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발상과 무의식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창의적 발상과 무의식

창의성의 원천은 무엇일까

창의적 발상은 그것을 지탱하는 거대한 무의식으로부터 기인한다고 한다. 과연 무의식이란 무엇이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


창의성의 뿌리, 무의식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탄생부터였을까? 디자인 창의성은 경영과 결합해 ‘디자인 경영’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오늘날 디자인은 경영은 물론 공학 등과도 융합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호에서 우리는 일반적인 ‘창의성’과 ‘디자인 창의성’의 차이를 알아보았다. 창의성은 예술과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게 창의성은 21세기를 살아갈 인류의 공통적인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창의성은 예술가나 디자이너 같은 특정 직업 분야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능력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다음의 을 보면, 창의성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많아지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표> Top 10 skills in 2020(출처: Future of Jobs Report, World Economic Forum 2016)

이러한 창의성의 가치와 적용은 산업화, 세계화, 정보화에 따른 무한 경쟁시대를 거쳐 인공지능과 같은 기계와도 경쟁해야 하는 인류에게 반드시 필요한 생존기술일지도 모른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이유로 21세기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 서 있다. 그렇기에 그 불확실한 문제에 빠르게 적응하고, 대응하기 위한 능력이 필요하기에 우리는 지금 인간의 창의성이 다양한 직군과 직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창의력 계발을 위한 방법으로 무의식에 접근해야 한다.

창의성과 무의식의 관계를 처음 언급한 이는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파 시인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 1772~1834)’이다. 그는 “무의식 세계가 창작에서 핵심적인 요소가 됐다”며 “그 무의식은 꿈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콜리지는 또 “인간은 누구에게나 창의성이나 천재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것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다. 그리고 이따금 꿈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대개 우리는 꿈에서 깨는 순간 그 꿈속에서 본 것을 잊어버린다.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거나 그 꿈조차 꾸지 않았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자면 첫 번째, 근본적으로 무의식의 힘이 부족할 경우다.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그 의식이 맑지 못할 때 꿈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의 의식과 행동의 대부분이 ‘무의식’에 지배된다는 것은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가 공론화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무의식을 이해하고 이를 조절함으로써 외부로 표현되는 의식과 행동을 더욱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다.

‘원초아’ ‘자아’ ‘초자아’ 건강한 균형 맞춰야

무의식은 일반적으로 각성하지 않은 심적 상태, 즉 자신의 행위에 대해 자각이 없는 상태다. 즉, 지각작용과 기억작용이 없는 이른바 무의적(無意的)인 의식장애의 현상이나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무의식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가 바로 오스트리아의 생리학자이자 정신병리학자인 ‘프로이트(Freud, Sigmund, 1856~1939)’다. 그는 인간의 행동이 합리적인 사고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무의식적 사고에 의해 더 크게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프로이트는 심적 현상을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고, 무의식을 다시 ‘전의식(前意識)’과 ‘본래의 무의식’으로 구분했다. 이때 전의식이란 자극에 따라 의식이 될 수 있는 영역을 말한다. 그리고 이를 보통, ‘빙산의 일각’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외부로 노출되는 의식에는 – 창의성으로 인정되는 무엇이나 때론, 성공으로 발현되는 결과 – 그것의 몇 배에 달하는 크기의 거대한 무의식이 아래에 자리 잡고, 이를 지배하고 지탱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심해에서 지탱해주고 있는 무의식은 심적으로 억압된 관념 및 본능(특히 성적 본능)으로 나눠 설명했다. 이후 ‘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 1875년~) ’을 통해 개인적 무의식(내향성)과 집단적 무의식(외향성)으로 분류됐다. 또한, 프로이트는 인간은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 등 세 개의 인격이 있다고 한다.

‘원초아’는 폭력적 충동, 부도덕한 충동, 이기적 욕구 등 자기보존의 본능에 해당하는 원초적 본능이다. 이는 쾌락원칙으로, 반사적인 일차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는 원초아만 존재한다. 그러나 생후 12개월쯤 자아가 생성되면서 합리적인 인지를 갖추게 된다. 그 후 생후 18개월이 지나면 부모로부터 대변훈련을 받게 되는데, 그 시기에 아이는 엄마로부터 “안돼!”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로써 본능적 욕구를 모두 해결할 수 없게 됨을 깨닫는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그 아이는 자라면서 굴복과 좌절감을 경험하는 동안 사회적 억압이나 규칙을 강조하는 순응하게 된다고 한다. 그 시기가‘초자아’를 얻게 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초자아는 도덕적 기준, 반복된 훈육의 내면화다. 그리고 그러한 원시적 충동(ID)과 현실의 외계(Super-ego)와의 중개자이자, 특정 욕구를 참거나 어떠한 방향으로 지연시키려는 주체로 사고, 감정, 의지 등의 여러 작용을 주관하는 자아(EGO)가 있다.

