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짜 사나이’에 열광하는가?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왜 ‘가짜 사나이’에 열광하는가?

캐릭터 쇼 그리고 유튜브 유니버스

이름부터 ‘가짜 사나이’

‘가짜 사나이’는 최근 유튜브 인기 영상 탭을 휩쓸고 있는 예능 콘텐츠입니다. 220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에서 론칭했는데, 7월에만 누적 조회 수 1,000만을 기록했습니다.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모티브로 한 군대 체험 예능이라는 형식은 꽤 익숙합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소비됐던 포맷이 다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짜 사나이는 ‘진짜가 되고 싶은 가짜들의 만남’을 모토로 내세웠습니다. 신청자만 1,200여 명에 달했죠. 최종적으로 개성이 뚜렷한 여섯 명이 선발됐습니다. 이들이 해맑은 표정으로 훈련장에 입소하는 것까지는 기존 프로그램과 같습니다. 다만 일반병 훈련보다 훨씬 높은 강도의 UDT 특수부대 훈련을 받는다는 점이 조금 다르죠. 최정예 특수부대의 훈련 과정을 일반인이 체험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힘든 훈련을 받는 모습만으로 시청자가 재미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가짜 사나이의 매력은 콘텐츠를 이끌어가는 지원자와 교관들의 개성이 버무려지는 순간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가짜 사나이는 ‘캐릭터 쇼’로서 시청자에게 다가갑니다.

우리가 악마 교관을 응원하는 이유

과거 군대 체험 예능은 어느 정도 정해진 구도가 있었습니다. 지원자가 주연이라면 호랑이 교관이 조연으로 등장했죠. 하지만 가짜 사나이에 출연하는 이근 대위와 에이전트 H는 단순한 특수부대 출신 교관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밀리터리 전문가이자 보안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사람들이죠.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이미 작지 않은 팬덤을 가진 유튜버입니다. 지원자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뿜을 수밖에 없죠. 시청자는 이리저리 구르는 지원자를 격려하면서도 교관이 겪을 수 있는 고충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시청자가 이입할 수 있는 입장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플롯이 상당히 입체적으로 형성되는 것이죠.

지원자들도 저마다 많은 구독자를 가진 인기 유튜버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팬들도 교관을 응원하죠. 일부 지원자의 돌발행동이나 불성실한 태도는 긴장감을 형성해 군대 예능의 관전 포인트를 만드는 요소죠. 시청자는 이들을 윽박지르는 교관을 보며 답답했던 감정이 해소되는 통쾌함을 느낍니다. 결국 말썽을 일삼던 지원자의 나약한 모습과 교관의 인간적인 빈틈이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캐릭터와 입체적인 성격이 한데 섞여 새로운 매력을 창조해냅니다. 이러한 특징이 가짜 사나이가 인기를 끄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죠.

“너 인성 문제 있어?”

교관들은 지원자를 자극해 퇴교를 유도합니다. 수위 높은 욕설을 던지는 일도 개의치 않죠. 공중파 예능이라면 당연히 편집될 장면이지만, 가짜 사나이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MBC 진짜 사나이도 초기에는 연출과 대본 없는 리얼리티 예능을 표방했지만, 시즌이 거듭되면서 화제성이 떨어지자 지원자가 훈련소 입소 시에 드라이기와 인형을 들고 가는 등 작위적인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가짜 사나이는 어떤 면에서 보면 인간극장이나 다큐 3일 같은 다큐멘터리에 가깝습니다. 방송을 위해 훈련 강도를 낮추거나 웃음을 자아내는 연출은 최소화합니다. 하지만 고된 훈련에 악쓰는 지원자에게 “입 냄새 나니까 입 다물어”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교관의 모습이 유머 코드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고강도 훈련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사실적이고 담백한 연출은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채널 장벽 사라진 유튜브 유니버스

가짜 사나이를 보면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가 떠오릅니다. 유튜버로서 팬덤을 확보한 교관들과 여섯 명의 지원자들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낸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유튜브 시대의 유니버스 예능인 셈입니다.

그동안 유튜브 콘텐츠는 개별 유튜버 채널을 기준으로 론칭돼 왔습니다. TV시대 서로 다른 방송국들이 경쟁했던 것처럼 수많은 유튜브 채널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내세워 시청자를 확보하려 했던 것이죠. 유튜브는 이제 큰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이자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그 안에서 파이를 키우고 나눠야 하는 이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융합된 생태계는 더 많은 인기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유튜브는 개별 시청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채널을 구독하는 개인화 플랫폼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개인의 취향들을 대중의 취향으로 조합하는 연합전선이 형성될 것입니다. 문득 작년 예능 시상식에서 방송인 김구라 씨가 3사 예능 시상식을 통합하자고 했던 게 생각납니다. 낡은 채널 권력은 허물고 신선한 콘텐츠로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가한 일침이었겠죠? 각자의 취향으로 흩어진 시선이 재미와 감동으로 한 데 모이는, 디지털 시대의 시선이었습니다.

Credit
에디터
저자 곽팀장 ()
Comments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