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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을 담아 이루는 지속가능한 비전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환경오염은 여전하며, 국제 정세에 대한 불안이 감돌고 있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우리의 일상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일과 삶의 경계가 흐려지는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어려운 시기일수
록 우리는 더욱 밝은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 희망을 가시화하는 선한 기업과 그들의 비전을 선망하게 된다. 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요소가 됐다.

이전엔 기업의 사회적 책무(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라는 이름으로 윤리적인 기업 활동이 이뤄졌는데, 종종 착한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자산이 2조원이 넘는 기업에 2025년까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공시를 요구했다. 친환경·사회적 활동·기업지배 구조를 담은 보고서여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의무로 인해 이뤄지기보다는 ‘순수한 의도’로 ‘약속할 수 있는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너무나 단순한 원리다. 우리는 진심으로 선한 사람, 투명하게 행동하며 먼저 신의를 보이는 사람,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약속을 지킬 역량이 있는 사람을 믿는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그들의 비전과 연결하고, 진정성 있는 활동을 보여주는 예시를 소개하려 한다.

애플의 메시지(출처. 애플 웹사이트)

➊ 애플의 환경 보호와 개인 정보 보호

애플 웹사이트 하단엔 애플이 추구하는 가치 7개 – ‘접근성, 교육, 환경, 다양성, 개인정보보호, 급진적인 평등과 정의, 공급자의 책임’이 멋진 웹사이트로 소개돼 있다. 신뢰가 생기기 위해선 투명하게 행동하고, 책임감 있게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애플은 2006년부터 Product(RED) 캠페인을 통해 에이즈 치료 지원금을 후원해왔다. 15년 동안 약속을 지킨 것이다.

애플은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제품 제작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며, 친환경 기술을 지원하고 산림 복원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환경 분야에 쓰는 돈이 어마어마하다. 환경뿐만 아니라 애플이 추구하는 7가지 가치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신뢰감이 든다. 애플은 해당 페이지에서 ‘우리가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할 순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는 매진해야 할 목표가 있으며, 인류와 지구를 위해 옳은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전 세계 기업 공동체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지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 연대하겠다는 다짐, 솔직하면서 투명한 태도가 담겨있다.

인권과 관련된 애플의 캠페인(출처. 애플 유튜브)

두 번째로 애플은 개인 정보 보호에 진심이다. 위트있게 앱 추적 금지 요청을 홍보하는 광고를 제작, 구체적으로 이 기능을 소개하는 영상도 공개했으며 웹사이트엔 투명성 보고서까지 게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14.5 버전부터 모든 앱에 적용돼 추적을 허용할지 묻는 창을 만나게 했다.

애플은 사생활을 보장받을 권리는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적 인권’이라 말한다. 일상 경험 중 ‘무엇을’ ‘누구와’ 공유할지에 대한 결정은 오직 자신만이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작년 4월 iOS 14.5버전부터 앱 개발사들은 사용자 동이 없이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추적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타기팅 광고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됐고 페이스북은 지난해에만 광고 성과가 15%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자신들이 믿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과연 애플다웠다.

앱 트래킹 관련 동의 메시지(출처. 애플 유튜브)

완전히 새로운 기능은 아니지만 그동안 트래킹을 차단하려면 꽤나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했다. 사용자에게 개인 정보의 주권을 돌려줌으로써 애플이 추구하는 가치에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페이스북조차 애플의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애플이 초국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글 또한 올해에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니, 애플이 개인 정보에 대한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나이키의 브랜드 비전(출처. 나이키 웹사이트)

➋ 나이키의 People, Planet, Play

나이키의 브랜드 비전은 이 세상의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영감과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고 신체가 있는 모두를 운동선수라 칭했다. 나이키는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한다고 믿는다.

