, 그만큼 렌더링 시간도 많이 소요되죠. 그런데도 털을 고집한 이유는 아이에게 감정적인 유대감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또, 3D 제작 단계에 색 보정을 넣어 콘텐츠 분위기를 바꿔주고 있어요. 영상 편집 마무리 단계에서 색감을 디테일하게 조정하는 작업이죠. 저희 파이프라인의 DI 공정팀이 따뜻한 색온도, 높은 채도의 색조, 바삭거리는 질감 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바다나무, 100페이지 소설에서 시작됐다

최근 아이들의 정서 안정을 위한 콘텐츠를 출시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어떻게 아셨어요?(웃음) 바다나무 캄(Badanamu Calm)이라는 콘텐츠예요. 정교하게 제작된 배경음악과 4K 이상의 초고화질로 아름다운 자연을 구현했죠. 아이들은 이곳에서 바다와 동물들을 만나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어요.

저도 들어보니 좋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어 주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신 것 같은데,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현재 3D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시도하는 중이에요. 다음 프로젝트는 ‘My Friend Bada’로 감성적인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주인공 캐릭터 바다와 아이의 개인적 교감을 극대화하는 토크쇼를 만들어 다양한 주제로 학습을 유도하려고 해요. 이 프로젝트에는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으로 Emmy상 3회 수상한 세계적인 프로듀서 조시 셀리그(Josh Selig)가 총괄 프로듀서 및 작가로 참여, 내년 상반기에 파일럿 에피소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세계적인 프로듀서와 진행하신다니 기대가 되는데요. 요즘 콘텐츠 시장에서 IP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는데, 바다나무의 IP 계획이 궁금합니다.

바다나무의 세계관은 100페이지 분량의 오리지널 소설에서 시작됩니다. 이름이 왜 바다인지, 미미는 왜 몸이 빨간색인지, 모든 캐릭터의 이야기가 담겨 있죠. 다음 진행할 프로젝트 중 하나인 <월드 오브 바다나무>는 세계관을 조금 더 확장합니다. 해리포터 같은 패밀리 소설로 각색해 영화화할 계획이에요. 해당 프로젝트 역시 조시 셀리그(Josh Selig)와 같이 진행해, 내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전 세계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만큼 커리큘럼도 다양하고 체계적일 것 같아요.

맞습니다. 수년간의 투자로 바다나무만의 두 가지 커리큘럼을 개발했어요. 먼저 ESL은 1,000개 이상의 학습 활동으로 구성된 5단계 영어 교육 프로그램으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국가(ES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를 대상으로 해요. 또한 최근 출시된 바다나무 STEAM은 자연과학, 수학, 미술, 기술, 공학 등 STEAM의 핵심 과목을 배움과 동시에 언어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통합 교육 프로그램이에요. 최상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언어학, 교육학, 아동 심리학 등의 분야의 권위 있는 교수들로 구성된 바다나무 자문위원회(Badanamu Advisory Board)에서 검증, 개선되고 있습니다.

키즈룹이 빅데이터 기술을 중요시하는 이유

에듀테크 기업으로서 키즈룹의 독자적인 기술력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3D 애니메이션 제작뿐 아니라, 교육용 콘텐츠를 학습자에게 전달하는 딜리버리 시스템(Delivery systems)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과 1:N 화상으로 진행되는 Live Class, 큰 스크린을 공유하며 교실에서 이뤄지는 In-Class, 집에서 스스로 하는 Homework 등이 대표적이죠. 사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꽤 있지만, 영유아 대상은 드물어요. 영유아는 연령, 문화 등에 따라 학습에 차이가 있고 정형화된 교육 과정이 없어 교육 수준도 달라지죠. 그런 의미에서 키즈룹은 유아 학습 시장에서 높은 품질의 학습 콘텐츠와 플랫폼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입니다.

