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희 라인뱅크(LINE Bank) 개발자 “작은 에러도 민감하게 대응… 신뢰 중요”
– UX Writing, 골격은 UXLT가, 현지 세부 구성은 로컬 오피스가 맡아
– “‘현지화 중요’ 이미지 슬립 저장 기능 반영… 증명 용도로 사용”
기자는 지난 12월 말, 라인 주식회사(LINE Corporation, 대표이사 사장: 신중호, 이데자와 다케시, 이하 라인)로부터 2021년 한해를 결산하는 종합 데이터 관련 메일을 한통 받았다. 5억 6,000만명에 달하는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라인의 진격이 매섭다. 특히 라인뱅크가 내딛은 동남아시장의 행보가 눈에 띈다. 라인뱅크(LINE Bank)는 현지화와 개발단에서의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글. 김관식 기자 seoulpol@wirelink.co.kr
취재협조. 라인플러스
2020년 10월, 라인의 첫 모바일 뱅킹 서비스 태국 ‘라인 BK’가 정식 출범한 데 이어 2021년에는 4월과 6월, 각각 대만과 인도네시아에서도 라인뱅크가 오픈됐다. 일본에 이어 동남아 시장에서도 라인은 현지인이 애용하는 메신저로 손꼽힌다.
여기에 별도 금융 앱 설치 없이 라인 메신저로 친구 간 송금, 체크카드, 저축예금, 개인 할부 대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라인 이용자는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라인은 이렇게 동남아 웹툰, 게임은 물론 온오프라인 광고판까지 접수한 데 이어 이제 비대면 금융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
성과도 가시적이다. 태국 현지 은행인 KBank(Kasikorn Bank)와의 파트너십으로 다양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태국 라인BK는 390만 명의 사용자, 450만 개의 은행 계좌 및 200만 개의 체크카드를 달성했다.
대만 라인뱅크는 지난해 4월 론칭 후 6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았다. 10월에는 국제 표준 보안 인증을 획득하는 중요한 성과를 올렸다. 인도네시아 라인뱅크(LINE Bank by Hana Bank)의 경우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용자 30만 명을 돌파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개인 대출 및 파트너십 대출 등 다양한 대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라인은 올해 일본에도 은행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관계당국 허가 등)를 진행 중이다. 라인파이낸셜과 미즈호은행은 2022년(회계연도 기준, 2022년 4월~2023년 3월) 내 라인 앱에 연동되는 ‘스마트폰 은행’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2021년 12월 31일 현재, 태국 라인BK가 자국 내에서 이용자 수 1위를 내달리고 있다. 이에, 라인BK 탄생과정과 성공비결, 아울러 현지화에 필요한 금융 UX Writing 적용에 대해 나눈 나은희 개발자(라인파이낸셜플러스 뱅크 서버 데브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UX Writing에 대한 질문은 라인의 전주경 UX Writer가 답했다.)
-라인파이낸셜플러스에서 담당 업무는.
태국 모바일 뱅킹 서비스 ‘라인BK’ 개발을 맡고 있다.
-태국 라인BK 390만 사용자 달성 이유를 내부적으로 어떻게 분석하나.
라인BK는 2020년 10월 15일 오픈 했다. 태국 현지 라인 사용자만 5,000만명이 넘는다. 라인 메신저 자체가 태국 현지에서는 국민 메신저이기 때문에 대부분 라인 사용자가 라인 서비스에 접근하기에 유용한 부분도 있다. 별도 라인BK 앱을 사용자에게 제공하지 않아도, 라인 사용자가 라인 앱만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으면 라인BK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듯하다.
-태국 은행 서비스 ‘라인BK’ 개발 과정은.
‘라인’과 ‘카시콘뱅크’ 그리고 두 회사의 조인트벤처인 ‘K라인(카시콘라인)’이라는 3개 회사가 참여하는 서비스다. 그렇다보니 하나의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내놓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현재도 수시로 일어난다.
개발단에서는 비즈니스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발판으로 각각의 요구사항을 정리했다. 그 단계에서 컴플라이언스(법규준수, compliance) 레귤레이션(규제, Regulation) 이슈 체크 및 법규 조항도 체크한다. 서비스 보안 검토 역시 그 단계에서 이뤄졌다. 그 요구사항을 토대로 라인 기획자가 사용자 서비스(UX) 플로우를 꼼꼼히 설계했다.
이후, 각각의 프로젝트 멤버가 모여 이를 전체적으로 리뷰하는 단계를 거쳤다. 동시에 공수 산정을 하고 구현 단계에 있는 기획자와 디자이너 등 여러 담당자가 디자인, 마크업, 개발 단계로 돌입하게 된다.
이 모든 단계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이 역할은 라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카시콘뱅크, K라인(카시콘라인)도 언제든 함께 논의하며 서비스를 구축했다.
-태국 로컬에 맞게 적용된 기능은.
계좌이체를 실행하면 이미지 슬립이 자동으로 내 갤러리에 저장되는 기능이 있다. 이는 대부분 태국 현지 은행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이라고 한다. 사실, 처음 이 기능에 대한 요구가 있었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굳이 이체 완료 결과를 이미지로 저장할까 의아 했기 때문이다. 이체 완료 화면을 캡처해도 되고 복사해 전달하거나 메시지로 전달해도 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국 현지에서는 그 이미지 슬립으로 내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구매한 것에 대한 증빙으로 많이 사용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기능이 너무 보편화된 터라 우리 서비스에도 반영했다.
