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은 영화제, WE ARE ONE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화려하지 않은 영화제, WE ARE ONE

영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다면 영화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된다

‘Streaming free globally.’ 온라인 영화제 ‘위아원’의 캐치프레이즈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무료로 영화를 공개한다는 취지를 그대로 담았다. 온라인 영화제는 레드카펫을 걷는 배우들도, 폭죽이 터지는 행사도 없어 화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간소하게나마 화상통화로 축하 인사를 건네는 영화인들을 보며 코로나19가 만든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다면 영화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된다. ‘취소’나 ‘연기’가 아닌 ‘온라인 영화제’로 개최한다는 것엔 그런 의미가 담기지 않았을까.


▲위아원 공식 웹사이트 캡처 화면

칸, 베를린, 선댄스, 토론토영화제 등 메이저 영화제 작품들을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었던 시간, WE ARE ONE.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20개의 영화제에서 선별된 35개국의 장편영화 31편, 단편영화 72편, 그리고 영화인들의 대담 프로그램 15건이 유튜브로 상영됐다. 글로벌 영화들을 돈 한 푼 내지 않고 방 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럼, 시네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글로벌 영화제 WE ARE ONE 후기를 에디터가 전한다.

영화 이야기, 댓글 창에서

메인 화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오늘이 며칠째인지를 알리는 영역과 테마별 영화리스트를 모아놓은 영역. ‘Black Voices’, ‘Animation’, ‘Learn From the Best’ 등 사회적 목소리를 담은 작품부터 영화인들의 대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영화를 모아 볼 수 있었다. 특히 장애를 주제로 다룬 영화들을 모은 플레이리스트가 인상적이었다. 칸 영화제 출품작 <Butterflies(버터플라이스)>에서 눈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와 가족이 어딘가를 이동하다가 마주친 나비 떼에 황홀해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댓글 창에 ‘감독 요나 로젠키엘은 영화를 만들기 전에 농부였다.’는 위아원 공식 계정의 설명이 있었다. 사람들은 ‘인상 깊다’며 몰랐던 영화에 대한 생각을 댓글로 나눴다. 간략한 댓글이었지만 그 한 마디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정보가 되고,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점이 실제 영화제의 GV(Guest Visit) 시간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코로나19를 위한 모금행사와 영화인 대담

눈에 띄는 점은 화면 하단에 코로나19를 위한 모금 창이 있다는 것이다. 유니세프 기부금을 모을 수 있는데, ‘기부’ 버튼을 클릭하면 웹사이트로 바로 이동한다. 온라인 영화제의 배경을 상기시키면서 코로나19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을 기부로 응원하게 하는 점이 뜻깊었다. 2019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진행했던 송강호와 봉준호의 인터뷰 역시 흥미로웠다. 송강호가 배우를 꿈꾸게 됐던 계기부터 한국 영화의 흐름에 대한 봉준호의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한국인 인터뷰는 쉽게 볼 수 있었지만, 다른 여러 영화인의 대담 및 영화들은 영어 자막밖에 없어 보기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 다양한 언어의 자막을 지원한다면 ‘WE ARE ONE’이라는 의미도 살리고, 영화제 자체도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영화제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온라인 영화제가 오프라인 영화제와 다른 점은 어디서든 쉽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영화제의 신나는 현장감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지만 영화를 감상하는 데 있어 온라인이 더욱 편리했던 건 사실이다. 우선, 티켓 예매가 필요 없었다. 오프라인 영화제에서는 인기 있는 영화의 경우 티켓 예매에 실패했을 때 오는 아쉬움과 불편함이 있었지만, 위아원에서는 직접 원하는 시간에 유튜브로 들어가 클릭만 하면 됐다. 간편한 감상이었다. 두 번째로는 영화인들의 대담을 화상통화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영화와 관련해 질문과 대답을 하는 라이브 방송의 경우 생방송으로 영화인의 대답을 들을 수 있어 직접 화상 통화를 하는 느낌이 들어 신선했다. 마지막으로는 VR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원하는 각도로 조절하면 360도의 뷰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관객에게 직접 참여할 기회를 영화로 제공한 것이다.

▲시네광주 1980 캡처 화면

온라인 영화제의 흐름, 국내에서는

국내에도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영화제가 많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한 영화제 ‘시네광주 1980’은 네이버TV를 이용해 진행했다. 이 영화제 또한 무료였는데, 상영 시간에 따라 공개되는 영화들이 있어 시간에 맞춰 영화를 보면 됐다. 또한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진행했던 전주국제영화제도 웨이브(WAVVE)을 이용했다.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특성을 살려 기존 영화제처럼 티켓값을 받고 진행했다. 7월 10일에 있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또한 왓챠와 계약을 맺고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온라인 영화제가 새로운 흐름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플랫폼 선정과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여전히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더이상 플랫폼과 수단의 제한이 없다는 것이 영화제 역사에서도 하나의 위대한 도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큰 화면과 공간을 꽉 채운 사운드로 영화를 감상하지 못한다는 것은 여전히 아쉽다. 한국어 자막의 부족과 시네필들의 설레는 표정과 영화를 향한 열정을 직접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도 그렇다. 온라인 영화제도 좋은 콘텐츠와 경험을 구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코로나19가 사라져 직접 경험하고,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제를 만나는 시간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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