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은 애국 마케팅
최근 예상과 달리 지지를 받지 못한 애국 마케팅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사례를 알아봤다.
국뽕? 과도한 자긍심 고취?
자전차왕 엄복동
얼마 전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개봉했다. 하지만 국뽕 논란과 과도한 애국주의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흥행 참패를 겪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며 동아시아를 휩쓴 엄복동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이 영화의 지향하는 바는 하나다. 바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영화는 주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작품성으로 ‘국뽕에 기댄 어설픈 애국 영화’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김유성 감독은 “국뽕이 무엇이고 신파가 무엇인지. 왜 국뽕과 신파는 지양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영화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영화는 끝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중적인 모습에 외면하는 소비자들
GS리테일
GS그룹을 창립한 故 허만정 선생은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자금을 후원하며 독립을 위해 힘쓴 인물로 유명하다. GS그룹은 이러한 정신을 물려 받아 지금까지도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애국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독립서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독립운동가 한용운, 윤봉길, 백범 김구, 윤동주의 기록들을 모아 연구하고, 폰트로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캠페인이다. 뿐만 아니라 GS그룹은 꾸준히 ‘독립운동가 기억하기 캠페인’과 ‘태극기 역사 알리기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애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쌓아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GS리테일 일부 매장에서 일본산 맥주와 사케를 할인 판매해 이중성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국내 유통업계 대부분이 일본 제품에 대한 발주를 중단했지만 GS리테일의 경우 행사 상품에 일본 제품을 끼워 팔고 판촉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믿었던 기업의 배신이라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저작권 위반과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나랏말싸미
한글 창제의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 ‘나랏말싸미.’ 지금까지 한글 창제를 다룬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한 데 비해 나랏말싸미는 저작권 침해와 역사왜곡 등의 구설수에 휘말리며 흥행에 실패했다. 영화 개봉 전 도서출판 나녹은 해당 영화가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의 내용을 각색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사 동의 없이 제작에 들어갔다며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또한 지난해 출판사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협의하고자 했으나 제작사 측이 일방적으로 제작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나랏말싸미는 개봉 후에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에서는 훈민정음을 편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신미스님이라고 그려내고 있는데, 이는 실제 기록과 다르며 창작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심각한 역사왜곡이라며 평점 테러를 하고 심지어는 영화의 해외보급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청원서까지 제출했다.
애국도 좋지만 기본부터 챙겨야
이랜드리테일
이랜드리테일은 광복 74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돕기 위해 국민 참여형 캠페인 ‘태극 물결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참가자들이 SNS에 태극기 게양 이미지와 필수 해시태그를 업로드한 후 이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내 이벤트 게시글에 참여 완료 댓글을 달면 이랜드리테일이 건당 815원을 독립유공자유족회에 기부하는 이벤트이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이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랜드의 경우 작년 갑질과 아르바이트생 임금 착취 논란으로 문제가 됐던 기업이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15분 단위로 근무시간을 기록하는 임금꺾기 수법을 쓰고 휴업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취지는 좋으나 이번 캠페인이 기업 이미지 포장을 위한 것이 아니냐”, “독립유공자 후손들보다는 직원들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캠페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