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미티드 에디션 11 – 서울아트북페어 2019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언리미티드에디션 11이 열렸다

구경하는 사람에게 자기 물건을 소개하는 얼굴에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묻어났다. 상품을 파는 데서 그치기보다는 그것을 만들기 위해 지나온 과정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보였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판매자와 그보다 몇 배 더 많은 듯한 구매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이어갔다. 곳곳에서 감탄과 웃음소리가 들렸다. 창작의 경험을 나누는 아이디어의 공간, ‘언리미티드 에디션 11 – 서울아트북페어 2019’에 다녀왔다.

풍부하게 준비된 즐길 거리

언리미티드 에디션 11 – 서울아트북페어 2019는 지난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렸다. 입장할 때는 가방과 팔찌를 받을 수 있었다. 가방은 구입한 책이나 굿즈 등을 담을 수 있도록 넉넉한 크기의 부직포 가방이며 팔찌는 방문자 수를 확인하는 용도다. QR코드 등으로 현금결제를 할 수 있고 부스에 따라 카드결제도 할 수 있다. 참가 부스는 미술관 1층과 2층에 걸쳐 위치하고 있는데, 2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는 방문자가 창작 체험을 하거나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창작자 축제 한마당

행사에는 독립출판, 아트북의 제작자가 모인다. 각양각색의 아이디어를 여러 형태의 예술로 표현해낸 이들이 그러한 경험을 나누고 결과물을 선보인다. 행사의 다채로운 성격은 방문객들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작품을 감상하며 영감을 얻으려는 이에겐 전시회,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룬 책이나 눈길을 끄는 굿즈를 가방 가득 채워 나오는 이에겐 시장, 책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궁금한 것들을 묻는 이에겐 북토크. 그야말로 창작자가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행사를 뒤섞어 놓은 종합선물세트다.

시작과 끝엔 소셜미디어

이를 가능케 하는 건 소셜 미디어다.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소셜미디어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대부분의 홍보·마케팅이 인스타그램에서 이뤄진다. 창작자는 자신을 홍보하면서 언리미티드 에디션 계정을 태그하는데, 이때 이 계정은 총 220팀의 창작자를 묶어주는 브랜드가 된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다. 창작자들은 방문자들의 후기를 부지런히 리포스트하는 한편 그 자신도 참여 후기를 남기면서 앞으로의 계획 등을 덧붙인다. 자연스럽게 다음 언리미티드 에디션이 환기된다. 이처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창작자, 작품, 창작물이 끊임없이 연결된다. 충분한 상호이해가 바탕에 있기 때문에 종합선물세트 같은 행사가 난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양한 끌림의 이유

모든 창작자가 매력적이지만 그래도 ‘알고 있던’ 창작자에게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이유도 그래서다. 예를 들어 ‘부엌 매거진’과 ‘나우 매거진’을 발행하는 ‘로우프레스’가 그랬다. 한참 여러 매거진을 뒤적이던 시절 인상적으로 읽었던 것들인데 다시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 사이 새로 나온 건지 처음 보는 부엌 매거진과 나우 매거진도 보였지만 로우프레스의 또 다른 책을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Beacon Round Trip’이라는 제목의 독립출판물을 구입했다. 뉴욕 근교에 있는 비콘이라는 도시를 여행한 날에 기록한 글과 사진을 엮어낸 책이다. 이처럼 다양한 창작자와 다양한 방문자가 만나는 곳에서는 각자가 특정 창작물에 끌리는 이유 또한 셀 수 없이 많다.

일 년마다 돌아오는 장날

2009년에 시작된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매해 한 차례씩 열렸다. 이러한 지속성과 주기성은 예측 가능성을 낳는다. 이때 창작자들은 하나의 기준점을 얻는다. 비유하자면 창작자들에겐 언리미티드 에디션이 일종의 ‘장날’인 셈이다. 이 기준점은 다가오는 행사에서 선보일 작품이 이전 행사의 작품과 다른 ‘새로운 작품’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예컨대 ‘오이뮤(OIMU)’는 행사 참여를 알리며 “오이뮤에서 지금껏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언리밋에서는 결과물이 책으로 나온 지우개 프로젝트·색이름 프로젝트 두 가지로 구성했습니다”라고 썼다. 방문객 입장에선 창작자가 지난 행사 이후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서 선별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행사장에 그렇게나 많은 작품들이 있는데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일이다. 그런데 많은 결과물이 비교적 최근에 작업한, 그 중에서도 창작자가 자신있게 내놓은 것이라 생각하니 어쩐지 트렌디한 감각까지 얻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이처럼 다양한 측면에서 얻어가는 영감이야 말로 언리미티드 에디션의 특산품이 아닐까.

Credit
에디터
© Di Today 디아이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