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된 인포그래픽 사례를 살펴보자. 유명인이나 화려한 카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광고, 수동식 교육에 익숙했던 학교 교육에도 이제 인포그래픽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또 짧은 시간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좋은 장점으로 안전 홍보에도 활용한다.
인포그래픽의 활용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이제 인포그래픽에 관한 관심은 교육, 광고, 홍보,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단지 정보량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비주얼 콘텐츠의 필요성이 대두했다기보다 민감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사물을 본질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이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 통찰력을 인포그래픽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활용 범위를 넓혀준 계기가 된 셈이다.
인포그래픽은 디지털 시대 더욱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지만, 사실 가장 아날로그한 사고력이 있어야 하는 분야다. 수집한 자료는 정독(精讀)해야 하고, 문장은 하나하나 해부解剖)해야 하는 끈기와 섬세함이 필요하다. 자료 제공자와 직접 대화를 통해 전달하려는 주제와 의미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심도 있는 정보 분석이 뒷받침될 때, 시각적 표현 역시 강한 전달력을 가질 수 있다.
제품 시장에 본격 등장한 인포그래픽
최근 ‘하이트’는 신제품 맥주 포장에 인포그래픽을 활용했다. 맥주를 소개하는 상표에 인포그래픽 기법을 활용한 것. ‘까스활명수 큐 액’은 모델이 등장할 법한 제품광고에 인포그래픽을 활용했다. 제품 탄생 115주년 기념 광고는 수직 형태의 타임라인 기법으로 정보를 배열한 후 제품이 갖는 의미를 숫자로 표현했다.
소비자의 지식수준이 나날이 늘어나면서 정보 가치가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과거 자주 활용하던 스타 얼굴을 넣은 광고나 감성적 미사여구를 넣은 디자인에 싫증 낸다. 이제 맥주를 만드는 공정 과정의 사실적 정보가 더욱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 실시간으로 무수한 정보를 취득하며 똑똑한 대중(Mass)이 늘어났다. 정보를 접하는 시차(Time Gap)가 사라진 덕분. 스타의 이미지나 화려한 카피만으로 점점 진화하는 대중을 설득하고 소비를 유도하기는 어렵다. 모델의 연관 이미지만으로는 제품을 구매하게 하는 데 자극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제품에 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해 제공하는 똑똑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교육 현장에도 도입하다
올해에 들어서 서울 K 고등학교와 D 고등학교에서 교내 인포그래픽 경진대회를 국내 처음으로 개최했다. 선진국의 경우 창의력과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교육과정에 포함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료를 찾기 위한 정보 검색, 통계 및 그래프 사용법, 제작기법 습득, 최종 자료 검수와 토론을 하면서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키워나간다.
대회에서 K 고등학교 학생들은 자기가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이후 수집한 자료를 정독하고 그 안에서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정리할지 요약하는 과정을 거친다. 제목과 소제목 그리고 중심 키워드와 표현 방법까지 결정해야 한다. 최종 정보 기획이 끝나면 빈 종이에 연필로 글, 그림, 표, 그래프 등 필요한 표현방법으로 인포그래픽을 그린다. 데이터 편집을 하면서 때에 따라 막대그래프, 파이 그래프를 그린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학에서 그래프의 원리와 통계가 지닌 속성을 파악할 수 있다.
D 고등학교는 K 고등학교와 다른 방식으로 대회를 전개했다. 학교에서 제시문을 지정해 이를 인포그래픽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료 수집을 학생에게 자율적으로 하게 한 것이 아니라 객관성을 위해 학교가 몇 개의 제시문을 선정하고, 학생이 그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제시문은 신문 기사를 채택했다. 비문학 논술에도 도움이 되는 주제다. 제목과 바이라인을 없앤 후 순수하게 글만 제시해 학생들은 해당 내용을 정독하면서 정보 분석을 해야 했다. 좌측 하단의 인포그래픽은 지도 위에 중요한 정보를 잘 배열한 것이 인상적이다. 데이터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다. 그 위의 인포그래픽은 복잡한 정보에서 필요한 정보만 추출해서 조각 파이그래프와 막대그래프, 그림을 적절하게 잘 표현했다.
미국 고등학교의 인포그래픽 제작 사례
미국 뉴욕의 공립 ‘선셋파크고등학교’는 올해 과학 시간에 인포그래픽을 활용한 수업을 시행했다. 국내와 달리 수업 시간에 인포그래픽을 활용한 것. 학생들은 학교가 제공한 노트북을 활용해 토네이도 대처법에 관한 인포그래픽을 디자인했다. 수업을 담당한 교사가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질문에 답을 하는 동안, 학생들은 정보를 조사하고, 토네이도가 닥칠 경우에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단계별로 디자인했다.

학생들이 인포그래픽 제작을 하면서 얻는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 감성과 논리적 사고를 동시에 활용
- 복합한 정보의 독해와 분석 능력
- 사고력, 글쓰기 표현 및 전달력
- 문제 추론능력
우측 상단 이미지는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 CDC의 토네이도 인포그래픽이다. 학생들의 작품을 외부에서 볼 수 없어 이해를 돕기 위해 부득이하게 토네이도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유사한 내용의 인포그래픽을 제공한다.

방콕 중학교에 도입된 인포그래픽
미국뿐 아니라 일본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학교도 인포그래픽을 수업시간에 도입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물 재료를 활용해 인포그래픽을 만들고 있다는 것.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다.
재난 안전 매뉴얼 중심 인포그래픽
인포그래픽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재난 안전 매뉴얼을 분야다. 시각적 메시지는 어느 정보보다 전달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재난 위기 대응 방법을 대부분 인포그래픽으로 전달한다. 재난 대비 인포그래픽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모호한 그림과 모호한 단어의 배제다. 저 맥락(Low Context) 메시지를 사용해야 한다. 명확한 단어를 쓰고, 그림이 전하는 뜻이 정확해야 한다. 단계별로 대응 방안을 숙지하도록 정보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공간 속에 파고든 인포그래픽
인포그래픽이 확장된 영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간 마케팅이다. 인포그래픽은 공공기관과 대기업만의 분야가 아니며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공간 속에서 활용 가능하다. 이제 커피 종류별 제조 방법을 소개하는 액자가 멋진 커피 모델을 대체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커피 매장에서 정보는 바로 커피 자체다. 커피가 지닌 다양한 정보는 이야기고 콘텐츠다. 사무실 벽면 브랜딩부터 가정집 인테리어 액자에도 인포그래픽이 스며들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 화각에 우리 가게를 알리는 비주얼 콘텐츠가 있는가’라고 자문해볼 때다.
앞으로 ‘인포그래픽’은 교육, 미디어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하고 차별화한 모습으로 진화(進化)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한 인포그래픽 전문가를 만들기 위한 교육 관련 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다. 인포그래픽을 다양한 사업군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유형의 인포그래픽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종 결과물은 인포그래픽이란 그림 혹은 영상으로 표현되나 그 속에는 커뮤니케이션 방법, 업종마다 사업에 활용할 방법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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