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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스의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

어디론가 도움을 청하는 듯하면서도 무언가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수녀, 이 그림은 모바일이나 PC를 사용할 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게임일까? 만화일까? 항상 시야 안에 머무르는 수녀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갔다. 이리저리 검색한 끝에 이 그림의 풀샷을 찾았지만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갑옷을 입고 커다란 칼을 쥔 채, 시체더미 위에 홀로 서 있었다. 가녀린 수녀는 어느새 누구보다 강인해 보였고 도움을 바라는 것이 아닌,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이렇듯 일러스트는 다양한 콘셉트와 콘텐츠를 시각적 요소로 표현한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역량에 따라 일러스트는 가장 효율적인 표현 수단이 되기도 한다. 과연 이러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떤 사람일까?

글. 김성지 기자 jerome@ditoday.com
사진. 유해인 디자이너
uhaein@ditoday.com & 콕스 제공

그림을 그리는 사람, 일러스트레이터

그림 그리는 사람이 꿈꾸는 직업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는 삽화(illustration)를 그리는 사람이다. 멀티미디어 발달 전에는 지면에 삽화를 그리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지면을 넘어 영역이 확대했고 그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었더라도 그 콘텐츠가 소비되기 위해선 좋은 섬네일을 동반해야 한다.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리는 삽화 중 대부분은 섬네일 역할을 한다. 일례로 영화・게임・애니메이션은 론칭 전 단계에서 특정 콘셉트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제작하는데, 이 단계에서 대중의 반응은 해당 콘텐츠의 흥행을 가늠하는 척도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필수 단계가 돼 콘셉트 아트(Concept Art)라는 분야가 됐다.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 것은 기본, 대중의 흥미를 유도하는 것이 일러스트레이터의 역량이다. 그렇기에 갑옷을 입은 수녀의 원작자는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그는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4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콕스(Coax)였다.

콕카인으로 입문하는 시간, 콕스TMI

안녕하세요. 간단히 소개 부탁드릴게요.

‘콕스Illust’ 유튜브 채널과 ‘콕스99’ 트위치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콕스입니다.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해 7년간 게임회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근무했고, 미술학원・CG학원・대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그림이라는 주제로 10년 간 강의를 했어요. 지금은 클래스101과 페이지 아카데미(Page Academy)에서 일러스트 강사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유튜버·트위치 스트리머·선생님…
콕스님의 정체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그림을 그린다면 즐겁게 그리는 것이 좋겠죠? 더 나아가 그림으로 수익까지 창출한다면 더 좋겠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러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저는 즐겁게 그림을 그리면서 수익 창출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니 너무 놀라워요.

저는 그림 그리기도 좋고, 사람들의 관심도 좋아합니다. 어려서부터 제가 그림을 그리고 공개할 때마다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했어요. 반응의 유무・호불호 등 여러 반응을 분석했고 이를 그림에 반영했죠. 점차 좋은 반응이 늘어가니 자연스레 인지도도 쌓이더라고요. 제 목표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그림 그리기’랍니다..


즐겁게 그림 그리는 콕스
그와 함께 하는 콕카인

반응은 어떻게 확인하죠?

SNS를 활용합니다. SNS를 하다 보면 트렌드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요. 인플루언서라고 모든 게시물이 인기 있는 것도 아니고, 팔로워가 적은 사람도 대박 나는 게시물이 있을 때가 있거든요. 여러 인기 있는 게시물을 보다 보면 그 인기 이유가 느껴지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이러한 데이터를 반영해 그림을 그리니, 나쁜 반응은 줄고 좋은 반응이 늘었죠. 이 과정이 반복하니 어느새 수익이 따라오더라고요.

트렌드 파악에 SNS만한 수단은 없죠. 콕스님의 팬닉은 최근에 생겼나봐요? 최근 유행인 코카인 댄스에서 파생됐나요?

