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w-how, News Today

시대를 앞서간 천재와의 데이트 ‘살바도르 달리전’

뛰어난 예술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많은 이가 ‘범상치 않은 가치관’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에 정확히 부합하는 초현실주의 화가가 있다. 천재로 칭송받으면서도 기상천외한 괴짜 취급받은 살바도르 달리는 평생 애정결핍과 강박증에 시달렸다. 그는 모든 열망을 예술로 발산하며 파블로 피카소·안토니 가우디와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등극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스페인을 비롯, 세계 곳곳에서 그의 작품을 보관하고 있다. 그중 세계 3대 달리 미술관으로 꼽히는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플로리다 달리 미술관·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에서 보관 중인 달리의 예술혼이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모였다.

글. 김성지 기자 jerome@ditoday.com
디자인. 황철민 디자이너 hcm93@ditoday.com
사진. 지앤씨미디어 제공

기간: 2021. 11. 27(토)~2022. 3. 20(일)
시간: 오전 10시 ~오후 8시(입장 마감: 오후 7시)
장소: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B2)
주최/주관: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지앤씨미디어, 서울디자인재단DDP

7년의 준비 기간,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

이번 달리의 회고전을 개장하기 위해 살바도르 달리 재단(Fundació Gala-Salvador Dalí)은 7년간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이번 전시는 국내 첫 달리 회고전으로 스페인과 미국에 가야지만 볼 수 있는 달리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세계 3대 달리 미술관에 보관 중인 140여 개의 작품을 연대기별로 소개한다. 다방면에서 재능을 드러냈던 달리이기에 회화나 삽화에 한정되지 않고 영상·광고·설치 미술 등 여러 영역에서의 행적을 좇는다. 이번 회고전은 누군가에게는 영감을 줄 수도, 해외여행에 대한 대리만족을 선사할 수도 있다.

스페인미국스페인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플로리다 달리 미술관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피게레스는 달리가 태어나고 성장한 고향이다. 그 지역에 있던 극장을 그가 직접 총괄·기획해 기념비적으로 장소로 재탄생시켰다. 벽화와 조각 등 달리의 상징적 요소가 묻어나는 곳이며, 달리의 무덤이 안치된 장소기도 하다.플로리다 해안가에 위치한 미술관으로 1942년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을 보고 감명받은 모스 부부가 45년간 수집한 2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설립한 곳. 삼각형 유리로 구성된 에니그마와 나선형 계단이 특징이다.스페인을 대표하는 두 화가인 피카소와 살바도르 달리의 주요 걸작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미술관이다. 그 외에도 ‘호안 미로’ ‘르네 마그리트’ 등 현대미술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을 다수 전시하고 있다.

달리’s Digest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화가다. 아름다운 해변이 많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해변이 있는 피게레스에서 태어났다. 사실 그가 태어나기 전에도 살바도르 달리는 세상에 존재했었다. 그에게 형이 있었는데, 그가 태어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이에 상심한 부모님은 달리를 형의 환생으로 여기며 동일시했다. 이로 인해 달리는 평생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며 애정결핍·편집증·강박증 등에 시달렸다. 달리의 이러한 내면이 일탈이나 기행으로 이어질 때도 있었지만, 내면의 공허함을 치유해 줄 그의 뮤즈(Muse) ‘갈라’를 만나며 ‘예술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했다.

Photo ©Gérard Thomas d’Hoste /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Figueres, 2021
Image Rights of Salvador Dalí reserved.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Figueres, 2021

그는 초현실주의의 대가였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기록하는 ‘자동기술법(Automatisme)’과 특정 사물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거나 응시할 때 발생하는 왜곡을 표현한 ‘편집광적 비판(Paranoiac Critic) 기법’을 개척하며 다른 초현실주의 그룹과는 달리했다. 대표작으로는 녹은 시계들이 사막에 널려 있는 <기억의 지속>, 그의 예술관에 큰 영향을 끼친 두 메타포가 등장한 <갈라와 밀레의 만종> 등이 있으며, 뛰어난 영화 제작자였으며 브랜드 디자이너로도 알려져 있다. 달리는 지인과 커피를 마시던 중 냅킨 위에 스케치를 남겼다. 그리고 그 스케치는 츄파춥스 로고가 됐다. 그 지인은 베르나트 츄파춥스 사장이었다. 이렇듯 달리는 다양한 영역에서 평생 천재로 칭송받으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10개 주제로 만나는 달리의 일생
(1904~1989)

Section 1. 천재의 탄생(1904-1926)

<스튜디오에서 그린 자화상 Self-Portrait in the Studio>, c. 1919
ⓒ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SACK, 2021

초현실주의 예술을 바꿔놓을 사건이 1904년 5월 11일, 피게레스에서 발생한다. 달리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출생·성장 배경을 알아야 한다. 성장기 달리는 라몬 피초의 영향을 받아 인상주의 화풍으로 그림에 입문, 피카소에게 빠져들며 입체주의 스타일을 접목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선택할 수 있다면,
하루에 2시간만 활동하고
나머지 22시간은 꿈 속에서 보내겠다.

