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업이 3D? 자네 화성에서 왔나?’
–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언 위한 에이전시 대표 4人의 제언
– 야근에 박봉? 언제적 얘기? 급여와 복지, 대한민국 상위 30위권
– 트렌디한 IT 경험과 대우, 성장과 확장 가능성 높아
디지털에이전시 산업을 ‘자세히’ 톺아보다
야근에 박봉? 언제적 얘기? 급여와 복지, 대한민국 상위 30위 내
훌륭한 인재, 많은 유입 필요… 시니어급이면 굿
트렌디한 IT 경험과 대우, 성장과 확장 가능성 높아
내부 직원의 대우를 높이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
*일시 및 장소: 2021년 5월 12일, 오후 2시, 매그넘빈트 사옥
*좌담회 참석자: 박원식 (인픽스 공동대표), 박태희(펜타브리드 대표), 이병하(플립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이형주(매그넘빈트 대표)
-이상 가나다 순-
*사회: 류호현 본지 발행인, 김관식 편집장
*진행: 김수진 기자, 김성지 기자
*본 좌담회는 대한민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했습니다.
국내 디지털 에이전시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직원 급여부터 복지는 물론 근무여건까지 다른 중소기업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에 따른 탄력적인 근무환경부터 다양한 디지털 트렌드까지 우리나라 디지털 에이전시는 여느 산업군보다 늘 한 발짝씩 앞서 나아갔다. 디지털 산업의 근간이며 최대 고용력까지 갖췄다. 이제 이 산업군을 3D 업종이라 얘기하지 않는다. 모두 10여 년 전 얘기다. 못 믿겠다하는 분은 여기 모인 4명의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들이 전하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이야기다.
사진. 이재은 작가
박원식 인픽스 공동대표, 이병하 플립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사회: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내로라하는 우리나라 디지털 에이전시 대표님 네 분을 모시고 오늘 이야기를 꾸려가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도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 같이: 안녕하세요.
사회: 여기 앉아 계신 네 분의 대표님, 서로 잘 아시죠?
박태희 대표(이하 박태희): 그럼요 잘 알죠. 요즘처럼 디지털 트렌드가 급변한 환경 속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등 든든한 버팀목이 되곤 합니다.
사회: 네. 그럼 오늘 이 자리에서 더 솔직하고 많은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웃음). 지난해 촉발된 코로나19로 우리 산업지형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대표님들은 이 환경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지내셨는지 궁금한데요.
이형주 대표(이하 이형주): 요즘 코로나19로 힘든 기업도 있겠지만 올해 우리 회사는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어느 때보다 일이 많아졌습니다.
박원식 대표(이하 박원식):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채널이 확산되면서 우리 업계도 많이 바빠진 것 같고요. 처음 코로나로 상황이 점차 좋지 못할 때 사실, 더 어려워지기 전에 사람을 줄여야 하나, 하고 생각도 했어요. 어떤 식으로 여파가 올지 예상할 수 없었으니까요. 저번 메르스 때 광고산업은 물론 웹을 구축하는 디지털 에이전시도 영향을 받았잖아요. 그때가 떠오른 거죠. 이번 코로나로 인해 초반만 하더라도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 우려했는데 상황은 전혀 달랐어요. 웹 구축을 주로 이루는 디지털 에이전시 산업은 여느 때보다 더 분주해진 느낌입니다.
이병하(이하 이병하): 맞습니다. 우리도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 모인 분들 모두 같은 업계 분들이니 놓인 상황도 비슷할 것이라 봅니다. 각자의 입장과 고민이 있겠지만 모두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인재의 入社와 退社, 그리고 유입의 문제
사회: 다행이네요. 하긴, 비대면을 맞으면 오히려 온라인과 디지털을 강화하는 정책과 기술 트렌드가 집중적으로 투입되니까요.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요즘 업계에서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바로 인력에 대한 부분인데요, 적지 않은 기업이 개발자가 기획자 등 가동 인력이 없어 힘들다 호소하는 상황입니다. 어느 산업이든 사람이 중요하겠지요. 특히나 요즘 우리 산업계를 보면 디지털에 발맞춰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이가 더 요구되는데요, 최근, 국내 포털사는 물론 유명 게임사와 대기업 등에서 개발자와 UI/UX 디자이너 등 많은 인재를 거의 빨아들이는 상황입니다. 이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우리 산업에 근간을 이룬 인재들이 여러모로 바로 현장을 이해하고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다면 그 이면에 놓인 디지털 에이전시 상황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럼 먼저 매그넘빈트의 이형주 대표님, 연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략 얼마나 채용하는 편인가요?