아닙니다. 코카인 댄스는 2021년부터 유행됐지만, 제 팬닉은 그 이전에 탄생됐죠. 때로는 과분하기도 하고 쑥스럽기 하지만, 제 시청자들이 직접 정해준 팬닉이라 애착이 갑니다. 제가 시청자들로 인해 기쁨을 얻는데, 그들도 제게 비슷한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어떤 의미인거죠?

제 시청자들은 제 방송을 좋아해 주시잖아요? 그리고 제 방송은 유해하지 않죠. 어느 순간부터 시청자들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의미를 부여했고 콕스와 코카인을 합친 콕카인이 됐습니다. 혹시 얼굴 빨개진 건 아니죠?(웃음) 실제로 많은 분이 물어봤고, 그때마다 대답했지만 아직도 적응하기 쉽지 않네요.

와, 너무 멋진걸요? 누군가에 마약 같은 존재라니 행복한 삶일 것 같아요. 점점 멋지게 보여요. 그리고 팬닉 관련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어요.

제게 가장 소중한 자산은 콕카인들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기부할 때는 콕카인이라는 이름으로 해요. 그런 과정에서 다들 마약으로 오해하시고, 저는 앞서 말한 과정을 반복했죠. 제가 SNS의 중요성을 강조했잖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한 팬닉이지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콕카인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함께하다의 코(Co)친철함(Kind)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실제로 제 시청자들은 친절하거든요.

무엇 하나 허투루 보내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콕스란 닉네임의 유래와 의미도 궁금해요. 저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콕스님을 제외하고는 다른 의미는 찾을 수 없었어요.

우리가 이름을 부를 때, 의미를 생각하고 부르나요? 의미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말하죠. 거기서 부르기 쉽다거나, 입에 촥 달라붙는 단어가 있다면 그 사람의 별명이 되죠. 그래서 닉네임을 정할 때는 의미보다는 꽂히는 느낌을 우선시했어요. 의미가 좋고 멋있더라도 부르기 힘들다면 아무 의미 없죠. 그래서 부르기 쉬워야 했고 강한 악센트가 있는 것을 찾았어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이름이라도 제가 검색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후보군에 오른 이름들을 구글과 네이버에 검색했죠. 만일 제 이름이 ‘구찌’였다면 명품 브랜드 구찌만 검색됐겠죠. 그렇지만 유명한 브랜드가 아닌 닉네임이라면 제가 조금만 노력해도 쉽게 노출되잖아요. 이러한 닉네임 선발 과정을 거쳐 콕스가 됐습니다.

이미지. 콕스의 사전적 의미(출처. 네이버 영어사전)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하시는 것이 없네요.
그런데 콕스라는 단어의 의미도 너무 잘 어울리는데요?

마지막 단계에서 남은 닉네임 중 콕스의 의미가 제일 좋았어요. 우연히도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했죠.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이름값 좀 해라’라는 말이 있잖아요?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개인작 ‘The Nun'(출처. 콕스 인스타그램)

누구보다 일러스트에 진심인 일러스트레이터

콕스 vs 콕스님의 수녀 그림, 무엇이 더 유명할까요?
이 그림은 45만 유튜버보다 유명한 것 같아요.

제 개인작입니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그림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아요. 그만큼 SNS에는 훌륭한 그림도 정말 많죠. 그런 그림이라도 우리의 시선은 1, 2초 이상 머무르지 않아요. 사실상 우리는 찰나의 순간을 위해 몇 시간, 몇 날을 투자하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멈출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사람들에게 물음표를 심어줄 수 있다면, 제 그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언밸런스’였죠. 많은 이가 이 그림에서 얼굴만 접하죠. 전신 사진을 보면 기사 갑옷을 입고 악마들의 시체를 처연하게 쳐다보고 있어요. 여기에 제 장점 중 하나가 ‘질감의 표현’이라 갑옷의 질감을 표현하다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이미지. 콕스의 대표작 ‘The Nun’(출처. 콕스 페이스북)