즉, 인간의 의식에는 원초적인 욕구가 있다. 그리고 그 욕구의 발산은 그의 훈육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그 협상 결과에 따라 욕구를 실행시키며 이를 의식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이러한 원초아, 자아, 초자아 사이에 힘겨루기가 항상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이다. 이러한 전쟁터에서 건강한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무의식의 대립과 공존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2012)’에서 주인공 파이는 난파된 배에서 바다를 표류한다. 이때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 벵골호랑이도 함께 타게 되는데, 얼룩말은 다리가 부러져 곧 하이에나에게 죽고, 오랑우탄 또한 하이에나에게 죽는다. 그리고 하이에나는 호랑이가 죽이며 결국, 호랑이와 파이만이 난파된 배 안에 남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난파된 배 안에서는 주인공 파이와 호랑이는 서로를 위협하거나 경쟁하고 때로는 공생하며 생존이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버틴다. 영화 마지막에 호랑이의 존재 여부를 두고 의도적으로 헷갈리게 연출하고 영화의 끝부분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디론가 떠나버리는 호랑이를 보여준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포스터

호랑이는 주인공 파이의 종교와 같은 신념을 무너뜨리고 육식을 하게 된다든가, 심지어 인육까지 먹으며 생존했을 가능성도 암시한다. 이는 인간 생존의 근본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생존 본능인 원초아를 나타낸다. 그 안에 갈등하고 대립하는 주인공은 도덕적 의식을 가진 초자아를 지시하고 있다. 그리고 어디론가 떠나버리는 호랑이의 모습 속에서 주인공이 지닌 무의식 속 죄의식을 떠나보내는 모습도 보인다. 무의식 속 자아의 대립과 공존 속에서 삶의 의미와 신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여기 한 예술가의 질문을 보자.

“당신의 슬픔은 어떤 색을 갖고 있나요? 당신의 기쁨은요?
당신의 설렘이나 외로움, 그리고 그리움과 두근거림은요?”

추상표현주의의 선구자 마크 로스코가 그린 색면화

이 질문은 색과 면을 사용한 추상화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러시아출생 추상화가인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가 위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던진 것이다.

마크 로스코는 구체적인 말이나 형태를 통한 지시 없이 그저 커다랗고 모호하고 불분명한 경계선으로 이뤄진 직사각형을 캔버스 위에 표현해 비극, 아이러니, 관능성, 운명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그것을 마주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종교적 경험이 되기를 희망했다. 어떤 이는 이 그림 앞에 마주하고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과 전체주의라는 시대의 격변 속에서 잃어버린 개인의 자아를 찾고,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 무엇도 지시하지 않은 이 모호한 그림은 무의식을 자극하고, 일깨워 위로받게 해 준 신의 위로였는지도 모른다.

무의식을 움직이게 하는 힘

창의적 발상과 무의식의 이해 속에서, 또 21세기를 올곧이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긍정적 무의식을 일깨워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개개인이 실천해야 할 필수 덕목 중 하나가 아닐까. 이러한 무의식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에 대해 ‘빈스 포센트’는 《코끼리를 들어 올린 개미(원제: (The)ant and the elephant)》’라는 책에서 본능적이고 충동적이며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무의식을 거대한 ‘코끼리’로, 비평적이고 분석적이며 행동을 지휘하는 의식을 ‘개미’로 비유해 작은 개미가 어떻게 그 거대한 코끼리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코끼리의 걸음은 느리며 무겁다. 방향을 쉽게 바꾸려 하지도 않고 의식조차 않은 채 습관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사자에게는 큰소리치며 대들지만 쥐 떼는 겁을 내며 도망친다. 코끼리는 무엇을 제일 두려워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이렇게 한번 박힌 습관대로만 살려 하는 코끼리를 움직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무의식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으로 아래 5가지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솔직히 이와 같은 개념은 따분한 교과서적 내용으로 읽힐 수 있지만, 이것이 무의식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이니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실천 가능한 접근법 두 가지를 제안해 본다.