이형주: 구체적인 수치로 얘기하기는 어려워 평균을 내기는 쉽지 않아요. 이게 프로젝트 투입 TO에 따라 달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직원을 기준으로 말씀드린다면 대략 총 인원 중 25~30%는 매년 새롭게 채용한다고 볼 수 있어요. 개발자뿐 아니라 기획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을 채용합니다.
박태희: 저희도 이형주 대표님 말씀대로 대부분 25~30% 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저희 회사 경영그룹을 통해 확인한 자료를 보면, 경력직의 정량적인 채용 공고는 연 25회 내외 정도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채용이 되지 않으면 잠시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경우가 반영된 수치죠. 공고를 내도 모두 채용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이형주: 덧붙여 말씀드리면 우리 회사는 매년 2, 3월이 되면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올려요. 올해는 컨설팅 5명 채용공고에 이력서가 400여개 정도 들어왔어요. 신입사원의 경우 채용할 때 지원자가 많긴 해요. 하지만 박태희 대표님 말씀처럼 수시채용하는 경력사원의 경우 사실 우리 회사는 지원자를 바로 채용하기보다 그때 그때 역으로 구직란을 보고 찾아 먼저 연락하는 때가 많아요. 단순히 그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듯해요. 채용방식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이병하: 저희도 연간으로 보면 정 직원 중에 약 14% 정도가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신규 채용은 매년 스무 명 정도고요. 즉, 스무 명 정도가 빠져나가고 새롭게 들어오는 셈이죠. 그리고 한번 최근에는 근속 연수가 많이 늘고 있어요. 입사 후 3~5년간은 이직이 많이 줄었습니다.
사회: 사실 5년 동안 한 곳에 재직한다는 것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닌 듯합니다.
이형주: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 건지, 회사가 좋아서 그런 건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한번 입사하면 오랫동안 함께 일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본인 경력을 쌓고 나면 다른 곳에서 색다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도 같고요.
사회: 인픽스의 경우는 어떤가요?
박원식: 저는 작년까지 통계를 계속 봐 오다가 오늘 이 자리를 위해 최근 통계를 뽑았는데요, 방금 이형주 대표님이 말씀해주신 사항과 이렇게 비슷할까, 해서 놀랐어요. 채용은 상시이기 때문에 횟수 등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봐요. 퇴사비율은 1년에 대략 15%(20여명) 정도가 나가고 새로 들어오는 셈이에요. 신입사원은 4~5년 정도. 오래 있는 편이죠. 퇴사하는 사람은 최소 3년 정도 근무하죠. 경력직은 상대적으로 신입직원보다 좀 더 오래 있는 듯합니다.
사회: 경력직을 채용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신입직원을 채용하더라도 곧 경력이 쌓이면 이직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프로젝트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겠고요. 매그넘빈트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접근 하시는지요?
이형주: 어쩔 수 없는 현실인 듯해요. 아무래도 당장 신입사원이 대기업에 바로 입사하기는 어렵고, 그들에게 그만한 기회도 적고요. 아무래도 관련 경력을 쌓는 동안 자신들의 업무 역량을 좀 더 키워 이직하는 사례가 있죠. 사실, 중소기업이 대기업 급여 수준이나 복지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거든요. 때문에, 퇴사한다고 하면 잡기 어려워요.