-라인BK(태국), 라인뱅크(대만, 인도네시아) 사용자에 맞춘 UX Writing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라인 개발단에서는 어떻게 협업이 이뤄졌나?(전주경 UX Writer 답변)
프로젝트 초창기 라인뱅크 기획은 독특하지만 효율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3국의 UI·UX가 라인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교집합 영역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각 국가의 금융환경과 상품에 따른 구성과 스펙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3개 국가 은행 앱의 유사하면서도 다른 UI·UX에 최적화된 텍스트를 제공하기 위해, UXLT(UX Localization Planning Team)에서는 다음과 같은 ‘글로벌 금융 UX Writing 전략’에 따라 초기 텍스트를 작성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거대한 건축물의 공통 골조인 ‘언어적 H-BEAM’을 언어/현지화 전문가 집단인 UXLT에서 제안해 구축하고, 이후 세부적인 내부의 구성은 현지인으로 구성된 로컬 오피스에서 담당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달라.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글로벌 스탠다드인 EN 금융 용어를 고려해 한국어로 소스 UI 텍스트를 작성했다. 이후 EN, 현지어로 순차 번역하고 3개 국어 사이의 용어 의미 차이를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기획, 현지 오피스와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두 번째로 3개 국가 은행에 공통 적용할 수 있는 용어, 문형, 스타일을 수립해 동일 적용(메뉴, 팝업, 인증, 각종 에러 메시지 등)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리뷰/라이팅 리소스 줄이고 밀접하게 연결된 3개의 서비스(라인, 라인페이, 라인뱅크 등) 사이의 ‘톤 앤 보이스’의 일관성 유지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현지 금융 상품과 관련한 금융 자곤 및 마케팅 카피는 현지 오피스 의견에 따라 수정 및 변경하여 현지 금융 환경을 적극 반영하는 데 무게를 뒀다. 표준화된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 명칭은 기존 현지 은행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용어라 익숙한 면도 있다. 하지만, 금융 서비스 특성상 용어 자체가 어렵거나 서비스 조건 및 가입 방법 등이 까다롭게 느껴질 경우 여전히 금융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라인에서 추구하는 간결하고 일관성 있는,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전반적으로 적용했다. 구체적인 가입 조건, 상품 관리 등 해당 서비스를 처음 만나는 화면부터 사용자의 이용 목적이 끝나는 마지막 여정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사용자의 이해를 돕는 UI· UX 디자인을 반영했다.
자연스러운 서비스 실행을 이끌기 위해 필수적인 라이팅(writing)을 적용할 수 있도록 현지 오피스 및 라인 UXLT팀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해 화면을 구성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보면 된다.
-보안 및 장애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상대방 계좌에 돈이 입금되지 않거나, 대출을 실행했는데 내 계좌로 돈이 들어 오지 않는다거나(상환 포함)하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을 경우 사실, 뱅킹 서비스는 유지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장애 하나하나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또한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장애 발생 시 빠르게 조치하기 위해 대응한다.
-태국 서비스를 개발하며 겪은 어려웠던 점은.
태국 현지 프로덕션 환경에서 라인BK를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그 프로덕션 환경에서 서비스를 쓸 수 없다보니 실제 태국 사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서비스 성능이나 문제점에 대해 바로바로 알기 어려웠다. 그냥 전해 들은 얘기로만 판단할 뿐이었다.
버그 등 서비스 실행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가 경험했던 환경과 동일하지 않으면 버그 재현이 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우리가 로그 기반으로 문제를 추측해 해당 코드를 수정하고 테스트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환경에서 서버 환경을 동일하게 운영하는 건 오히려 간단하다. 하지만,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경우 워낙 다양한 디바이스를 다뤄야 하기에 그런 부분에 대한 고충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현지에서의 발빠른 대응도 중요할 것 같다.
맞다. QA 분들은 모두 태국 현지인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 모두를 하나하나 테스팅하고, 특이한 디바이스까지도 모두 찾아내 재연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줘 감사했다.
-라인BK의 보안 환경은.
우리가 라인 메신저를 통해 서비스하는 라인BK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별도 앱(라인뱅크)으로 서비스 중이다. 그 앱이 지닌 보안 수준의 보안을 적용해 서비스하고 있다. 라인에 ‘F가드’라는 모듈을 탑재했다. 이처럼 모바일에서도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여러 보안 요구사항이 있고, 이를 모두 충족시킨 상태에서 서비스 중이다.
-라인과 카시콘은행 서비스는 어떻게 연결되나.
라인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부분들은 카시콘뱅크에서 제공하는 API를 라인 채널에서 호출해 사용자에게 서비스한다. 흔히 레스트풀이라고 하는 HTTP 리퀘스트를 통한다.
-동남아 시장에서 이용자에게 인기 높은 비결 두 가지.
먼저, 사용자가 편하게 대출을 실행하고 상환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이 모든 금융서비스를 라인 메신저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