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 진심인 아자르의 UI·UX 디자인 비결은?
김성호 하이퍼커넥트 아자르 디자인 총괄 인터뷰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눈부시게 증가했다. 국내 서비스의 금의환향은 더 이상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글로벌 열풍 속에서도 적지 않은 모바일 기반 서비스가 사용성과 직결되는 UX 디자인 면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국내 모바일 서비스가 해외 진출에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는 와중, 한발 앞서 해외에서 주목 받고 있는 앱이 있다. 바로 글로벌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 ‘하이퍼커넥트’의 실시간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아자르(Azar)’다.
스페인어로 ‘우연’을 뜻하는 아자르는 국가나 언어, 문화의 제약 없이 지구촌 모든 이들이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목표로 하며 3월 기준 누적 매치 수 1480억 회를 달성했다. 현재 아자르의 사용자 99%가 해외 유저로 중동, 유럽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자르는 이런 글로벌 진출 성공의 핵심 요소로 해외 사용자를 고려한 UI·UX 디자인을 꼽았다. 각 지역 국가들마다 사용자의 언어,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에 사용자에게 좋은 첫 인상을 주고, 사용자의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관적이고 포괄성 높은 UI·UX 디자인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성호 아자르 디자인 총괄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직관적인 디자인’이라는 하이퍼커넥트의 디자인 철학을 소개하며 아자르에서도 이를 구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아자르는 이처럼 ‘설명할 필요가 없는 UI·UX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언어적 차이’ 대응을 최우선 순위로
김성호 총괄이 밝힌 아자르 디자인팀의 최우선 요소는 ‘언어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아자르는 18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것이 단순히 문자 그대로 18개의 언어를 제공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운을 뗀 김 총괄은 “전 세계에 제공하는 언어별 다양성과 특징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UI·UX 디자인으로 어떻게 언어별 다양성에 신경 쓸 수 있다는 걸까?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자 김 총괄은 언어별 글자수 차이를 고려한 실제 디자인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언어 길이 차이가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쳐요. 한국어에선 두 글자인 단어가 러시아어나 스페인어에선 스무 자에 이르기도 해요. 이런 차이는 텍스트가 버튼에 들어갈 때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때문에 UI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대해 굉장히 많이 신경 써서 디자인하고 있어요.”
정리하면 ‘각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디자인 최적화’ 즉, UI·UX 디자인 로컬라이징을 한다는 말이다. 글로벌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많은 UI·UX 디자이너가 자국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디자인을 하는 걸 생각하면 인상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김 총괄은 “그간 많은 서비스의 UI 작업을 해봤지만 이렇게 각 언어별로 열심히 고민하는 곳은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저희가 이제 글을 읽거나 쓸 때는 시선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흐르잖아요. 그런데 아랍어 같은 언어는 우측에서 좌측으로 읽어요. 이걸 RTL(Right To Left)이라고 해요. 이에 맞춰 아이콘과 이미지, 텍스트도 따로 조정할 필요가 있죠. 저희는 매번 이렇게 언어별 차이를 고려하며 디자인하고 있어요.
김성호 아자르 디자인 총괄
‘문화적 차이’ 고려해 이미지 선택해야
아자르는 UI·UX 로컬라이징을 위해 언어적 차이뿐 아니라 ‘아이콘’과 ‘이미지’에도 집중했다.
아이콘과 이미지는 UI·UX 디자인에 있어서 텍스트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이다. 문제는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이미지는 사용자 경험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총괄은 “한국에선 매우 익숙한 이미지라도 해외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그래픽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자르에는 간결하고 명확한 이미지가 주로 사용된다. 이를 통해 소속 문화권이나 사용 언어에 따라 사용자 경험이 달라지는 문제를 방지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런 아자르의 신중하고 체계적인 UI·UX 디자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김 총괄은 “여러 시행착오 경험과 다년간의 운영 노하우가 쌓여 지금의 디자인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하며, 국가, 문화, 종교적 적절성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에는 참가자들끼리 물총을 쏘며 즐기는 송끄란이라는 축제가 있어요. 이에 맞춰 아자르에도 물총을 쏘는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지만, 특정 국가나 문화에선 ‘총을 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그래픽 이미지는 태국에서만 노출을 하고 다른 국가에서는 사용하지 않았죠.
할로윈 데이 콘셉트의 이미지도 대부분의 나라에선 축제를 뜻하지만 특정 국가 및 지역에서는 종교적 차이로 받아 들여져 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특정 국가 지역에 따라 그래픽 디자인들은 쓰지 못해 다른 이미지로 교체하거나, 추가 수정이 필요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김성호 아자르 디자인 총괄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 충실한 기능
아자르 디자인팀이 UI·UX 로컬라이징 최적화 작업에만 몰두한 것은 아니다. 김 총괄은 “정량적인 데이터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직접 사용자 옆에서 지켜봐야만 발견할 수 있는 피드백이 있다”고 말하며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강조했다. ‘얼굴 인식 필터’와 ‘카메라 오프’ 기능이 대표적인 예다.
두 기능은 심리적인 안정감 및 프라이버시 우려로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 사용자를 위해 얼굴을 대신할 그래픽 필터를 제공하고, 음성만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김 총괄은 두 기능에 대해 “사람 간의 만남이 중요한 서비스인 만큼 심리적인 요소나 안전을 특별히 많이 고려했다”며 “직접 써보거나 동료나 가족, 친구들이 쓰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더니 매칭이 됐을 때 얼굴을 노출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용자들이 꽤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퀄리티 높은 프로토타이핑’을 통한 ‘광범위 테스트’
아자르의 뛰어난 사용자 중심 UI·UX 디자인은 ‘광범위 테스트’와 ‘퀄리티 높은 프로토타이핑’에 긴밀히 맞닿아 있다.
김 총괄은 “사내 직원은 물론, 실사용자를 대상으로도 A/B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식 버전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완벽하게 기능을 구현해 프로토타이핑 후 테스트 결과를 분석한다”고 말했다. 그 덕에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는 고객이나 비전공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원활했다는 설명이다.
아무래도 저희는 제작자고, 계속 앱을 보고 있다 보니 사용자에게 불편한 부분을 눈치채지 못 할 수도 있어요. 매일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새롭게 앱에 들어오는데, 그분들은 앱에 익숙치 않잖아요. 그래서 첫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반영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김성호 아자르 디자인 총괄
UI·UX 디자이너들은 해외 가이드라인 숙지해야
아자르 디자인팀의 고뇌와 노력이 결실을 맺은 탓일까. 아자르 고객의 반응은 좋다. 아자르는 국내 구글플레이 기준 카카오톡, 디스코드 등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부문 매출 순위 톱5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유럽에서는 비게임앱 랭킹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틴더의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의 2024년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UI·UX 디자인 또한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아자르는 해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UI·UX 디자이너들에게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
애플의 HIG와 구글의 머티리얼 디자인 같은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숙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해외에선 많은 OS가 이런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UI·UX, 인터랙션이 적용돼 있으므로, 가이드라인에 충실히 디자인하면 광범위한 사용자들에게도 친숙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김성호 아자르 디자인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