이병하: 사실, 요즘에 신입사원들은 대기업도 마찬가지인 듯해요. 3~5년 사이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졌거든요. 그게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고, 그들이 경력을 쌓고 다른 경험을 위해 이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의 신입사원 채용은 채용 이후 1년 정도는 회사가 많은 투자를 해야 했었죠. 1년 정도 업무를 접해야 실무에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신입으로 입사 후 1~2년 사이에 퇴직을 하게 되면 회사로서는 손실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신입사원 채용은 예전과는 조금 다릅니다. 요즘은 실무적으로 많은 준비가 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는 거죠. 아마도 업의 확장이 많이 이뤄지다 보니 입사 전에 스스로 교육 받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인 듯합니다. 회사에 입사해 바로 업무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입사해서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한다면, 우리 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과 더불어 회사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박태희: 저는 이것이 이직의 문제라기보다 유입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업계 내에서 순환되든지, 우리가 원하는 인재가 신규로 유입돼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업계, 즉 전반적으로 인력확보에 대한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요. 중간에 이탈이 발생해도 업계 내에서 순환되면 그 나마 괜찮은 상황인데, 더 좋은 기업으로 이직하든지,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그 프로젝트의 공백을 디지털 에이전시 정규 멤버로만 진행하기가 어려운 환경이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죠.
박원식: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에 갈 사람은 ‘네카라쿠배’에 가고, 에이전시로 올 사람은 오는 거라, 신입은 그나마 유입 가능한데, 경력 채용은 쉽지 않죠. 임금격차나 기업문화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경력이 오히려 신입보다 채용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어요.
사회: 고객사 프로젝트를 리딩할 수 있는 시니어급 인재가 디지털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하잖아요.
이형주: 사실, 그 정도 시니어급 직원 채용이 쉽지 않아요. 그 정도 경력을 갖춘 이라면 대개 한 곳에 머물지 않고 프리랜서를 하며 더 나은 페이(Pay)를 받고자 하는 것 같아요. 우리 업계 경우라면 이 정도로 리딩할 수 있는 이가 중요한데, 그들이 프리랜서로 빠지게 되면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상황이 저희로서는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최근 디지털 에이전시 프로젝트 중 프리랜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에이전시 입장에서도 프로젝트 성격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연결성을 가진 내부 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그들이 프리랜서로 전향해 활동하기 때문에 받는 손실이 크다. 이들이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이유는 회사에 다닐 때보다 보장받는 것들과 안정성은 줄어 들지만 단기적으로 좀더 나은 비용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이 업무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존중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는 회사를 경영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도 한번 헤아려보고 건강한 업계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선행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짚어보기 위해 사회자가 먼저 언급했다.
높아지는 프리랜서의 비중과 협업
사회: 사실, 이러한 부분도 프리랜서에 기대는 비중이 높아지는 여러 이유 중 하나 같습니다만.
이병하: 대규모의 금융 및 대기업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업무 특성상 파견 요구가 많습니다. 기업 업무가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다 보니 정규직 인원으로 정해진 시간에 모두 투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프리랜서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일들을 진행 해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박태희: 저희도 비슷해요. 파견을 할 수밖에 없는 금융관련 업종은 내부 멤버로 100% 채우기 어렵죠. 또 금융전문가나 커머스 전문가를 보유하기 어려워 프리랜서를 채용할 때가 있습니다. 내부에서 진행 가능한 프로젝트는 프리랜서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프리랜서를 써서라도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사례인데, 그런 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죠.
사회: 그 가운데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죠?
박태희: 네. 프리랜서와 함께 일했던 내부 정규 멤버들도 이런 저런 유혹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겠죠. 함께 동일하게 고생하는데 처우나 연봉을 오픈해 얘기가 오갈 수 있잖아요. 결국 보상 등의 문제인데 여기 계신 대표님들도 그렇고, 최대한 성과를 나누고 그들이 흘린 땀에 대한 보상을 위해 다방면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 결국 오래도록 고정된 수주 단가문제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제가 앞서 보내드렸던 질의서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오래도록 고정된 단가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함께 상승해야 하는데 그때와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봐요. 그것이 결국 디지털 에이전시에서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력과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부분도 함께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병하: 사실, 프리랜서가 업계에서 태동하게 된 이유가 있잖아요. 그 취지가 있기 때문에 여기 계신 대표님 모두 존중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조금씩 그 취지와 맞지 않을 때가 조금씩 있어요. 저는 연차에 기반으로 한 무조건적으로 높아지는 페이가 아닌, 그 사람 실력대로 페이를 책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환경이 조금 어렵더라도 실제 지급하는 페이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되는데 단순히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에 페이가 높아지는 것은 산업의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한 번쯤 짚어봐야 할 때라고 봐요.
