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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떠났다

항상 우리는 여행을 떠났지, 여행이 우리를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극히 평범했고 보편적이었던 일상이 잠시 멈춰 서자 우리는 그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된 고객들의 상실감을 위로하고자 기획된 아시아나항공의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이 화제다. 모두의 공감을 얻은 것은 물론 심금을 울렸던 이 캠페인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프로젝트명: ‘여행이 떠났다’
브랜드: 2020 코로나프로젝트
광고주: 아시아나항공
제작사: 차이커뮤니케이션
오픈일: 2020. 08. 06

HYBRID 본부 Ⅰ 김정일 AE(국장), 이연신 AE(사원), 박차영 AE(사원)
IDEA 본부 3팀 Ⅰ 김태형 CD(수석국장), 박종혁 CW(대리), 최연우 CW(대리), 김호형 ART(사원)

보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만날 수 있었고, 주말이면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레저스포츠도 즐겼다. 휴가철이 되면 여행 스케줄을 짜느라 콧노래도 절로 나왔다. 하지만 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할 수 없게 됐다. 지난 겨울, 코로나19가 모두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보며 누구라도 먼저랄 것도 없이 ‘여행 떠나고 싶다’고 되뇌곤 했다.

이처럼 사상 초유의 사태로 항공 및 여행산업도 빠르게 침체됐다. 국가와 국가가 서로 문을 걸어 잠그면서 비행도, 여행도 모두 한 순간의 꿈 같은 이야기가 돼버렸다. 사람들은 여행의 갈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랜선여행 방구석여행 등의 해시태그로 알 수 있듯 오히려 이들의 마음 속에는 여행의 열망이 오히려 더 커졌다.

여행을 가장 사랑하고 장려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이러한 암담한 현실과 마주하면서도 그 자리에서 마냥 좌절할 수만은 없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소중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하게 된 사람들, 하늘 길이 막혀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된 사람들, 꿈이자 삶의 터전에서 잠시 멈춰버린 항공업 관계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응원과 희망을 마음을 전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마침, 여름 휴가철에도 여행을 자유롭게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8월 초를 목표로 캠페인을 준비, 제작해 마침내 8월 6일,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기획의도_ 희망 메시지와 브랜드 가치 제공

우리는 지금까지 여행을 자유롭게 떠났다. 그러나 여행이 우리를 떠나지 못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에 상실감은 더 컸다. 그런 면에서 ‘여행이 떠났다’는 캠페인의 메인 카피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메인 카피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보통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오래 전부터 여행지를 고르고 항공권을 예약하고, 숙소와 맛집을 알아보고, 날씨를 확인하고 환전하며 여행 떠나기 전부터 설렘으로 가득 찬다. 우리의 일상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일상이 됐다. 차이커뮤니케이션은 캠페인을 준비하는 동안 소비자의 일상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때처럼 당연했던 일상을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날을 희망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런 모습이 마치 코로나19 이전 일상과 이별하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고, 여행 역시 마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데 일상의 이동이 멈춘 지금, 여행과도 이별해 그리워하고 다시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가 모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를 크리에이티브 테마로 정하고 메시지를 발전시켜 언제나 우리는 여행을 떠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여행이 우리를 떠났다’는 카피가 탄생했다.

이어 실제 영상에도 나오듯 ‘모든 여행의 마지막은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내레이션처럼 잠시 잃어버린 여행과 일상 속 가치도 반드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는 물론, 아시아나항공만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브랜드 가치를 담아 사람들의 공감은 물론 이를 감성적으로 잘 풀어냈다.

아시아나항공 캠페인을 진행한 차이커뮤니케이션 김태형 CD는 “영상을 보고 슬프기만 해서는 안되고, 희망의 메시지, 따뜻함을 줄 수 있어야 했다”면서 “영상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상실한 것에 대해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시청 후, 슬픈 감정에만 빠지지 않도록 완급 조절하는데 신중을 기했다”고 말했다.

프로모션 효과_ 추후 함께 비행하길 바라는 염원 담아

사실, 차이커뮤니케이션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캠페인을 제작하는데 있어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이슈를 염두에 두다 보니 상당히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캠페인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브랜드에 타격이 클 뿐더러 혹여라도 부정적인 감정이나 여론이 생성되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상 장면 하나하나에도 신중을 기했다. 광고인으로서 ‘여행이 떠났다’는 콘셉트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따뜻함과 감동, 임팩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더욱 잘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던 작품이기도 했다고.