콕스님에 대한 성장 과정까지 들을 수 있는 영상

이쯤되니 콕스님이 무서워집니다.
모든 것은 콕스의 계획 안에서 이뤄지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이 모든 프로세스를 어려서부터 했던 것 같아요. 모두 그렇겠지만 어려서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모르고 지냈죠. 겨울이었어요. 다들 김 서린 창문에 그림 그렸던 경험이 있잖아요? 그림을 그렸더니 어머니께서 칭찬을 해주셨고, 너무 기분 좋았어요. 그래서 또 칭찬받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게 됐고, 이는 어머니를 넘어 친구들에게도 이어졌죠. 그런데 저보다 그림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림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많은 친구가 내 그림을 좋아하면 좋겠다’는 마음도 커졌죠. 그래서 친구들의 반응을 분석했고 그를 반영해 그리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콕스님은 대학 졸업 후 게임 회사로 취업하셨죠.
그런데 만화나 애니메이션 분야로도 가셨어도 잘하셨을 거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게임 회사로 취업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만화를 그리던 때가 있었거든요. 친구들에게 제가 그린 만화를 보여줬는데 반응이 뜨뜨미지근 했죠. 그런데 저랑 비슷한 실력을 지닌 친구의 만화는 인기 있더라고요. 그 때, 만화는 제 길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애니메이션쪽도 생각했는데, 제가 원하던 방향이 아니였습니다. 애니메이션 한 장면이 나오기 위해서는 똑같은 여러 장의 그림을 그려야 하죠. 그러다가 당시 <창세기외전2 : 템페스트>라는 게임을 접하게 됐죠. 보자마자 ‘이거다’라고 생각했어요. 일러스트가 너무 이뻤거든요.

창세기외전 템페스트(출처. 실피르넷)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뤄지네요. 제 사촌동생도 애니메이션과인데, 콕스님처럼 게임 원화가가 되고 싶어해요. 혹시 게임 회사에 취업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우선 그림을 잘 그려야죠. 포트폴리오는 그림이 대부분이니까요. 제가 줄 수 있는 실질적인 팁은 면접 관련 노하우입니다. 저는 회사를 한 번 다녔지만, 그곳에서 7년 일했어요. 단 한 번뿐인 면접이었지만, 면접을 잘했다는 확신이 들어요. 저는 면접 본 후, 1・2차 면접 모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순간 합격 통지를 받았거든요. 입사한 후 알게 된 사실인데, 당시 면접관 모두가 저를 좋게 평가해 주셨다고 해요.

어떻게 면접을 보셨길래, 속전속결로 합격 통지를 받죠?

사실 면접 본다는 것은 그림 실력으론 합격이라는 의미에요. 그렇다면 ‘면접을 왜 볼까?’라고 생각했어요. 생각해 보니 게임은 팀 작업이잖아요? 그런데 그림 그리는 사람은 자기만의 개성이 강한 사람이 많아 협업이 어려울 수 있죠. 그래서 당시 협업을 잘할 수 있는 사람 콘셉트로 면접에 참여했어요. 게임 지식이 많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죠. 또한 회사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 회사 블로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대표님이 작성한 소설이 있었고 그 소설 내용을 기반으로 팬아트 그려 면접날 가져갔습니다.

콘셉트 아티스트로 참여했던 ‘최강의군단'(출처. 최강의군단 페이스북)

이정도면 면접 프리패스겠네요. 그렇지만 그렇게 준비한다면 여러 곳은 지원하기 힘들 것 같아요.

선택과 집중이죠. 당시 그 회사에 꼭 취업하고 싶었어요. 대기업은 채용시기가 아니었고, 뽑는다 하더라도 경력직 채용이었죠. 취업 자체도 너무 어렵고 중요하지만, 저는 회사와의 궁합을 보고 취업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하는 일이 재미있어야 열심히 할 수 있고, 능동적인 사람인 되기 때문이죠. 회사에서 뛰어난 원화가들과 일하며 실력을 향상시켰고, 프로젝트를 통해 그 실력을 확인했어요. 이렇게 시간을 보내니 자연스레 제 인지도도 절로 쌓였죠. 그래서 7년간 열심히 일할 수 있었어요.