Section 2. 초현실주의: 손으로 그린 꿈 속의 사진들(1927-1939)

꿈과 현실을 오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달리의 작품. 그는 꿈과 환각 속에서 무의식의 자유를 느낄 수 있다고 믿었기에 현실을 초월한 새로운 차원에 대해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 프로이트에게 감명받아 추상적·몽환적인 꿈의 세계를 구체적이며 세밀하게 구현했다. 또한 애정결핍·강박증·편집증의 응집체인 달리의 만병통치약이자 영원한 뮤즈, 갈라와의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였던 달리가 제작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u>도 관람할 수 있다.

<볼테르의 흉상 Bust of Voltaire>, 1941
ⓒ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SACK, 2021

Section 3. 미국: 새로운 기회와 자유(1940s)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기회의 땅인 미국으로 향했다. 달리는 자유로워졌고 도전적으로 예술관을 표출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를 다르게 인식하는 ‘이중 이미지’ 기법, 스페인 신비주의적 전통에 핵과 연관된 사건에 영감을 받아 ‘핵-신비주의’에 빠져든 달리는 자신의 사상과 융합시키며 영역을 확장시켰다.

섹션 4의 전시 전경

Section 4. 그래픽 아티스트, 이상한 나라에 온 돈키호테처럼

여러 디자인 영역에 재능을 발휘하던 달리는 삽화에서도 그의 진가를 드러냈다. 최고의 그래픽 아티스트로도 최고였던 그는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살리면서도 각 소설의 톤앤매너를 적절히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 <돈키호테 데 라만차> <삼각모자> <세익스피어에 대한 소통>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총 4편의 삽화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Section 5. 나의 영원한 왕국, 포트이가트(1950s)

갈라와 함께 고향인 포트이가트로 돌아왔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된 달리는 미국에서 탐구한 핵-신비주의 주제와 르네상스 회화 기법을 접목시켜 새로운 화풍으로 아름다운 카다케스를 표현했다.

Section 6. 시각적 환상에 대한 탐구(1960-1970s)

수학과 과학에 관심 많았던 달리는 단순 착시를 넘어서기 위해 편집광적-비판 기법. 이중 형상, 스테레오스코피, 홀로크래피 등 다양한 기법을 탐구했다. 이 시기 달리의 작품은 현대 과학과 고전주의 미술의 중간 정도에 위치했다. <후안 데 에레라의 ‘입방체 연구’에 대하여>는 그의 의도가 잘 반영된 대표작이다.


미술사 거장들처럼 그리고 칠하는 법부터 배워라.
그 후엔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
그럼 모두가 너를 존경할 것이다.

Section 7. 영원불멸한 거장들의 천국(1980s)

이 섹션에서는 달리가 왜 천재인지를 느낄 수 있다. 달리는 어려서부터 뛰어난 인물을 분석하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달리의 예술적 역량을 키웠다. 특히 피카소·벨라스케즈·미켈란젤로를 향한 깊은 경의를 느낄 수 있다.

<전사 혹은 ‘로스 엠보자도스’  미켈란젤로의 로렌조 데 메디치의 무덤에 있는 로렌조 데 메디치 조각상 재해석 The Warrior or ‘Los Embozados’. Lorenzo de’ Medici after the Tomb of Lorenzo de’ Medici by Michelangelo>, c.. 1982
ⓒ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SACK, 2021

Section 8. 달리의 꿈속으로 떠나는 여정

예술과 기술의 만남인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우리를 맞이한다. 이는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에서 특별한 제작한 영상 작품인 <Dreams of Dali>은 플로리다가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상을 시청하다 보면 달리의 환상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든다.

Section 9. 메이 웨스트 룸

이번 전시에서 사진 촬영이 자유로운 구역이다. 시각적 효과 탐구에 몰두한 달리는 소품과 가구를 활용해 1920~30년대 할리우드 인기 배우 ‘메이 웨스트’를 설치 미술로 표현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여자 얼굴’이 될 수도 있고, ‘거실’로 보일 수 있다. 달리의 무한한 상상력과 번뜩이는 감각을 가늠할 수 있다.

Section 10. 전설과 함께, 살바도르 달리

달리가 무한히 상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 설정한 한계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술에 국한하지 않고 크리스챤디올·윌트디즈니·코코샤넬·피에르가르뎅 등 다양한 업종의 사람과 협업하며 자신의 재능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했다. 20세기 최고 친화력을 지닌 달리를 목격할 수 있다.

Photo ©Robert Whitaker /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Figueres, 2021
Image Rights of Salvador Dalí reserved.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Figueres, 2021

2시간 남짓의 시간만 투자한다면 20세기 예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 살바도르 달리와 친해질 수 있다. 단순 작품 해석을 넘어 ‘그가 왜 편집광적인 성향을 보였는지’ ‘그가 갈라를 어떻게 사랑했는지’ 등 전설적인 예술가의 머리속을 체험할 수 있는 특권은 지금뿐이다. 춥파춥스의 로고를 디자인하고, 팝아트 탄생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던 영화 제작자였던 달리가 이곳에 있었다면 이 말을 했을 것이다. “예술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

Comments
  • digitla-insight-202102-offline-ads-chai-communication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