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캠페인? “비결은 사람에 집중하는 것” [애드아시아 2023]
브랜드의 중심에 ‘사람’을 놓는 이유
올해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로 불리는 ‘칸 라이언즈(cannes lions)’의 산업공예(Industry Craft)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이 있다. 바로 일본의 ‘마이 재팬 레일웨이(My Japan Railway)’ 프로젝트다.
일본은 ‘철도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열도 전역에 철도가 깔려 있고, 국민의 철도 이용률도 높다. 이런 일본의 특징을 각 역의 개성을 살린 스탬프로 표현한 해당 프로젝트는 열차를 타는 행위를 단순한 이동에서 하나의 인터랙티브한 활동으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덴츠’의 ECD(제작 전문 임원, Executive Creative Director)인 ‘요시히로 야기(yoshihiro yagi)’는 지난 25일 열린 ‘애드아시아 2023’에 참석해 “기차의 속도, 수는 더이상 극적인 변화를 맞을 수 없다. 그렇다면 철도 인프라의 미래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 고민했다”고 그때의 감상을 전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그의 고민은 산업 전반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비록 산업이 변화하는 속도와 수는 철도 인프라와는 달리 계속해서 가속화될 수는 있어도, “속도, 수와 같은 숫자의 변화만이 우리가 그려야 할 미래의 전부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실제로 애드아시아 2023에서 요시히로 야기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그런 메시지는 다양한 광고 리더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브랜드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 25일 단상에 오른 요시히로 야기는 ‘Humanizing Brands with Creativity’라는 제목의 컨퍼런스에서 ”혼다’ ‘파나소닉’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많은 브랜드의 탄생이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를 고치거나,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됐음을 이야기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비즈니스이자 예술이다. 따라서 브랜드는 아티스트다”라며, ‘사람’을 브랜드의 중심에 놓았다.
그가 이처럼 주장하는 까닭은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인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제품이 넘쳐 나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은 소비자로 하여금 고객 행동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찾게 만들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심리에 대한 접근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사람은 감성적이기에 숫자나 논리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요시히로 야기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일본의 유명 과자 브랜드인 ‘포키’의 패키지 리뉴얼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전략을 패키지에 드러내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사고 싶다, 손에 넣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할 수 있으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패키지들이 제품의 홍보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너무 많은 정보로 나열되는 것을 꼬집으며, ‘귀엽고 심플하게 디자인한 패키지’와 ‘놀이터처럼 소비자가 놀 수 있는 매장’ 두 가지만으로 평균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이끌어냈다며, 사람에 집중하는 전략의 효과를 보여줬다.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마이 재팬 레일웨이도 같은 맥락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시작점은 일본 국민 중 일본 내 47개의 현을 모두 방문한 사람의 비중이 단 6%라는 사실이었다. 이 수치가 보여주는 것은 결국 일본 국민에게 기차의 인식은 결국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이동하는 수단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기차여행’을 즐긴다는 사실을 조명했고, “단순히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수단에 그친다면 누구도 기차 여행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기차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뜻밖의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과정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사람의 마음에 접근해 기존의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고 전했다.
6%라는 수치는 기차를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수단으로만 명명했던 결과였다. 실제로 해당 프로젝트 이후 일본 열도는 인터랙티브한 개인 보드로 변화했으며, 방문객이 드물었던 지역의 기차역은 해당 역의 스탬프가 희귀하다는 이유로 지역 방문자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요시히로 야기가 자사의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준 것은 결국 사람에 집중하는 것의 가치다. 이는 비즈니스 적인 효과는 물론, 마이 재팬 레일웨이를 통해 소외된 지역의 활성화를 이룬 사례처럼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효과도 보여준다.
그는 “편리함보다 풍요로움을, 기능보다 감성을, 효율성보다 꿈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효율과 숫자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
사람을 목표로 하는 일의 중요성을 전하는 또 다른 목소리가 전하는 주제는 ‘인도 사회’였다. 인도는 가부장적 문화가 뿌리 박힌 대표적인 나라다. 가부장적인 사회 풍토는 여성 인권에 대한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는데, 실제로 2020년 한 해 동안 인도에서 접수된 가정폭력 사건만 11만2200여 건에 달한다.
그러나 여성 인권에 대해 인도 사회가 마주한 가장 큰 문제는 가정폭력 등 여성 인권에 관한 문제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다. 인도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40%와 남성의 38%가 아내에 대한 남편의 폭력을 정당하게 생각한다.
거대 광고 대행사인 BBDO의 인도 지사 회상을 맡고 있는 ‘조시 폴(Josy Paul)’은 25일 애드아시아에서 ‘행도하는 브랜드-사회를 변화시키는 광고’라는 제목의 컨퍼런스에서 “브랜드와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며, 이를 통해 인도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밝혔다.
칸 라이언즈가 지난 10년간 가장 상징적인 광고 중 하나로 뽑은 ‘쉐어 더 로드(Share The Load)’는 세제 브랜드인 ‘아리엘’의 홍보와 더불어 빨래를 여성의 일로 여기는 인도 사회의 인식 변화를 야기한 캠페인이다.
가사를 여성이 전담하는 행태를 꼬집은 영상과 더불어 의류의 세탁 택에 ‘여성 남성 모두 세탁 가능’ 등의 재치 있는 문구를 넣는 등, BBDO는 세탁과 관련한 여러 캠페인을 통해 인도 사회 내 가사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2015년 해당 캠페인이 확산되기 전 인도 내 남성의 78%가 빨래는 여성의 일로 응답했지만, 캠페인이 확산된 지금 같은 응답을 한 남성의 수치는 26%로 감소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인도의 가부장적인 문화는 사과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두드러진다”며, 사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캠페인에 담아내는 등, 기존의 생각과 인식을 제거해 사람들의 욕망을 변화시킴으로써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또한 명상과 대화의 공간인 ‘화이트룸’을 운영해 사람의 깊은 내면에서 숫자나 데이터에서 찾을 수 없는 진정한 인사이트를 찾는다 밝히기도 했다.
“한 사람의 이야기는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훌륭한 창의성과 아이디어는 모두 공감에서 찾는 것”이라는 그의 요지는 결국 사람에 집중하는 것이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와 더불어 기업의 성장도 함께 야기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캠페인 성공의 열쇠는 사람에 있다
숫자와 같은 데이터는 분명 기업과 브랜드를 운영하고 캠페인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필수적이다. 그러나 두 기업의 사례를 보건대, 모든 결정을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사람에 집중하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성공적인 캠페인의 열쇠가 되는 깊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음은 자명해 보인다.
숫자 뒤에 숨겨진 진짜 인사이트를 발견해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견인하고자 한다면, 잠시 데이터 더미를 옆으로 치우고 사람의 마음에 집중하고 고민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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