나이키는 크게 3가지 가치를 지키려 한다. People, Planet, Play다. People과 Planet은 앞서 애플이 추구하는 가치와 유사하다. 성별·인종 제한없이 다양하게 채용하고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며 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이키의 플레이랩(출처. 나이키 플레이랩 웹사이트)

나이키는 성평등에 있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2020년 나이키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까지 여성 직원 수를 50%로 맞추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냈고, 이번엔 2020년 39.3%인 여성 임원 비율을 45%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이키만의 차별적인 사회적 책임은 놀이와 스포츠를 통해 아이들을 움직이게 한다는 약속인 ‘Made to Play’다. 나이키 팀원들은 2020년까지 6만 시간을 아이들을 위한 자원봉사에 할애했고, 여자아이에게 재미있고 포용적인 스포츠 문화를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Coaching Girls라는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또한 Nike Play Lab을 통해 아이들이 신체 활동에 더 창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아이들이 자신이 생각한 새로운 스포츠를 영상으로 제출하면 나이키가 이를 실제 이벤트 혹은 게임으로 만들어주는데, 인터랙티브한 웹사이트, 부모를 위한 페이지, 유튜브와 연계된 이벤트 운영 등 전반적으로 인상 깊은 캠페인이었다. 나이키는 ‘운동’에서 시작된 비전을 사람으로, 행성으로, 놀이로 확장하며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➌ 테슬라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테슬라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 세계적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다. 앞서 애플, 나이키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슷한 내용이 테슬라의 임팩트 리포트에도 담겨있다. 환경, 건강, 안전, 지역사회 참여, 다양성, 형평성, 포용의 문화 등이다. 테슬라가 전기차인만큼 환경 영향에 대해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20년 임팩트 리포트는 테슬라의 자동차와 태양광 패널을 통해 500만 미터 톤의 CO2e 배출량이 절감됐다는 내용으로 리포트가 시작된다. Model 3를 제조할 때 ‘동
급 내연기관차를 생산할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다’ 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5,340 마일 이상 주행했을 때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전기차가 내연 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더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테슬라는 아예 제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더 효율적으로 공장을 디자인했다. 생산과 공급망 현지화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붕엔 태양광 패널
을 설치하며, 제조 과정에서의 물 사용량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량을 급격하게 줄일 수 있는 자체 배터리와 소재를 개발했다.

테슬라는 ESG 평가 시 일괄적으로 탄소 배출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이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총 자동차 탄소 배출량의 80~90%를 차지하는 차량 이용 단계가 과소 보고되고 있다며, 테슬라 측에서 직접 수집한 에너지 소비량을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환경을 위한 노력을 가시화하는 것도 좋지만 정확한, 더 나은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 개선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쿨하게 인정하는 태도가 테슬라답게 느껴졌다. 애초 에 테슬라의 비전이 전 지구적으로 거대한 미션인 만큼 앞으로 이 약속을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된다.

아무래도 ESG를 요구받는 기업들은 거대한 기업이기 때문에 모든 기업이 이들처럼 선한 비전·선한 메시징을 할 수는 없다. 이들은 지킬 수 있는 약속의 규모가 애초에 크기 때문이다. 선한 활동도 맥락 없이 무작정 좋은 일이 아니라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가 연결돼야 한다. 애플이 ROI가 안 나옴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접근성에 매달린 결과,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이 제품을 쓰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접근성이 개선되고 업계에 접근성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게 된 만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제품의 기능이 이어질 때 더 큰 신뢰를 얻게 된다.

신뢰는 기업의 생존에 꼭 필요하다. 기업이 오랫동안 제품 경험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쌓아간다면, 사람들은 기업의 비전과 메시지에 공감하고 더 깊은 유대감
을 느끼게 된다. 신뢰는 공감의 기반이다. 공감은 나와 다른 사람이 연결된 감정이다. 타인의 감정과 욕구에 관심을 가지고 반응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되면 계속해서 사랑받게 된다.

접근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애플(출처. 애플 웹사이트)

브랜드가 소비자와 공감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쌓기 위해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일관성 있어야 하며 차별적인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사회적 가치에서도 브랜드의 차별점을 보여줄 수 있다. 애플이 개인 정보 보호에 힘쓰고, 나이키는 어린아이들이 더 창의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우며, 테슬라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듯 브랜드 고유 정체성을 드러낼 때 더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러한 활동엔 ‘진심’이 담기고 브랜드 ‘비전’과 연결되며 제품 경험까지 일관되게 반영돼야 한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기업의 역할이 전 세계, 전 세대로 확대되고 그들의 영향력과 비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기업의 약속을 우리가 믿고 공감할 수 있을 때 공명할 수 있을 때 더 나은 미래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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