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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즈(TRIZ)를 이용한 문제해결 1

우리는 어떤 문제를 발견해야 할까?

앞서 우리는 21C에 필요한 중요한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창의성을 이해하기 위해 창의성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창의성은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그 창의적 발상을 위한 문제해결 방법론 중 TRIZ라는 방법론을 알아봤다. 하지만, 이러한 창의성에 대한 고민 중 먼저 이러한 질문을 해보도록 하자.

“당신은 어디에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는가?”

사실 인간은 어떠한 상황이든 빠르게 적응하고 시간이 가며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미 길들여진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작은 문제라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서도 이 ‘길들임’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난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겐 아무 소용이 없는 거야. 밀밭은 나에게 아무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아. 그건 서글픈 일이지! 그런데 너는 아름다운 금빛 머리카락을 가졌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밀밭이 아주 멋지게 보일 거야! 누렇게 익어가는 밀밭을 보면 너를 생각하게 될 테니까. 그리고 밀밭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도 사랑하게 될 거야…….”

육식동물인 여우에게 밀밭은 가치가 없는 존재지만, 그런 여우에게 밀밭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것은 어린 왕자와 길들임의 관계를 맺기 시작한 때부터다. 그리고 그 여우는 길들임을 원하고 있다.

여우는 왜 길들임을 요구, 혹은 요청하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욕구와 욕망, 그리고 생명 존재의 질문 범위에 속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차치하자. 우선 이러한 길들임은 과학적 실험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달팽이의 더듬이 실험’이다.

달팽이의 더듬이를 처음 건드리면 빠르게 움츠러들지만, 계속 건드리게 된다면 그 움츠림의 정도가 줄고, 원래 상태로 되돌아오는 시간도 짧아지는 것을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처럼 길들임은 감각기관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기에 길들임은 하나의 학습 과정을 거친 ‘습관화’라고도 설명하고 있다. 그러한 습관은 그 본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왜곡, 유추와 은유를 떠올리게 해 ‘낯섦’을 ‘익숙함’으로 변화시킨다. 이것이 곧 ‘둔감화’로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처음 달팽이는 더듬이가 외부에 접촉될 경우, 본연의 경험에 의해 그러한 접촉을 위협으로 인지한다. 이어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행동으로 더듬이를 움츠리지만, 이 경험이 잦으면 이를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렇게 달팽이를 길들인다면 자신의 더듬이가 외부에 접촉되는 것이 위협요소가 아니란 것으로 학습하게 되고 이는 결국 달팽이가 갖고 있었던 위협의 의미가 아닌 새로운 의미로 인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보호를 위한 사전방어행위를 하지 않게 된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여우 역시 어린 왕자에 의한 길들임으로 인해 무의미했던 밀밭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밀밭에 대한 여우의 선언적 지식을 잊게 한 결과를 낳은 셈이다.

출처. 두산백과

주위를 돌아보자, 지금 나는 주변의 많은 사물을 보고, 경험하는 동안 이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낯섦과 불편함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창의적 발상의 첫 단계는, 그 창의성이 필요한 문제점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사물과 상황에서의 길들임에 벗어나야 한다. 모두가 “YES”라고 할 때 혼자 “NO”라고 말할 수 있는 투덜이가 될 필요도 있고, 때론 게으른 고양이가 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NO에는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투덜거리는 이와 게으른 이가 발명한 히트 제품

‘지우개 달린 연필’의 탄생 비화를 보자. 이는 창의력이나 발명에 대한 가장 쉽고 빠른 사례로 초등학교 때 한 번쯤 접해 봤을 내용일 것이다. ‘지우개 달린 연필’은 지우개와 연필의 단순한 조합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단순한 조합의 발명품은 연필과 지우개 발명 이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탄생했다고 한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을까?

우선 연필의 역사는 대체로 16세기 무렵부터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대중에 스며든 시기는 19세기부터다. 그리고 연필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795년 프랑스의 화학자이자 화가인 니콜라 자크 콩테(Nicola Jacques Conté, 1755~1805) 때문이었다. 콩테는 흑연 심이 자주 부러지는 것 때문에 몹시 짜증을 내곤 했다. 어느 날 무심코 식탁 위에 놓인 접시를 보다가 생각했다.

‘흙을 불에 구우면 이 접시처럼 단단해진다. 그래, 흑연을 접시처럼 뜨거운 불에 구워내면 어떨까?’

콩테의 연필(1795)

그는 식사하다 말고 곧바로 연구실로 달려가 다시 며칠간 실험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그는 물과 점토 및 흑연 혼합물을 가마에서 1,900 화씨온도로 가열해 구워내는 방식으로 단단하고 손에 묻어나지도 않는 흑연막대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마침내 콩테는 불에 구워낸 흑연 심을 나무 막대기의 홈에 넣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사용했고, 이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연필의 시초를 완성했다. 그러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소묘재료인 콘테 Conté는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리고 지우개의 탄생 또한 이와 다른 형식의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1770년 4월 15일, 산소와 암모니아의 발견으로 유명한 영국의 화학자 프리스틀리는 흑연으로 쓴 글씨를 지우려고 당시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빵조각을 찾다가 우연히 책상 위에 굴러다니던 고무 덩어리를 집게 되어 흑연연필로 쓴 글씨에 대고 문질렀다. 놀랍게도 종이에 붙은 흑연이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특징을 알아챈 후 마침내 고무지우개가 탄생했다.