첫 번째,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놀랍게도 혼잣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칫 정신이상자로 비칠 수 있지만, 스스로 하는 명료한 혼잣말은 분명 나의 무의식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흔히 여성은 주변 사람과 대화 중에 “아, 맞아 그게 그렇게 되지!”라며 공감을 이끌기도 하고 결론 없는 대화에 익숙하다. 하지만, 남성 대부분은 “그래, 그래서 얘기하고 싶은 게 뭔데?”라는 질문으로 결론 없는 대화나 정리되지 않은 대화에 짜증을 내곤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사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어야 하는 남성의 진화에 따른 것으로 다양한 환경이나 관계의 문제보다는 하나의 목표나 사냥감을 집중적으로 해결하려는 습성에 의한 경향으로 보기도 한다.

혼잣말은 머릿속 생각을 외부로 표현하면서 객관적인 정리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보통 남성은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한 후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여성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즉각적이다. 그러한 즉각적인 표현은 생각을 정리하는 효과가 있다. 보통 창의적인 일에 여성이 더욱 활동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이러한 이유에서이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혼잣말을 할 때는 00은 할 수 있어!”, “00아 힘내자!”처럼 자신을 3인칭의 명령조로 짧고 명료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한다.

무의식은 생각 이상의 거대한 그 무엇으로 지탱하고 있으므로 외부의 의식까지 나오기에는 수많은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하지만 그 엉켜있는 생각을 입으로 배출해야 할 때는 그 여러 가지 생각을 구조화해야 한다. 그렇게 구조화한 생각이 입에서 나오게 되면 그것은 다시 우리의 귀를 통해 낯설게 들어온다. 낯섦은 우리의 의식을 본능적으로 긴장하게 하며 주의를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그렇게 낯설게 듣게 되는 생각은 기억력에도 도움을 준다.

두 번째, 쉼과 명상을 추천하는 이가 많은데, 명상은 무의식을 자극하고 지각작용과 기억작용의 각성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심리학자로서 ‘긍정심리학’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인간의 삶이 창의적이고 행복해질 수 있는 요건으로 ‘몰입(flow)’을 강조한다. 몰입은‘무언가에 흠뻑 빠져 있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하고 어떠한 목표달성을 위한 최적의 의식상태로 자아를 방해하는 외적 위협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많은 이가 공감할 부분일 것이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은 삶이 고조되는 순간, 마치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나 물이 흐르는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행동이 나오는 상태에서 일어난다고 의식이 경험으로 꽉 차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몰입이야 말로 각각의 경험에서 느끼는 것,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라며 스키를 타고 산비탈을 질주할 때를 예로 들고 있다. 스키를 타고 산비탈을 질주할 때는 누구라도 몸의 움직임, 스키의 위치, 얼굴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 눈 덮인 나무 등에 주의를 집중한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흐트러지면 넘어지기에 십상이므로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바로 이 순간, 우리는 완전한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인간이 몰입할 때 뇌에서는 여러 무의식이 조합하여 아이디어로 나타나며, 그것이 현장의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비로소 창의성 역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닌, 기술을 위한 기술 앞에서…

오늘도 역시 5G와 인공지능, 그리고 빅데이터에 관한 뉴스가 한창이다. 인류사의 또 다른 산업혁명이 오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그 와중에 ‘코로나19’로 우리 사회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오랜 농경사회를 지나 18, 19세기에 이르러 증기기관을 기반으로 한 기계의 등장은 인간의 직접적인 노동력상실을 불러왔다. 그에 따른 산업혁명은 기업 내 대량생산을 위한 노동력과 그에 맞는 창의성만을 요구해 왔다. 많은 부분에서 21세기를 융합과 창의성의 시대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창의성을 기업과 산업화를 위한 집단의 창의성이 아닌 개인적 생존과 영위를 위해 필요한 부분임을 인지해야 한다.

많은 부분에서 21세기를 창의성은 산업화를 위한 집단의 창의성이 아닌 ‘개개인의 창의성 발현’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므로 창의성은 기업이나 조직, 사회를 위한 계발이 아닌 각 개인의 개인적 생존과 영위를 위해 필요한 부분임을 강조하고 있다.

무의식 속 코끼리가 다행히 긍정적인 습관을 통해 굳어진 경우라면 그를 믿고 전진하면 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우리는 무의식을 다독거리며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 실천적 방법으로 명료한 지시체(指示體, referent)의 혼잣말과 명상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좌뇌가 우뇌에, 혹은, 우뇌가 좌뇌에 서로를 각성시켜 무의식과의 대화를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잦은 대화 속에서 무의식은 새로운 길로 안내하게 된다. 이는 수많은 연습과 실패가 동반할 것이며 때론 그 무의식과 목숨을 건 사투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각자에게 숨겨진 창의성을 끌어내고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해 보며 창의력 계발을 위한 무의식의 중요성과 관계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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