물론 성실하고 실력 좋은 프리랜서도 많다. 다만, 음양이 있듯 이를 악용하거나 부족한 실력으로 프리랜서로서 책임감마저 수반하지 않을 때가 문제가 되는 것. 어려운 일은 회피하고 일주일 정도 나와 일을 접해보다 어려울 것 같으면 그만 둬 프로젝트 진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그렇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처음 어렵게 짰던 로드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결국 고객사와의 신뢰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완성도도 당연히 보장할 수 없는 사태가 생기곤 해 업계에서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단가 조정 등 여러 나은 환경으로 에이전시 입장에서 이윤이 더 발생할 수 있다면 이를 정규직 사원에 투자해 책임감과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싶다고 업계는 한 목소리를 낸다. 지금 상태로는 멀리 내다봐도 ‘제 살 깎기’밖에 되지 않는다.
사회: 요즘은 고객사에 파견 시 투입하고자 하는 인력의 등급을 요청하기도 하죠?
박원식: 당장 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급수를 맞추기 위해 부득불 (프리랜서 합류로 등급을) 맞추기도 하죠. 일을 하다보면 검증이 돼요. 다음에는 웬만하면 이때 해봤던 이와 함께 하려 하죠. 그렇지 않으면 모험이 되기도 하거든요. 결국 프리랜서 비중을 낮추려는 목적도 여기에 있습니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무조건 검증되지 않은 프리랜서와 손을 잡는 것도 우리 입장에서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회: 그럼, 이 부분에 대해서 적절히 대처하신 대표님이 계시다면 한 말씀 듣고 싶은데요.
이형주: 모두 회사를 경영하면서 노하우가 있으시겠지만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프리랜서 비율을 20% 이상 가져갈 때가 있어요. 그런데 만약 이들이 이탈했을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추후 힘든 일이 발생하면 대처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워요. 수습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아예 우리 현재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처음부터 고객사와 공유합니다. 그렇게 고객사 동의를 얻어 다른 에이전시와 협력할 때도 있어요. 물론 당장 수익은 낮아지겠지만 프로젝트에 대해서만큼은 고객사도 더 신뢰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 저는 이런 방법도 좋은 것 같습니다. 회사 대 회사로 협력하는 효과도 더 크고요. 고객사들도 그것을 더 원해요. 성공적인 사례도 많고요.
박원식: 이제 고객사도 투입 인력에 대해 프리랜서냐, 내부 직원이냐 궁금해 해요. 사실, 국민연금 가입증명서 하나만 떼도 알 수 있잖아요. 더러 고객사도 프리랜서보다 다른 회사 소속이더라도 우리와 함께 했던 경력이면 더 믿을 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해요. 물론 기술점수도 반영되는 문제도 있겠지만. 이형주 대표님 말씀처럼 고객사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경우도 많아요. 함께 파트너십을 구성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거죠.
이병하: 결과적으로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프리랜서 시장에 대한 문제점보다도 앞으로 디지털 에이전시가 제대로 된 시장의 판단과 투자로 내부 직원의 비용과 가치를 더 늘리면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프리랜서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도 당장 급여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 환경의 이유가 있겠죠. 자유롭게 일하고자 하는 이도 있을 텐데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산업이 더 탄력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니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응원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디지털 에이전시가 3D? 자네 화성에서 왔나?”
사회: 그럼, 마지막 주제입니다. 사실, 이런 얘기가 직원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옛날 그 ‘웹 에이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확실히 급여나 복지, 근무환경 면에서 확실히 일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고 말합니다. 사실, 여기 대표님 네 분을 한 자리에 모신 것도 그러한 부분을 외부에 공개하고 많이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급여나 복지 등 많은 면에서 발전을 이뤘죠. 대표님들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인재가 모자라다 하더라도 꾸준히 일할 수 있는 분은 유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원식: 저는 무엇보다 구체적인 경력을 쌓고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대기업이나 크리에이티브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해 트렌드를 리드하는 면이 많잖아요. 그런 경험을 높게 바라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그래픽 디자이너, 웹디자이너, 웹기획자, UX컨설팅 등 다양한 산업군이 한 곳에 집중돼 있어 서로의 영역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요. 레퍼런스 쌓는 데는 확실한 보장이 되죠.