콕스님의 취업 목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었기에, 취업 자체가 목표인 사람들과 회사생활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들어가는 과정이나 회사생활을 들어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거 같은데, 어떠한 계기로 퇴사하게 됐나요?

일도 즐겁고, 회사 생활도 좋았죠. 하지만 회사 생활이 익숙해졌고, 제 상태를 보니 더 이상 열정적이지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어느 순간 ‘돈 벌려고 다니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고민하게 됐죠. 그만 두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걱정됐고, 프리랜서 생활을 하기에는 그들의 어려운 상황이 보였어요. 이래저래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 ‘퇴사하고 싶지만 회사를 다니는 상황’이 됐죠. 제가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월급이잖아요? 그런데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것이 오히려 돈을 까먹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면, 그 시간만큼 손해 보고 있는 거죠. 그래서 퇴사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일러스트로 사람들을 달래주는 콕스

그 때부터 유튜브와 트위치를 시작하신건가요?

아니에요. 대학교 4년, 게임회사 7년간 쌓인 실력・경험・인지도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았죠. 두 개의 접점이 ‘그림 그리는 사람들에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였습니다. 그렇게 앤트 아카데미(현재, 페이지 아카데미로 변경)와의 인연이 시작됐죠. 그래서 같은 목적으로 개인방송을 시작했고, 클래스101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선생님으로 계시네요.
각각 수업 방식이나 콘셉트도 다르겠죠?

맞아요. 선생님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각 목표가 달라요. 우선 유튜브에서는 교육보다는 재미에 초점을 맞춰요. 너무 교육적인 측면이 많다면 유튜브를 보는 이유가 사라지죠. 트위치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이를 편집해 유튜브에 업로드해요.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이 있으면, 편집하고요. 단순히 그림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앤트 아카데미에서는 교육보다는 케어가 핵심 키워드입니다. 제가 가진 노하우를 학생에게 전달해야 하면서도 학생 속도와 타입에 맞춰야 해요. 또한 학생이 그림을 그리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단순히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답을 찾아요.

클래스101에서는 노하우가 핵심이에요. 즐거움을 원하는 사람은 유튜브로 갈테고,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 공부하겠죠. 그렇다면 클래스101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정말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과거 그림 입문자인 내게 USB를 전해줄 수 있다면’이 콘셉트입니다. 제가 다양한 곳에서 다른 목표를 지닌 사람들과 그림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깨우친 사실이 있어요. 기자님은 그림은 재능이 영역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당연히 재능의 영역 아닌가요?

그렇지 않아요. 그림에서 재능을 논하는 건 의미 없는 것 같아요. 본인이 그림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그 후에는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간의 호흡이 중요해요. 학생이 가고자 하는 길과 다르게 선생이 가르친다면 그림이 재미 없겠죠. 반대로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 학생이 잘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면 그 학생은 성장할 수 있겠죠?

<콕스 시그니처 질문>
-그림 실력을 키우기 위한 본인의 방법은?
-그림이 안 그려질 때 루틴은?

참된 선생님이세요. 계속 멋지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콕스님 채널에서 특히 ‘콕터뷰’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도 인터뷰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배웠어요. 그런 의미로 콕스님께 ‘콕스 시그니처 질문’을 던져볼게요.

콕터뷰는 뛰어난 그림 실력을 지닌 사람을 소개하는 코너에요. 그리고 시그니처 질문들은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내용이고요. 그들에게 시그니처 질문을 하는 이유가 있답니다. 결론은 ‘똑같다’입니다. 각자의 방식이 있지만, ‘그들의 뛰어난 그림 실력의 이유는 하나다’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사실 모두 알고 있잖아요? 사람마다 속도차이는 있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실력이 오르죠. 하지만 다들 더 쉽고 편한 길을 찾고 싶은 마음에 물어보게 되죠. 또한 그림 그리는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시련이 찾아와요. 그림이 재미 없어지는 시기인 거죠. 이 시련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성장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겪는 시련이기에 슬기롭게 이겨 내길 응원합니다.