연필과 같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오랫동안 연구에 의한 결과물과 지우개와 같이 우연한 발견으로 탄생한 제품. 그렇다면 이 둘의 결합인 지우개 달린 연필의 탄생은 어떠했을까? 그 발명의 탄생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했다. ‘지우개를 잃어버리지 않을 방법이 없을까?’ 1758년 ‘하이만’은 매번 지우개를 잃어버리기 일쑤였다. 왼손에 지우개를 꼭 쥐고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지만, 손에서 배어 나온 땀 때문에 고무가 젖어 오히려 그림을 더 지저분해 졌다고 한다. 때로는 지우개를 실로 묶어 사용하기도 했는데 지우개 중간이 끊어져 망가졌다. 지우개를 찾을 때마다 고민하던 ‘하이만’은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모자 쓴 자신의 모습을 보고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평소 게으름과 불편함을 참지 못하는 성격의 그는 어느 날, 눈에 익숙했던 사물에서 잠시 떨어져 낯설게 보기 시작했다. ‘그래! 바로 그거야! 연필에 모자를 씌우는 거야!’

하이만은 연필 끝에 지우개를 붙이고 얇은 양철 조각을 둘러 모자처럼 지우개를 씌웠다. 1867년, 그는 ‘지우개 달린 연필’을 특허로 내고 세상에 알렸다. 이를 제작한 ‘리버칩’은 1만 5,000달러와 연필 한 자루가 팔릴 때마다 이익금의 2%를 받는 조건으로 특허를 팔고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이렇게 창의적인 발명품은 기존의 익숙함과 길들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아무리 간단한 방법이라 해도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는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트리즈(TRIZ)에서 제시하는 발명의 유형

다시 트리즈를 이해해 보자, 트리즈는 알츠슐러가 세계 특허 150만 건(1946년~1985년) 중에서 창의적인 특허 4만 건을 추출 분석한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이다. 그리고 발명의 유형을 40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이러한 발명의 유형 중 일부는 지난달 ‘04. 창의성 설계기법’ 중 ‘예술작품이나 서비스상품에 적용되어 감동을 전한 사례’를 통해 일부 알아보았었다.

그처럼 본 원고는 문제해결의 방법을 그 문제해결의 목적으로 다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어 본 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는 계단을 대상으로 ‘누구나’를 위한 시선으로 문제해결의 유형을 이해해 본다.

위 두 사진은 우리가 거리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계단이다. 하지만 ‘누구나’를 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어떠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으며 또 그 해결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① 선행, 사전대응조치를 위한 방법(Prior action)

출처. YD(Yanko Design) 웹사이트

시선과 일치하는 계단의 손잡이 부분을 계단의 단계와 같이 구분하여 임산부나 짐을 가지고 있을 때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계단의 단계를 눈높이에서 미리 파악하여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응하였다.

② 색의 변경(Changing of color)

단순히 색 줄 하나를 넣으므로 계단의 분리가 명확해지어 계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였다.

③ 높이 맞추기(Equipotentiallity)

출처. IF DESIGN AWARD 웹사이트

중국처럼 아직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고층 주거용 건물을 위해 중국의 ‘선전 진웨이 혁신 디자인 회사’가 설계한 것으로, 계단을 오르기 중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도록 계단 손잡이의 일부를 작은 벤치 형태로 재설계한 것이다.

누구나를 위한 문제해결, 유니버셜 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혹은,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범용디자인’은 제품, 시설,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나이나 성별, 국적 및 장애 유무 등으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제약에 관해 연구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디자인을 말한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 공동의 문제에 대해 던지는 주제이다. 그리고 그러한 질문은 다문화, 장애인, 외국인, 그리고 고령화 시대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요소가 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와 급속히 발전한 디지털은 20년이 지난 지금, 모빌리티와 IoT를 통해 또 다른 디지털 산물의 확대를 예견하고 있다. 이렇게 생활 속 깊이 파고들고 있는 디지털 산물은 그 활용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으나 역설적이게도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고령화 인구로 디지털 문맹자일 가능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저서 ‘호모데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기술의 힘에 접근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현명한 선택이 가져올 혜택은 어마어마하지만, 현명하지 못한 결정의 대가는 인류 자체를 소멸에 이르게 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우리 인간에게 달려있다.”

이제 새로운 기술을 통한 창의적 발명 대신에 또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 문명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함께 진화시켜 왔다. 그래서 문명을 오직 ‘발전됐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문명에 훈수를 두며 발전한 게 ‘디자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이러한 문명의 이기에 어떠한 방향으로 훈수를 둘지를 고민해야 한다. 현대미술의 거장 뒤샹은 “작가는 작품을 선택했다. 작품을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제 우리는 작가가 되어 어떠한 가치를 선택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지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

Author
김두만

김두만

크리자인 대표. 디자인 전공자로 디자인 작업과 동시에 창작미술활동을 이어왔으며 현재, 지식재산학으로 또다른 분야의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과 디자이너를 미술가의 시선을 심어주고자 법을 차용해 글을쓰기 시작했다. ca1000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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