이형주: 어떻게 보면 자신이 가고 싶은 회사의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경력과 경험을 쌓기 위해 오는 분도 많지요. 저는 그런 자신 만의 목표를 갖는 것도 프로젝트를 이해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병하: 특히 금융쪽은 전문계약직으로, 대개의 경우는 정규직으로 이직하는 기회를 얻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특정 기술의 고도화 측면에서도 그에 맞는 인재가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박태희: 블라인드나 잡플래닛을 보면 물론 다양한 이야기가 많지만 긍정적인 면 하나 꼽자면 앞서 말씀하신 대로 다양한 경험과 기술을 접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입사 전에 볼 수 없었던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일이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사회: 사실, 이 업계가 거시적인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 아직 디지털 에이전시를 가리키는 시곗바늘이 10여 년 전에 멈춰 있다는 것이 아쉽긴 합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이병하: 흔히 우리 산업의 급여와 복지 등 여러 가지를 삼성, SK, KT 등 기존 특정 대기업과 비교하곤 해요. 하지만 모든 대기업이 동일한 대우를 하는 건 아니죠. 100개 기업을 기준으로 올려다볼 때 적어도 오늘 여기 모인 에이전시만 해도 근무조건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대기업보다 더 나은 복지와 혜택을 주고들 있죠. 사실, 이렇게 되기까지 시장의 성장과 발전에 맞춰 경영자의 세심한 관심과 노력은 물론 업계가 한 마음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작은 걸음이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봐요. 특히 신입사원의 연봉을 보면 10여년 전에 비교해 50% 가까이 인상됐어요. 업의 미래를 위해 좋은 인력을 유입시키고 성장 시키기 위해 업계가 다 같이 많은 투자를 통해 이룬 결과입니다. 우리는 그런 면에서 가치 있게 기업을 성장시켰다 생각해요.
박태희: 맞습니다. 요즘 정시 퇴근하지 않으면 안 되고요, 야근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모두 번갈아 바라보며) 안 그러신가요?
이병하: 저희도 그래요. 6시 딱 되면 전부 퇴근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근무환경도 바뀌어 재택근무와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도 하고요. 근무여건과 조건이 많이 좋아졌어요. 나 스스로만 잘하면 너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예요. 그리고 국가에서 시행하라고 하는 정책이 있으면 100% 모두 시행합니다. 일반 중소기업은 육아휴직도 아직 제대로 쓰기 어려운 곳도 있는 게 현실이에요. 그런 복지가 필요한 분이 우리 회사로 이직해 열심히 뛰는 분도 많아요. 그런 여러 이유로 볼 때 우리 산업은 인력을 많이 고용하면서도 점차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첨병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정직원 비율도 높지요.
이형주: 우리 디지털 에이전시는 그런 면에서 상당히 가치가 있고 깊이 있는 산업군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반 대기업과 비교하면 막연히 부족하게 보일 수 있어도 상위 100개 기업군을 높고 보면 절대 근무조건이 열악한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비대면 확산으로 관련 기술과 트렌드를 먼저 접하고 시행해 나간다는 점에서 배울 것도 많죠.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고, 실력만 갖추면 진입장벽도 낮아 자신의 모든 것을 다양하게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어요. 대단히 유연한 채용구조를 갖고 있고 트라이하기 좋은 산업군입니다. 그런데 예전 야근에 박봉 이미지, 그 잔재가 지금까지 남아 있어 아쉽죠.
박원식: 우리 업종이 핫하죠. IT 업종 중 콘텐츠 등 크리에이티브를 다루죠. 우리의 업종은 괜찮은, 매력 있는 업종입니다. 또 근무환경이 전체적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야근철야, 주말 장난 아니었죠. 업종 탓도 있었겠지만 당시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습니다. 지금은 절대 3D 아닙니다.
이병하: 그때는 우리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심했어요. 아마 더 그랬을 걸요.