제게 하시는 말씀 같아요. 하루 하루 쌓아올린 노력이 내 재산이 되죠. 명심하겠습니다. 그동안 누구보다 그림에 대한 열정은 진심이셨고, 많은 사람을 보셨잖아요? 콕스님이 생각하는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 있나요?

그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드는 생각은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은 정말 많다’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날아다니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나는 사람 위에 우주선이 있고, 그 위에 또… 정말 끝이 없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들을 목표로 정진하지만, 지칠 때가 오면서 그것을 재능의 벽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위에 계신 분들은 그에 걸맞은 노력을 했기에 거기에 위치하는 거죠. 그렇기에 번뜩이는 순발력도 필요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지구력이 더욱 중요한 것 같아요. 굳이 따지자면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이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 중인 콕스

이런 마인드로 지내셨기에 지금의 콕스님이 되신 거군요. 저는 그림쪽에 문외한이지만 정말 콕스님의 작품을 보면 감탄만 나와요. 본인만의 작업 루틴이나 차별화 포인트가 있나요?

특별한 점은 없어요. 다만 앞서 말했듯, SNS를 통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과 관련된 트렌드를 파악하죠. 그리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류하고, 이를 제 그림으로 표현해요. 다만 루틴은 있어요. 스스로 마감 기한을 설정한 후, 단계별 타임 테이블을 작성합니다. 그리고 작업을 시작하죠. 작업할 때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1시간 단위로 알람을 설정합니다. 미래의 나를 믿고, 계획을 세우는 거죠.

이렇게 완성된 작품을 하루 정도 지난 뒤 다시 봐요. 그동안 계속 그 작품에 집중했기에 객관화가 안되거든요.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발견하기 힘들고, 저도 모르게 그 부분에 설득당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확인하면 새롭게 보여요. 이때 좌우반전 시켜서 본다면 더욱 도움 됩니다. 다시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위 과정을 반복합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 좋아지지 않는 시점이 있어요. 그때가 완성입니다.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네요. 그런데 기사 작성법이랑 비슷해요. 저도 기사를 열심히 작성하거든요? 그런데 다음날 보면… 다음날 본 적이 없네요. 저도 조금 더 부지런히 계획을 세우고, 숙성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분야가 똑같은 것 같아요. 저도 기자님처럼 똑같이 느꼈어요. 제 그림 프로세스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니 예전보다 배우기 수월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자신의 재능을
수익화하는 다양한 방법

콕스와 함께 커지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가능성

개인방송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방송을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어요. 퇴사 후, 프리랜서로 활동했어요. 남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반복되니 그림 그리는 즐거움이 떨어지더라고요. 제 기준에서는 완성도 있는 그림을 드렸는데, 터무니없는 요구가 있을 때도 있었죠. 무엇보다 열심히 작업한 작업물이 공개되지 않으니 너무 아쉽더라고요. 외주 작업할 때 선택기준이 ‘빠른 출시일’이었지만, 이마저도 소용없었습니다. 재미있게 그림 그리면서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법을 생각했고, 답이 유튜브였어요.

유튜브를 위해 기획과 대본을 구성했고, 장비를 구비했죠. 그런데 대본은 말이 아니라 글이라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게 되더라고요. 조금 더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방송하고 싶었거든요. 이것이 트위치도 같이 운영하게 된 계기입니다. 시청자와 대화하며 그림을 그리니,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반영할 수 있고 자연스레 작품의 스펙트럼도 넓어졌어요. 즐겁게 그림 그리면서 수익까지 창출하는 것, 이것이 제가 바라는 거였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삶이라니, 너무 좋은데요?

