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 Design

이상함과 예쁨 사이, 그래픽 아티스트 흠냐웨

잊지마 넌 흐린 어둠 사이 왼손으로 그린 별 하나 보이니 그 유일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야

아이유가 지난 1월에 발표한 노래 ‘Celebrity’의 가사다. 아이유는 별난 사람 취급을 받은 친구를 위해 이 노래를 썼다고 한다. 흠냐웨 작가를 만났을 때 이 노래가 떠올랐다. 조금은 별나다고 인식되는 점이 그랬다. 그러나 인터뷰를 마치고 깨달았다. 별난 점들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글. 김수진 기자 soo@ditoday.com


이름. 채아윤
지역. Korea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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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자기소개는 할 때마다 어색하네요(웃음). 안녕하세요, 저는 ‘흠냐웨’로 활동 중인, 채소 할 때 채아윤입니다. 이상하고도 예쁜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활동명에 대한 질문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다들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근데 저 같아도 물어볼 것 같긴 해요(웃음). 사실 이름에는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아트워크를 콘텐츠로 하는 트위치 방송을 굉장히 하고 싶었는데, 제 별명을 쓰면 지인들이 보자마자 저라는 걸 알아차릴 것 같아서 다른 별명을 생각 중이었어요. 그러다 친구한테 이 사정을 말했고, 친구가 “흠냐웨… 뭐가 좋지?”라는 말에 꽂혀 정하게 됐습니다. 너무 맘에 들어요.

작가님은 스스로를 ‘이상한데 예쁜 것 만드는 애’로 소개하십니다. 왜 이상함에 주목하셨나요?

처음에는 파스텔 톤의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한 아트워크를 만들었어요. 별과 달이 있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작품이요. 그런데 만들다 보니 제가 정말 좋아서 만드는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예쁘다고 해서 만드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행하는 것을 만든다는 생각이 드니까 작업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뭘 좋아하는지 골몰하다 보니까 저는 기괴한 느낌과 불쾌한 골짜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예쁜 작품은 예쁜 것에서 끝나는 반면 불쾌한 감정은 오래 남아서 좋더라고요. 독특한 취향을 배경 삼아 대중성은 포기하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어 만들게 됐어요.

그래픽 아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 본업은 디자이너였어요. 시각 디자인을 하다가 취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상업 디자인에 쓰이는 포토샵 스킬과 그래픽 아트에 쓰이는 포토샵 스킬이 다른데, 그래픽 아트를 하면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도구를 많이 쓸 수 있으니 실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두 달에 한 번씩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취미를 넘어 본업이 됐어요. 작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잘 익혀 먹읍시다

이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작가님께서 뽑아주신 메인 작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릴게요.

작품 이름은 ‘잘 익혀 먹읍시다’예요. 이상하게 이 작품을 만들게 된 날, 작업이 평소와 달리 너무 안 되는 거예요.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가 소스를 봤는데, 계란이 있어서 ‘계란 위에 눈알을 올려보자’ 생각했죠. 10분 정도 걸렸을까요? 빠르게 만들고 주위 아티스트들에게도 보여줬는데,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리고 그때 당시 눈알이라는 소스를 많이 썼어도 눈알 하면 저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이 없었거든요. 근데 이 작품으로 인해서 눈알 아트워크가 있으면 절 태그해주시고, 눈알 하면 흠냐웨라는 인식이 조금 생겼어요. 처음으로 팬아트도 받아봤고요. 저에게는 상징적이고, 의미가 많은 작품이에요.

눈알에 꽂히게 된 계기가 무언인가요?

눈알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을 땐, 정말 아무 의미 없이 사용했어요. 작업 도중 여기에 눈알이 들어가면 특이할 것 같고 예쁠 것 같아 사용했는데 너무 맘에 드는 거예요. 그렇게 연속적으로 사용한 이후에 진행한 트위치 방송에서 한 시청자분이 ‘눈알 작가님’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셨어요. 그때 마침 저만의 시그니처를 원하고 있던 때였거든요. 타이밍 맞게 잘 들었다고 생각했죠. 눈알 작가님이라는 말이 귀엽기도 하고 그때부터 계속 작품에 눈알을 넣었어요.