모든 어린이에게 맞춤형 교육 솔루션도 제공한다고 들었습니다. 맞춤형 솔루션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나요?

맞춤형 솔루션은 관찰에서 비롯합니다. 아이를 직접 관찰하면서 정교하고 풍부한 교육용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를 ‘어댑티브 러닝(Adaptive Learning)’이라고 하는데, 아이의 반응과 행동을 관찰해 데이터 레이블링을 거치는 작업이죠. 레이블링한 데이터는 기계가 학습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요. 그런데 관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아이들이 집중하는 환경이 마련돼야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콘텐츠에 주목했어요. 아이가 즐거워하는 학습 콘텐츠가 많을수록, 풍부한 데이터가 수집돼 다양한 콘텐츠로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콘텐츠와 데이터 수집 기술의 순환이 중요하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회사 이름이 키즈루프(키즈룹)인 것처럼, 핵심은 콘텐츠와 기술 피드백 루프에 있어요. 현재 한국과 영국에 각각 미션 헤드쿼터를 두고 있는데 한국은 콘텐츠 허브, 영국은 데이터 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고품질의 참여형 학습 콘텐츠는 데이터 레이블링을 통해 영국의 인공지능 시스템에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죠. 예를 들면, 알파벳 F 발음이 어려운 아이를 관찰해, ‘F 발음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노래와 영상을 보여줘’ 등의 데이터를 영국의 센터로 보내요. 학습된 기계는 개인 맞춤 학습 방향을 설정해 다시 한국의 콘텐츠 허브에 전달하는 피드백 루프를 형성합니다.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기술을 배(Ship)에 비유한다면, 콘텐츠는 그 배에 실린 물건이라고 봐요. 기술이 훌륭할수록 그 배는 그만큼 안전하고 완벽해지죠. 그런데 그 배에 무엇이 실려있느냐도 중요해요. 건초더미보다는 보물상자가 좋으니까요. 아이들이 보고 듣는 콘텐츠와 그것을 전달하는 기술력 모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과 데이터 분석을 위한 첨단 기술을 끊임없이 도입, 연구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을 해오신 만큼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학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에듀테크 업계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희 콘텐츠는 단순히 학습 도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간접적으로 만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음악과 춤,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광범위한 내용을 담으면서, 다양성과 포용(Diversity and Inclusion)을 실현하려고 해요.

또, 첨단 기술을 활용해 교육 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의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아시아 동남아시아, 유럽 일부 국가까지 대규모 플랫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고요. 플랫폼 유저는 올해 말까지 600만 명에서 1,0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요. 점차 글로벌 학습자를 늘리면서, 전 세계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찾아주고 싶어요. 아이들은 미래를 위한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가치니까요. 키즈룹은 기업 슬로건인 “Education for Tomorrow”의 선언과 함께, 그 미래를 위한 새로운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정인 부사장의 열정과 동심, 키즈룹

이정인 부사장의 말처럼 키즈룹은 아이들을 위해 바다나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고, 이들의 정서와 안정을 위해 캐릭터 디자인과 콘텐츠 디테일에 집중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글로벌 스텝들과 협업, 전 세계 아이들을 사로잡을 콘텐츠를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키즈룹은 더 많은 아이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플랫폼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키즈룹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도 아이였고, 동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눈높이가 달라졌을지 몰라도, 어른의 마음 속에 동심은 늘 남아있다. 이 부사장이 인터뷰 말미에 “스트레스도 분명 받고 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드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고통스럽지는 않아요. 이 모든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을 조금 더 가지고 차근차근 하다 보니 어느새 제가 원하는 지점까지 갈 수 있었어요”라고 말할 정도니 그의 아이들을 위한 열정과 동심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키즈룹은 아이들의 행복한 일상과 성장을 추구한다. 그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좀 더 나은 세상이 도래하기 위해선 아이들의 행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이의 행복이 어른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 이것이 바로 키즈룹의 또 다른 바람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