수익은 있었지만, 유튜브만으로는 수익이 크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케팅과 인지도 측면에서는 상당히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물론 수익화 부분에서도 연구했다면 더 좋은 퍼포먼스를 얻을 수 있었겠지만, 제가 하고 싶은 그림을 원하는 대로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죠.

가장 놀라운 것은 콕스님의 다양한 콘텐츠입니다. 콕터뷰·콕스타일·브랜드 의인화 등 정말 참신해요. 분야는 다르지만, 저도 항상 참신한 콘텐츠에 목말라 있거든요.

어떤 콘텐츠를 진행하든지 ‘나라면 볼까?’가 기준입니다. 또한 정밀한 분석이 중요한 것 같아요. 흥행에 실패한 영화라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 있듯, 모든 콘텐츠에는 반응이 좋은 구간도 있고 나쁜 구간도 있어요. 그러면 반응이 좋은 구간은 비중을 늘리고, 반대의 경우는 줄이는 거죠. 이러한 과정으로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을 진행했고, 감사하게도 함께 즐기는 시청자가 많아졌어요.

콕카인에 중독된 사람이 많아졌군요. 콕스님 채널 댓글을 보면 정말 훈훈해요. 콕스님이 방송으로 콕카인들을 매료시켰다면, 콕카인은 댓글을 통해 콕스님에게 응원하는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죠. 콕카인들이 있기에 계속 방송을 하는 것 같아요.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그로 인해 동기부여도 많이 됐죠. 감동받을 때도 많은데, 콕카인과 함께 있을 때는 세상 누구 부럽지 않아요. 마치 제가 연예인이라도 된 듯 좋아해 주세요. 지난 제 생일 때는 영상・편지・달력 등 콕카인이 직접 만든 선물을 주셨어요. 전혀 생각지 못해서 너무 놀랐고, 기뻤어요. 선물에 담긴 팬들의 마음이 느껴지더라고요. ‘기뻐서 눈물 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계기예요. 아무래도 콕카인에 중독된 건 제가 아닐까 싶네요.

감성이 없는 저조차도 너무 감동적인걸요? 콕스님을 위해 직접 선물을 만들어준 콕카인분들이나 그 마음을 알아준 콕스님, 모든 궁합이 최고네요. 항상 계획이 있으신 만큼,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은 정해져 있어요. 게임 회사로의 취업과 프리랜서입니다. 이마저도 수요가 적은 것이 현실이죠. 그래서 일러스트레이터가 자신의 재능을 수익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변에는 실력 좋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많은데, 그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그림을 그렸으면 합니다.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면 낙서로 보이는 그림 조차 즐겁게 그렸던 때가 있잖아요? 그림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해진다면, 지금보다 많은 이가 그 시절처럼 즐겁게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예요. 저를 비롯해 많은 일러스트레이터가 노력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서점에 가면 항상 베스트셀러 코너의 상당 부분은 자기계발서가 차지하고 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의 생활습관·가치관·노하우 등이 주된 내용이다. 다들 자기계발서를 구매 후 부푼 마음으로 책장을 펼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극적인 성장 스토리나 전환점은 있지만, 하지만 우리가 건지고 싶었던 내용인 쉽고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그들이 성공했던 이유는 특별한 방법을 알고 있어서가 아닌, 특별하게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를 일찍부터 깨달았던 한 일러스트레이터는 열정적으로 노력했고, 더 나아가 자신의 노력이 빛날 수 있는 냉철하게 분석했다. 그의 손길이 닿은 일러스트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고 그만큼 콕스는 더욱 빛났다.

차가운 두뇌를 가진 콕스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개척했다. 그가 개척한 길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는 유토피아로 향하는 길이었고, 많은 이가 희망을 품고 다시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험난한 경로로 지칠 때쯤, 따듯한 가슴을 지닌 콕스는 그들을 응원한다. 자연스레 그들은 콕스에게 매료됐고, 함께 하는 이는 45만명이 됐다. 그리고 오늘 인터뷰를 하며 <디지털 인사이트>에서도 3명의 콕카인 중독자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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