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젊음이 만나는 순간! 대강포스터제

현재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옛 노래에서 받은 영감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놓은 제2회 대강포스터제!

출처. 대강포스터제 텀블벅 페이지

2019년 10월 17일 ~ 11월 17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김연수 작가는 화가를 일컬어 “눈이 아닌 다른 감각기관으로 파악한 것을 시각적으로 치환해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보이는 대로 그린다면 화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도 캔버스 속에 그려넣어야만 한다.” 이는 곧 관객의 작품 감상에 관한 방법론으로 이어진다. 그는 “시각 정보를 원래의 감각 정보, 혹은 개념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알아야 제대로 된 감상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보이는 대로만 그림을 감상한다면 당연히 화가의 경험을 오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2회를 맞은 ‘2019 대강포스터제’는 현재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옛 노래에서 받은 영감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놓은 전시장이다.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대강’이라는 이름이 가리키듯, 그 노래들은 단순한 옛 노래가 아니다. 당대를 뜨겁게 살아냈던 젊음들이 모여든 가요제에서 가치가 증명된 노래다. 거기에는 그때의 젊음이 품었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귀가 아닌 다른 감각기관으로 파악한 것을 청각적으로 치환해 표현한 것이다. 그렇게 전달된 경험을 다시 한번 시각적으로 치환한 결과물이 대강포스터제의 작품들이다. 아득한 시간을 건너온 과거의 젊음이 이 시대의 젊음과 만나는 순간을 만나봤다.

관람 동선은 연대기적으로 구성됐다. 작품이 다룬 노래가 발매된 연도를 기준으로 한다. 70년대부터 시작해 00년대까지 이어지는데, 절반 이상이 80년대 노래다. 노래 제목이나 가사를 활용한 폰트 디자인부터 노래가 풍기는 분위기나 작가가 느꼈던 개인적인 감상을 이미지로 나타낸 작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노래만큼 뚜렷한 작가들의 개성이 묻어나왔다.

안내 책자에는 작품에 관한 정보가 실려있다. 노래 제목과 가사, 가수 이름, 해당 노래가 발표된 가요제, 간단한 작품 설명과 디자이너 소개까지. 기초적인 정보여도 작품을 더 풍부하게 감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시각적 요소를 뜯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아는 노래를 가지고 만든 작품을 감상할 때 더욱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박선주가 부른 ‘귀로’를 소재로 삼은 김정활 디자이너의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작품의 가운데에 검은색 사람 형체가 있는데 그걸 봤을 때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을 되짚어보는 과정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가사를 보고 귀로임을 알았고 그 노래를 리메이크한 나얼, 나얼이 소속된 브라운아이드소울, 브라운아이드소울의 2집 앨범 아트워크까지 생각이 이어졌다. 앨범 아트워크에는 역시 검은색 사람 형체가 있었다. 연상고리가 완성됐을 때 느낀 짜릿함이란.

전시장은 비교적 간소했다. 물론 각양각색의 포스터 62점을 감상하는 데에 공간의 넓이가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었다. 다만 작품들 사이에 조금씩 여유 공간을 두고 배치했다면 하나의 작품에 집중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에는 각종 워크샵과 세미나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마도 작품들의 맥락을 짚는 얘기들을 많이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세월이 흐르면 많은 것들이 바뀐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흘러간 많은 노래들을 뒤로 하고 현재에 다다랐다. 그러나 흘러갔다고 전부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강포스터제 서문에서 말하듯, 남겨진 노래와 그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지금의 우리에게 주는 감동이 너무나 크다. 살아가는 시대가 다르고 처해있는 환경이 달라도, 젊음은 단지 젊다는 이유만으로도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즐겨보자. 노래를, 포스터를, 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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