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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미티드 에디션 12(UE12 @Home) 웹사이트 탐방기

지난해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다녀온 뒤 이렇게 썼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판매자와 그보다 몇 배 더 많은 듯한 구매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이어갔다.” 올해엔 보기 힘든 장면이다. 비대면과 거리두기가 삶의 조건으로 자리잡은 시기,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쉬어가기보다는 새로운 형태를 고민했다.


독립출판, 언리미티드 에디션의 주인공

올해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UE12 @Home’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만 진행됐다. 지난해만 해도 온라인을 바탕으로 하되 다양한 방식으로 영감을 나누는 오프라인 경험을 선사했던 만큼, 행사 채널이 온라인으로 한정된 것이 무엇보다 아쉬웠다. 그러나 새롭게 선보인 형태와 내용에서는 행사 정체성은 물론 상황적 한계에 대한 고민 또한 적절하게 담겼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 무대를 웹사이트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UE스러운 경험은 여전했다.

메인 페이지에는 최소한의 요소만 들어갔다. ‘ABOUT’과 ‘SHOP’ 버튼이 양끝 위쪽에 배치돼 있고, 오른쪽 아래에 ‘UNLIMITED-EDITION.ORG’ 표시가 들어갔다. 나머지 영역은 다양한 크기로 배열된 책 표지들이 채운다. 새로고침할 때마다 구성이 바뀌어 매번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언리미티드 에디션의 주인공은 독립출판물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색채나 형태, 종류 등 다채로운 디자인을 통해 독립출판 제작자들의 창의성을 돋보이게 한다.

각기 다른 기준을 충족시키다

총 200팀의 책 340종이 리스트에 올랐다. 이들의 분류 방법이 재밌다. 기본적으로 검색 기능을 제공하지만 ① 표지 ② 참가팀 ③ 제목 ④ 키워드 ⑤ 커스텀 포스터 다섯 가지 기준에 따라 정렬해 살펴보는 것이 색다른 재미요소다. 단순히 참가팀과 독립출판물을 보여주는 기능적인 면만 신경쓰기 보다는 같은 콘텐츠를 다른 방식으로 보여줌으로써 방문하는 사람들이 취하는 각양각색의 기준을 최대한 만족시키려 했다는 의도가 느껴졌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커스텀 포스터다. UE12 @Home 포스터를 참가팀 저마다의 개성을 반영해 제작했다. 예를 들어 영화와 관련된 디자인, 독립출판 작업을 하는 1인 스튜디오 ‘딴짓의 세상’이 작업한 커스텀 포스터를 자세히 보면 UE12 타이포그래피 뒤쪽 레이어에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포스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초 개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CGV 아트하우스 Club 아티스트 뱃지를 딴짓의 세상이 작업했는데, 그 의미가 남달랐던 모양이다.

작은 시장 독립출판과 큰 시장 서울

한 가지만 소개하라고 한다면 ‘삐약삐약 출판사’에서 내놓은 ‘지역의 사생활 99(LOCAL PRIVACY 99)’을 꼽고 싶다. 서울 아닌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만화 시리즈다. 공주, 고성, 담양, 충주 등 배경으로 설정된 지역이 스토리상 의미를 갖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 배경으로만 쓰이기도 한다. 지역 또한 ‘리틀 포레스트’가 아니라 일상을 꾸려나가는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닐까 했다. 그동안 언리미티드 에디션이 ‘서울아트북페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던 만큼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이 있었다. 이를테면 ‘독립출판’이라는 작은 시장과 ‘서울’이라는 큰 시장의 관계라든지 말이다.

언리미티드 에디션의 Next Step

창작 체험이나 토크 프로그램 또한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다. 둘째날 밤 10시 음악출판사 ‘프란츠’ 김동연 대표가 진행한 ‘발견을 위한 야상곡’은 밤과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UE12 @Home을 집에서 즐기면서 생겨난 또 하나의 장점은 3일 간의 페어 기간 동안 종료 시간이 없다는 것”이라며 “늦은 밤까지 이어질 ‘발견 활동’”의 BGM으로 쓸 음악을 추천한다. UE12 @Home이 단순히 임시방편 정도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종합 경험을 선사할 다음 언리미티드 에디션이 기대되는 이유다.

웹사이트. http://unlimited-edition.org/

글. 정병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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