이형주: 얘기하신 것처럼 핫한 분야이기 때문에 더욱 이직과 내부 순환이 많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활동할 수 있는 기업과 분야가 넓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시장이 열려 있고 실력을 키워 갈 곳이 많은 셈이죠. 그런 분이라면 우리 산업에 입사해 어느 정도까지 연봉을 키워서 다른 곳으로 이직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봐요. 그래서 신입이든 경력이든 역량이 되는 분은 우리 디지털 에이전시에 한번 도전해 본인의 경력 로드맵을 하나 추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병하: 저는 정말 가까운 사람들 중 미래를 자기 일을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 업에 들어와 보기를 자주 권합니다. 초기에 진입이 어렵지만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그만큼 좋은 조건과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회가 많은 산업군이라고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합니다(웃음).
박원식: 이제 우리 업종을 대부분 ‘웹 에이전시’가 아닌 ‘디지털 에이전시’라고 해요. 인터넷 변혁, 모바일 변혁, UI/UX 변혁, 나아가 오늘 날의 비대면 변혁(포스트 코로나) 등 사회적인 큰 변혁 때마다 우리가 맨 앞에 섰어요. 경력도 좋을 수밖에, 좋은 곳에 이직할 수밖에 없지 않나요? 시장의 흐름을 우리가 가장 프론트에서 경험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고요. 또 2008년의 자본시장통합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모두 우리가 수혜자였어요. 요즘 들어 핀테크, AI, 언택트를 비롯한 디지털 뉴딜, 데이터 3법 등 관련 법과 정책 집행 과정에 우리 산업이 맨 앞에서 지탱하고 있잖아요.
사회: 사실, 디지털 변혁에 발맞춰 신기술을 도입하고 추진할 때 디지털 에이전시가 최전선에 있었죠.
박원식: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옛날에는 유리창이라 하면 이제 모니터, 모바일 디바이스로 보고, 그 안에 담는 디스플레이 콘텐츠를 모두 우리가 만들잖아요. 우리가 세상을 보는 창을 모두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시장의 변혁, 트렌드의 창출, 디바이스의 진화. 이렇게 3개를 우리 산업의 장점이자 특징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형주: 우리가 디지털로 변화하는 시대, 선두에서 모든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만들기 때문에 이 업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실제 배울 것도 많아요. 신입사원 면접에 제가 참여해 제가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이 대기업에 가지 못해 이곳에 온 것인지,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3년 후에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요.
사회: 네. 대표님 네 분의 소중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만큼 디지털 에이전시가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변해왔고, 앞으로 왜 기대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인재에 관련해서는 우리 디지털 산업뿐 아니라 모든 산업, 하물며 저희 <디지털 인사이트>도 마찬가지거든요. 저마다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협업하고 하나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반자 의식이 밑바탕된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지금의 디지털 에이전시는 확실히 변했고, 대기업 복지와 비교할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보는 측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이렇게 보인 대표님들께 앞으로도 파이팅을 대신 부탁드리며 오늘 이 자리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생 하셨습니다.
다 같이: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에필로그>
네 분의 대표님과 한 자리에서 좌담회를 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김관식 편집장)는 이런 자리가 한번 쯤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저의 의도를 이해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 모두 참석해주셨죠. 물론 중간중간 식은 땀도 많이 흘렸고, 마디마디에서 의견 조율하느라 애를 좀 먹었습니다.
뭐, 숙달치 못한 저의 정신적인 탓도 해봅니다. 저마다 의도하는 콘텐츠에 대한 농도도 맞춰야 했고, 무엇보다 이날 저희 <디지털 인사이트>와 함께 나눴던 얘기 중, 까놓고 얘기해서 ‘오프더 레코드’도 많았습니다.
하나 확실한 건, 디지털 에이전시 산업이 예전과 비교해 분명 큰 발전을 이뤘다는 것, IT 트렌드와 다양한 관련 직종과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회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좋은 이야기, 귀담아 들어야 할 논제가 이날 많이 쏟아졌습니다. 한 마디로 취재소스가 많이 생긴 것이지요. 물론 최종적인 업계에 대한 판단은 독자 여러분께서 하시겠지만, 오늘 이 자리는 그런 판단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데서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
뜻이 선 분은 한번 도전해보세요. 결론인 즉슨, 이제 이 산업은 3D가 아닙니다. 어디서 그렇게 얘기하시면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들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디지털 에이전시가 3D? 자네 화성에서 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