무엇보다 침체된 항공업 전반의 분위기 속에서 유사한 상실감을 느낀 관련 종사자나 고객, 영상을 보는 모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브랜드 차원에서 보면 모두가 힘든 시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응원으로, 나중에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할 때 많은 사람이 아시아나항공의 따뜻함을 기억하고 함께 비행하길 바라는 염원도 담았다.

콘셉트와 스토리라인_ 모든 여행의 끝은 제자리

콘셉트가 ‘여행이 떠났다’인 만큼, 스토리라인의 가장 큰 줄기는 여행이 떠난 빈자리를 그리워하는 우리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었다. 휴대폰 속에 저장된 여행 사진을 보며 추억하는 장면이라든가 냉장고에 마그넷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장면, 날아가는 비행기를 묵묵히 응시하는 장면, 해외 유학 중인 아들에게 담담하게 영상으로 안부를 전하는 장면 등 한순간에 변해버린 일상에서 여행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자연스레 녹였다.

우리는 여행 후 ‘집’이라는 공간 혹은 ‘직장인, 학생, 아빠’ 등 자신의 역할로 돌아온다. 이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표현하기 위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우리의 모습들을 장면에 담았으며, 마지막에 여행이 다시 돌아오는 그때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날아오르자’는 메시지를 던지며 아시아나항공의 역할과 브랜드 가치를 강조했다.

메시지_ ‘여행의 끝은 제자리’ 일상, 돌아올 것

캠페인이 공개된 후 온라인의 반향이 컸다. ‘여행이 떠났다’는 메인 카페에 공감은 물론 ‘모든 여행의 마지막은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영상 말미 내레이션에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훔쳤다는 이도 많다. 그만큼 여행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컸기에 이번 캠페인은 결코 작은 울림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캠페인은 여행을 아끼고 즐기고 사랑했던 우리의 삶 자체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가수 이적의 ‘당연한 것들’ 이라는 BGM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터치도 이 캠페인의 기획의도를 거들었다. 이 곡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주체인 아시아나항공이 주는 응원의 메시지라는 점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캠페인 영상 공개 후 광고 및 마케팅 관련 포스팅 블로그, 조종사 및 승무원 커뮤니티, 여행 인플루언서 개인 계정, 해외여행 정보 공유 커뮤니티, 취업준비생 커뮤니티, 각종 지역 맘카페, 개인 블로그 등 각종 SNS 및 포털 사이트에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바이럴 후기가 끊이질 않는다. 영상 공개 후 한 달만에 530여건 이상의 시청 후기가 업로드됐다. 주로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백하면서도 신선하게 표현한 광고다’, ‘광고 카피가 아니라 한편의 시 같다’,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업계에서 건네는 위로의 메시지라는 점이 더욱 가슴 뭉클하게 한다’ 등 영상에 대한 깊은 공감이 담겨있어 제작사 입장에서 기획의도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이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캠페인은 지난 9월 1일, 국내 최고 광고 포털인 tvcf닷컴에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다는 것만으로 해당 캠페인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공식적인 지표로 삼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3,852편의 캠페인 중 5편만이 등재됐으며, 아시아나항공이 6번째 등재된 캠페인으로 기록됐다.

MINI INTERVIEW

아시아나항공 광고팀 이상환 과장

코로나19 창궐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사람 간 접촉과 이동의 부자유 아닐까. 그러나 언택트 시대가 오더라도 물리적 만남은 물론, 이미 일상이 된 여행의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이를 이야기함으로써 비일상과의 긴 싸움을 치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 극복의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

차이커뮤니케이션 IDEA 3본부 김태형 CD

어설픈 위로를 전하기보다 광고를 보는 잠시나마, 진정성 있게 힘이 될 수 있는 광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시기적으로나 상황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지만, 함께 고생해 주신 광고주 분들과 팀원, 스태프 모두 진심을 다해 고민해 주신 덕분에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 사태로 지쳐있을 모든 분들께 우릴 떠난 여행도, 일상도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

글. 김관식 에디터 seoulpol@wirelink.co.lr
사진. 차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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