▲걸리버 여행기

배가 고팠던 소인국 사람들에게 걸리버가 떠내려온 오늘은 축제날입니다.

눈알 작품 외에 성화 시리즈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성화 시리즈에 대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성화(成話) 시리즈는 제 창의력을 많은 분께 소개하고 싶어 만든 작품이에요. 동화 줄거리를 읽다가 재밌을 것 같은 부분에서 끊고 스토리를 구상합니다. 피노키오의 경우 ‘심심한 제페토 아저씨가 적적함 때문에 손자들을 만들고 놉니다. 맘에 안 들면 폐기합니다’는 식이에요. 메인보단 사이드 스토리에 집중하는 거죠. <디지털 인사이트>에 소개되는 걸리버 여행기 작업도 마찬가지예요. ‘배가 고팠던 소인국 사람들에게 걸리버가 떠내려온 오늘은 축제날입니다’라는 짧은 글과 함께 기존의 동화를 재구성하고, 저만의 창의력으로 재탄생하는 작업인 셈이죠.

그림과 함께 있는 글이 상상력을 가중시켜 성화 시리즈 작품이 더 무섭게, 그리고 기괴하게 다가와요.  

기자님이 느끼신 것이 성화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에요.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글이 있는 작품을 보면 또 다른 느낌을 받거든요. 특히 성화 시리즈는 줄거리부터 제가 만들어놓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줄거리를 같이 읽으면 재미가 배가 되지 않을까 싶어 제작했어요.

그렇다면 아트워크의 전반적인 작업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제 아트워크는 크게 2D와 3D로 나눌 수 있어요. 2D 작업은 대표적으로 눈알과 달걀을 합친 ‘눈알걀’ 작업과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성화 시리즈가 여기 속해요. 전반적인 작업 과정은 소스를 먼저 찾고, 즉흥적으로 작업해요. 제 성향 자체가 의미 부여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이 요소는 여기에 두면 좋을 것 같은데?’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3D 작업의 경우 처음에 작업할 땐 ‘이런 기능도 할 줄 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설치 미술에도 관심이 가고, 나만의 전시를 하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해보고 싶다고 느껴 새로운 걸 많이 시도하고 있어요.

▲뿌엥

가장 기억에 남은 작업이 있다면요?

어이없어서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어요. 최근에 만든 ‘뿌엥’이라는 작품이에요. ‘평소에 쓰지 않던 색으로 해보자’해서 간단하게 30분 정도 들여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댓글 반응도 좋고, ‘왜지?’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반대로 반응을 기대한 작업이 오히려 반응이 없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건 반응이 없나?’ 싶었어요.

사람들이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어떤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적으로 “엥, 이게 뭐지?”싶은 걸 1순위로 추구해요. ‘이상한데 예쁘다’는 말이 모순적인 단어의 결합이잖아요. 어떤 이상한 느낌이 뇌리에 꽂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누굴 만나도 제 작업을 처음 보여주면 색감에 대해 먼저 말씀하세요. 다른 분들처럼 몽환적이라든지 파스텔 색감을 쓸 때도 있지만 대부분 색상이 어둡거나 사이키델릭(Psychedelic)한, 환각이 일어나는 듯한 느낌의 톤을 써요. 그래서 ‘이상한데 예쁘고, 사이키델릭한 색감을 쓰는 작가’로 인식이 됐으면 해요.

▲이중생활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지, 목표도 궁금합니다.

사실 작년 8월에 디지털 아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서 목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어요. 무슨 작가가 되고 싶은지보단 이 작업이 제 밥벌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죠. 제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제 작품의 색감이 사용된 작업은 드물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작품이 하나의 장르가 됐으면 해요. 아직 여러 시도를 하는 중이기도 하고, 작업 퀄리티도 일정하지 않지만 제가 추구하는 그로테스크하고 사이키델릭한 느낌이 하나의 장르가 됐으면 좋겠고, 제가 이 장르를 대표하는 사람이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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